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암정원에 오천원 내고 겨울 애기동백을 보러가도 좋은데
강골마을 뒷길로 들어간다.
회관앞에서 가까워진 고흥반도의 팔영산을 보고 다시 안쪽으로 들어가 이식래 이중재 가옥을 지난다.
초가는 지붕을 외국에서 온 볏짚?으로 바뀌었는데 기와집이든 초가집이든 다 닫혀 있다.
이중재의 집 뒤를 돌아 뒷쪽은 여전히 공사중으로 큰 기와 건물이 또 섰다.
무슨 사찰같더니 정체는 모르겠다.
동백나무 있는 집은 외등이 몇 켜 있고 보일러도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그 담장 뒤를 돌아 대밭 사이 고샅길은 내가 좋아하며 바보나 친구들을 이끌었던 길인데
이젠 사람 다닌 흔적이 없어 길 위에 대나무가 서 있다.
난 신발을 믿고 열화정까지 돌아나간다.
열화정 옆의 무너져 내리던 긴 기와집은 사라져버리고 터를 골라 두었다.
열화정도 통제선을 쳐 두고 작은 포크렝인이 쉬고 있다.
연못의 물도 뺴고 돌마다 초록 테이프에 번호를 붙여 두었다.
비닐 통제선을 올리고 들어가 한바퀴 둘러본다.
시대가 변했으니 친척간의 정화도 나눌 수 없을 것이다.
동백도 보이지 않는다.
민가의 앞을 지나 대숲쪽으로 시멘트 길을 가니 초암정 안내가 보인다.
정수장 앞에서 득량만과 고흥반도를 내려다 보며 초암까지 가는 길을 확인하고 돌아온다.
다전 박실이나 강골 초암은 자주 걷고 싶은 길이지만 바삐 쫒기느라 그러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