"따르르릉" "...스님...어디 계셔요?,,,
지금 절에 왔는데 컴컴해서요..."
밤늦게 겁도 없이 비구니스님 홀로 사는 어두컴컴한 야밤에 무작정 쳐들어온 사나이의 이야기
사실 보통 직장인들에게는 9시-10시가 한참이지만 산중에서는 9시면 일찍 불끄고 취침하는 자유시간입니다.
진돗개 두마리가 계속 컹컹컹 짖어대길래 산속에 날짐승중에 산돼지라도 내려왔을까...생각하던 순간~
공무원이고 공인이기에 (혹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까봐) 본명을 생략하고 천으로 바꾸었습니다.
"어...?.....천처사님...야밤에 웬일이셔?....무슨일이 있으신가?....어쨌든 안은 넘 더우니 저기 바깥 원두막으로 갑시다..".
(비구니스님들은 본능적으로 호신하기 위하여 야밤에 절대로 안으로 불자님들을 끌어들이지 않습니다.
그러다 어떤일을 당할지 그건 모르기 때문에 무조건 밖에서 짧게 나름 긴장하며 이야기하고 돌려보내지요..)
동두천에서 도로과 공무원으로 나름 성실하게 3년간 죽자사자 프라이드를 가지며 열심히 일을 하여왔는데
인사발령날 시기도 아닌데,..
홀로 한직으로 저희절 아래에 있는 환경사업소로 느닷없이 발령이 나서..도저히 참을수가 없더랍니다.
제일높은 팀장님의 입김이기에 감히 거스릴수도 없고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으며
2년만 더 있게 하여주시면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늘 그렇게 이야기를 하였는데 생각지 못한 인사이동에
본인의 화와 자존심이 도저히 현실을 받아들일수가 없어서 오늘 송별식을 하고 집으로 가다가 문득 발걸음이
인자하신 무심정사 스님이 생각 나서 저절로 오게 되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 스님...죄송합니다...주무시나본데 깨워서요...사실 너무나 억울하고 화가 나서 따질려고 홧김에 올라왔어요.."
따져? .........잠시 .침묵........(보니까 어두운 달빛속에서도 조용히 울고 있는듯 하였다.)
"누구한테..? 나한테...?
아니요...부처님한테요.................. "
상담을 하다보면 처음에는 본인이 하고싶은 이야기 진지하게 경청을 하여야 한다..
이 사람의 감정과 심리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그렇다고 무조건 윽박지를수도 없고 강요할수도 없는일...
그렇다고 불자의 예절 에티켓을 호통치며 할수도 없는것이 찔끔짤끔 눈물까지...
" 이봐~아무런 상관도 없는 부처님한테 따지긴 왜 따져?....뭐가 그리 억울한건지 이왕 야밤에 왔으니
한번 털어나봐요...."
한참을 단 한마디도 안하고 진지하게 들어보았다...
"그럼 거기도 관피아야 ? 맞잖아? 나보다 똑똑하고 유능한 아랫직원이 말도 잘들어..자기일 알아서 척척척해....
당신말한것이 사실이라면 나같아도 눈에 가시야...무조건 당신이 무슨 안건을 내도 무조건 반대하기 마련이지
약한자가 무슨 힘이 있어? 강한자들끼리 서로 정보교환하고 편하게 대충대충 일하면 촥촥촥 월급제 날짜 나오지..
ㅎㅎㅎ 내가 권한이 있다면 나두 짤라...왜냐면 사람들은 누구나 내 포지션을 확고히 하고 싶은 본능이 있거던.."
게다가 가장 중요한것은 말야...보잘것 없는 당신이 동두천 도로과에 들어 가서 한전 직원들과
미운정 고운정 들어가며 소신있게 정말 이 일이 신나서 내가 좋아서
내스스로 알아서 말이야...증말 야근까지 하면서 시내 전체 가로등 교체 사업을 기획하고 결국 실천했잖아..?
(갑자기 눈이 반짝 반짝해지며...) 네! 그건 신나는 일이었어요..실제로 교체해서 동두천시가
1년 전기세가 2억원 절감이 되었지요..저 스스로도 놀랬거든요..절대 힘들지 않았어요..재밌었어요..스님!
옆에 동료들이 신고해서 포상금 타라고 까지 권유한적두 있어요..자기가 개발한 엄부 기획에 물질적으로
이익을 창출했으면 20% 성과급 지급항목이 있거든요...근데 제가 좋아서 한일..
그거 4천만원 받아서 뭐하겠어요..."
전 스님...정말로 오전에 근무하면 12시까지 민원해결하고요..오후에 시간을 내어서 정말 현장에 가서
발로 뛰었거든요
근데..가장 억울한것이 따악 2년만 있게 하여달라고 사정했어요..그 다음 하고 싶은일이 있었거든요..
가로등은 다 되었는데 보안등 교체를 하면 그것 또한 절약이 많이 되니까. 요즘 다들 힘들잖아요!
이상 태풍이나 장마 겨울에 혹한, 여름에 이상기온등으로 전기수급에 항상 비상이 걸리고..
서민들은 힘들고..결국 전기세는 계속 물가지수에 가장 영향력을 많이 좌우하지요..계속
세금을 올리잖아요..?
대부분 동두천이 작고 가난한 시다 보니까 겨울에도 다들 전기로 생활하니...전력은 항상 비상이구요.."
"하하하 당신....내가 팀장이고 오너였어도 나두 짤랐을꺼야...ㅎㅎㅎ
네..? 스님까지두요?....설마...?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다 보고 상대방도 같이 수긍하니
조금은 받아들이는 분위기.. 내친김에 아주 쐐기를 박았다..
"어이,...인정하라니까...내가 봐두 당신 너무 지멋대로야..
평소에는 말도 없고 내성적이지만 자기가 생각한 소신은 절대로 굽히는 성격이 아니야..
먼저 현실을 인정해..받아들이라는거야..억지루가 아니고 의식적으로 뇌속에서 인정하라니까.....
보안등 교체 작업 꿈은 지금이 아니더라도 당신이 그 직장을 계속 다니는 한은
당신이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 기회는 와요...기다리시고...정신 상담적으로는 음...
힘들면 당신이 좋아하는거 하면 돼..이럴때는 사람들 만나서 송별회 해준다 환영식해준다 너무슬퍼져요..
시간이 약이지만 괴로워요..결국 이 송년회 잔치도 당신마음속에 상처만 줄뿐 도움도 안되지..
상대방은 진실로 위로해 주고 용기를 주는데도 내 맘이 받아들여지지가 않아
니들이 직장동료이지만 진짜 나한테 해준것이 도대체 뭔데..? 말로만 그런척 하는거 신물나..하거든
그리고 상대방이 아무말 없이 나한테 말도 안섞고 무관심하면 사실은 이미 이동이 되면
새로운 근무처에는 당신이 오게된 이유에 살도 더 붙여서 아주 폭탄이 왔다고 소문 다 접수되서 돌거든..
나도 잠재의식적으로 그렇게 피해망상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여지게 되요..이성적으로 증말
하고싶어도 내 감정 콘트롤 절대 안돼
금방 저게? ...욕도 나오고...여기도 나를 무시하네?...이것들이 증말...이렇게 되거든..
"맞아요 스님..어떻게 제마음을 ....?
"그럼 내 하나 묻자..당신이 제일 좋아하는게 뭐야? 아니...
무엇을 해야 당신이 이 상황 이 괴로움에서 벗어날수 있나구..?
그러니까 취미 말야.....고스톱. 주식,..음주, 가무, 낚시, 골프..그림, 문화 뭐 여려가지 있잖아?
도대체 당신의 칼라, 캐릭터가 뭐냐구!
천처사님 갑자기 멍해지면서 머뭇 머뭇거린다..
자신이 왜 밤늦게 여기 쳐들어왔는지 그 원인도 잊어버린채 내 취미?..내가 하고싶은거.. 요..?
밤늦게 쳐들어 온 사나이의 본론입니다..
그렇게 물으시니...제 꿈...스님...저는 목포에 못가고 있어요...사실 동두천시에 공무원들이
그렇게 많아도 유일하게 해경대학교 나온사람은 저 홀로입니다..제가 목포 해양대를 나왔잖아요...
저는 해병대 출신이고 자라면서 제 꿈속에서 본 바다...한없는 그 바다가 참 좋았어요...
근데..어머님이 우시면서 혹 바다에 빠져죽을까봐..저의 진로를 사생결단으로 극구 말리셨어요..
그때가 26살이었든가요...결국 제 꿈을 접었지요...
그후로 43년간 저는 제가 좋아하는거 잃어버리고 직장인으로 아내와 자식들의 한 가장으로
열심히 정신없이 앞만보고 살아왔네요..
" 그럼 차라리 이번 자신만의 홀로 여행에 유년의 추억, 목포를 가지말고 차라리 진도 팽목항
한번 다녀오는것은 어때? 삶에서 많은 깨달음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
목포가 당신 추억의 갭 시간이 많이 흘러서 매너리즘...아마... 아무런 느낌도 없을꺼야..
진도는 지금은 사람들 발걸음도 거의 없을듯 한데..?
이야기는 자연스레 점점 잊혀져가는 세월호 이야기로 또 빠져버리네요..
"그럼 하나 내가 물어보자..당신이 바다에서 군대근무도 하였고 하였으면 올 4월달 전 국민들이 세월호로 통곡하고
안타까워하고 그랬는데 당신은 어땠어?
"스님...저는요...배가 반쯤 가라않았을때 연일 뉴스로 생존자가 살아있을꺼라고 ..
직장에서 TV특보뉴스 보면서 모두들 안타까움에 발 동동구르더니 동료가 저한테 물어보더군요..
저 속에 꼬옥 살아있을것 같지 않아? 사람이 굶어두 7일은 산다는데 말야...혹시라도..?
"저는 그때 동료들에게 이야기 해주었어요...
재네들..다 죽었어.....전 알아요..물에서 오래 근무해보아서 더 잘 알지요..
유병언이를 못잡아 안타깝지만 제 생각에는 제일 안타까운것은 사실 배에 탓던 선원들요..
개네들 전부 우리 국민들 보는앞에서 다 총살시켜야돼요..민주국가라서 못한다고요?
그 사람들도 인권이라고 변호사 선임해서 변호하지요? 그게 더 이상한거 아니예요? "
저희들 세대에서는 날마다 군대에서 빳다 안맞으면 이상했어..온몸에 멍자국에 고된훈련에...
왜 빳다를 맞냐면요..상선에서 배가 가라않으면 탈출이 먼저지만
여객선에서는 짐과 사람이 같이 탓드래도 여객선이잖아요...그러면 선원의 의무는
그 배에 탔던 사람들 다 구조한뒤에 제일 마지막에 배에서 나온다...큰소리로
사람이 먼저다...여러번 외치면서 엎드려 빳다맞고 기초 정신훈련 무섭게 받았거든요...
기본이예요...스님..해병대 군인들은 다 알꺼예요.."
..살릴수가 절대 없었지요..그리고 지금 11명이요..스님
저도 바다에서 죽은 시신을 많이 건져보아서 잘 아는데요..열흘만 물속에 있으면 시신이 퉁퉁 부어요
그리고 바다의 온도가 조금 따스해지면 그것이 부패도 심하지만 살이 섞어문드러지고 이리 저리
강한 해일에 결국 뼈다귀 시신만 남지요..
그런데..배가 뒤집혀지면서 배위에 있던, 난간에 있던 미쳐 탈출못한 사람들요...
거센 해일에 유실될 가능성이....요 아마 찾기가 .힘들것 같아요...... ..그러면 안되는데..
제가 오죽하면 선원들 총으로 다 쏘아서 죽이라고 하겠냐고요!
"그래...그런 대안책 제시한 거사님들 우리절에서 당신이 3번째여..ㅎㅎㅎ
근데...아직도 억울한 직장인사발령때문에 죽고 싶은 감정 지금도야...?
...ㅎㅎㅎ.......되었습니다..스님 ...밤도 늦었는데요...
걸어서 조용히 내려가겠습니다...고맙고 죄송합니다..
한번 밝을때 찾아오겠습니다..."
"뭐야...에궁 잠 다 깨워놓구서...?...
내일도 폭염으로 전국적으로 열대야가 기승이라던데..비소식은 없군요..
그래도 동두천 마차산 꼭대기라서 그런가요..바람이 조금 부는듯 합니다..
조용히 합장하며 미안해 내려가는 사나이의 뒷걸음이 조금은 가벼워보여서 참 다행입니다.
정진 합니다....()
-솔향기 그윽한,..마차산 우리절 광명스님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