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체의 위로
독일의 점령 아래 놓인 슬로베니아의 비좁은 수용소에는
400명 가량의 신부님들이 갇혀 있었습니다.
두 달이 넘도록 미사를 드리거나 영성체를 하거나 성당을 방문하는 일이
일체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게 예수님이신 성체가
누추한 수용소를 찾아오는 일이 생겼습니다.
독일의 비밀 경찰이 카푸친 수도원을 기습하여 파괴한 다음
신부님들에게 당장 그곳을 떠나서 수용소에 가도록 명령했습니다.
성당 안에 계신 성체를 가져갈 틈도 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한 신부님이 재빠르게 성당 안에 들어가서 몰래 손가방에
성체를 담아 가지고 빠져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 소문은 즉시 수용소에 퍼졌는데
오랫동안 그곳에 갇혀있던 신부님들의 마음은 설레었습니다.
혹시나 비밀 경찰들이 이 사실을 눈치챌까봐
염려하며 조심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모든 신부님이 성체를 영할 수 있을 때까지
신부님들은 밤을 지새워 성체를 지키며 조배했고
짝을 지어 서로 고해 성사를 보았습니다.
춥고 캄캄한 이튿날 아침이었습니다.
작은 손전등의 희미한 불빛만이 누추한 곳에 마련된
흰 보로 덮은 상자 위의 검은 가방을 비추고있었습니다.
400명이나 되는 신부님들은 그림자처럼 조용하게
너 나 할 것 없이 벽을 손으로 더듬어 가면서
손가방이 놓인 곳을 향하여 움직였습니다.
그곳에 다다른 신부님들은 무릎을 꿇고 구세주의 감실이 된 가방을 향해
조배하고 성체를 영했습니다.
모두가 영성체를 끝마쳤을 때 문지기가 들어와 주의를 환기시켰습니다.
하마터면 들킬 뻔한 것이지요.
다음날 아침에 다시 신부들이 성체를 영할 수 있도록
남은 성체는 작은 조각으로 쪼개졌습니다.
이튿날 아침 신부들은 또 다시 성체를 영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성체가 남아 있지 않아 그들은 다시 외롭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예수님의 방문은
그들의 마음 안에 사랑의 불꽃을 일게 했고
신뢰심을 북돋아 주었고,
그들이 나치의 혹독한 고통을 참을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되었던 것입니다.
가톨릭 사랑방 catholicsb
첫댓글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