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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자] 12
씬1. 서회장 서재 (낮)
// TV 화면에 보이는 그림. 2부 씬69
동윤 : 그날 밤 교통사고, 아내하고 있었던 일, 영원히 입 닫는 대가야.
서회장이 리모컨으로 TV를 끈다.
서회장 앞에 체념한 얼굴의 동윤이 앉아 있다. 그 옆, 혜라가 서 있다.
서회장 : (여유있게 눙치는) 하이고. 시상이 이래 좋아졌다. 내가 느그만 할 때는 시외전화 한 통화할라믄,
교환을 불러가 번호 불러주고, 한 시간을 기다려야 통화가 되고 안했나? 그칸데 핸드폰이라는 게 생기가,
아무 때나 전화도 되고 동영상인가 이런 것도 찍고... 하이고. 전보 치던 시절부터 살아가, 요까지 왔으이
오래도 살았다. 그자?
동윤 : (체념한) 대선 후보 사퇴, 준비하겠습니다. 함께한 캠프 요원들 뒤처리도 해줘야 (하는데)
서회장 : 하이고. 먼 길 가는 사나가 와 자꾸 철퍼덕 주저앉을 라카노. 쭈욱 가자 그냥.
동윤 : (멈칫해서 보는)
서회장 : (손 내밀면)
혜라 : (서류 건네는)
서회장 : (서류를 책상 앞으로 내밀며) 우리 한오경제 연구소에서 준비한 정책이라 카드라. 경제 활성화 대책하고
(혜라를 보며) 또 뭐라 캤노?
혜라 : 법인세 감면. 대기업 구제 완화. 산업용 공장부지 소유 제한 철폐. (하는데)
서회장 : (손들어 말을 막고는, OL) 니 공약, 중간쯤 어데 끼너라.
동윤 : (그 의미를 아는)
서회장 : (손 내밀면)
혜라 : (서류 하나 더 내미는)
서회장 : (그 서류를 동윤쪽으로 밀며) 내가 뭐 도와줄끼 없나 생각카다가 ... 총리 하고 경제부총리하고, 장관 멫 자리
적당한 사람 있어가 적어봤다. 니한테 도움될끼다. 요 사람들이.
동윤 : .... (보는)
서회장 : 받아라 동윤아.
동윤 : (본다. 보다가 뭔가를 결심한 듯) 장인어른. 그 핸드폰, 공개하십시오.
혜라 : (둥! 놀라는)
동윤 : 지난 시간 장인어른께 수없이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건 제 꿈을 위해서였습니다.
서회장 : (여유있게) 아직도 이 자리에 앉고 싶다. 이 말이가?
동윤 : 장인어른의 종이인형이 되는 거라면, 저는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겠습니다.
서회장 : ...
동윤 : 공개하십시오. 증거 인멸죄, 뇌물 제공죄, 5년 이하의 징역, 7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아내의 사고를 무마하려고 한 것이니, 정상참작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서회장 : ...
동윤 : ...
서회장 : (여유있게) 하이고. 살인죄는 멫 년이고?
동윤 : (멈칫)
혜라 :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입니다.
서회장 : 그카믄 살인교사죄는?
혜라 : 살인죄와 형량이 같은 걸로 압니다.
동윤 : (둥! 아는 구나 싶은, 눈 질끈 감는)
서회장 : (인자하게 타이르듯) 동윤아. 사람일이 우째 다 욕심대로 되겠노.
이발소 아들로 태어나가 봉황새긴 의자에 함 앉아보는 것도, 그럭저럭 쓸만한 인생 아이가.
동윤 : ...
서회장 : 선거가 메칠 남았노?
혜라 : 4일 남았습니다.
서회장 : 그카믄 다음주에 이혼서류 도장 찍으래이. 괜히 지수도 청와대 드갔다 나갔다 하믄, 짐싸기 번잡하다이가. 알긋제?
동윤 : ...
서회장 : 힘든 일 있으믄 언젠든 말해래이. 인자 내 식구가 됐는데 뭘 몬해 주겠노. 흐흐흐.
동윤 : ...
서회장 : (자기 앞에 있던 종이 두 어장 내밀며) 참. 국세청장하고 금감원장은 야들이 니한테 도움이 될끼다. 받아라.
동윤 : (본다. 보다가 어쩔 수 없다. 받는)
굴종을 참는 그 동윤의 얼굴에서 스틸.
타이틀 오른다. 추적자 제12화.
씬2. 적당한 산야 (낮)
태양이 보이는 언덕 또는 맑은 하늘이 보이는 곳.
홍석과 용식, 나란히 앉아 있다.
홍석 : (맑은 하늘을 보며) 용식아. 넌 왜 나를 돕냐?
용식 : (그 말에 눈물 글썽이며, 코훌쩍이는)
홍석 : (그 소리에 돌아보며) 왜?
용식 : 지가요. 멫 달 동안 백형사님 도왔는디요. 암도 안 물어봤걸랑요. 조형사님 한텐 멫 번 말할랬는디 자꾸 시끄럽다구.
홍석 : (보는)
용식 : 지가요. 수학여행 갔다가 가출을 했잖아여. 사날 되니께, 엄니가 보고싶어서. 엄니가 오징어 사오랬는디. 돈은 엄꾸.
그랴서 시장통에서 오징어 한 축 훔쳤는디요. 물청소 하던 아줌마가 호스로 물을 쏴갖고 잡혔는디요.
파출소서 글씨, 시장통 미제절도사건 14개를 지한테 다 덮어 씌었당께요.
홍석 : ...
용식 : 지가요. 오징어 한 축 훔치고, 징역1년을 살았당께요. 징역 살고 나온께, 엄니 볼 면목도 없고,
어쩌다 본께 전과7범이 됐당께요. 백형사님. 지도 사법제도의 피해자랑께요. 지는요. 오징어만 봐도 치가 떨린다 안하요.
홍석 : (따뜻하게) 미안하다.
용식 : (보는)
홍석 : 어쩌면 나도 형사질 하면서, 실적 때문에 고과 때문에 너 같은 피해자들 만들었을지 모르겠다.
용식 : (손사래 치며) 아따 백형사님은 고럴 분이 아니지라.
홍석 : (따뜻하게) 고맙다 용식아.
용식 : ...
홍석 : 수정이 그렇게 되고, 재판하고 그럴 때, 이 세상에 아무도 없는 줄 알았어. 근데 지금은, 너도 최정우 검사도,
서지원 기자도 황반장님도, 조형사도 다 고맙다. ... 그땐 사람들이 다 미웠는데... 지금은 사람들이 참 고맙다.
용식 : 아따. 백형사님이 뿌린 씨앗이지라. 인자 우린 백형사님헌틴 저러코롬 맑은 날만 있을 것이요.
최정우 검사 그 냥반이, 일은 참 야무지게 하지라. 고놈들도 못 빠져 나갈 거구만요.
홍석 : ... 그래. ... 그래야지. ... 그럴거야.
저만치 보이는 태양 또는 하늘을 바라보는 홍석과, 길게 기지개 켜며 하품하는 용식에서.
씬3. 검찰 취조실 (낮)
정우가 배상무를 취조중이다. 장병호가 배석하고 있다.
정우 : (짜증을 참으며) 당일, 일식집에서 윤창민을 만났어.
당신 차에서 나온 박스가, 윤창민의 차로 옮겨진 CCTV 영상도 있구.
배상무 : (딴 곳을 쳐다보며, 능청떨고 있는)
정우 : (터지는) 이봐, 배기철이!
장병호 : (타이르듯) 어허. 묵비권은 피의자의 정당한 권리야. 원칙대로 인정해 줘야지.
정우 : 묵비권을 행사하는 건, 자기에게 불리한 질문이란 걸 인정하는 거겠지.
장병호 : 아니. 묵비권 행사는 자네의 질문이 부당하다는 뜻일세.
정우 : (분노를 참으며 보는)
장병호 : (여유 있게 보는)
정우 : (앞의 서류를 챙기며) 됐어. 진술조서가 없어도, 이 정도면 영장 칠 수 있어.
장병호 : (시계 보곤, 여유 있게) 벌써 점심 때군. 밥은 나가서 먹겠네. (배상무에게) 일어나지.
정우 : (일어나는 배상무와 장병호의 앞을 막으며) 뭐야? (하는데)
수사관 : (달려 들어와) 수사 중단하랍니다.
정우 : (둥! 보는)
장병호 : 장관 수사지휘야. 대선이 끝날 때까지 모든 수사를 중단하라고. (수사관에게) 수사지휘서는 도착했나?
수사관 : ... 네.
정우 : (믿을 수 없는, 분노를 참는) 이건 살인교사 사건이야. 대통령 선거하고 무슨 상관이지?
장병호 : (여유 있게) 내가 말했지. 전쟁의 북소리가 들리면, 법은 침묵한다고.
지금은 전쟁이야. 이 나라의 대통령 자리를 두고 벌이는 전쟁.
정우 : ...
장병호 : (여유 있게) 나라에 전쟁이 벌어졌는데, 포졸이 도둑 잡겠다고 날뛰니까, 위에서 머리가 아픈거고.
장병호와 배상무, 나가려는데,
정우 : (자분자분, 낮게, 단호한) 배기철. 곧 다시 만날게 될 거다.
장병호 : (돌아서서, 여유 있게) 최검사, 부친 친구로서 충고 하나 하지. 검사는 나쁜 놈을 잡는 게 아니야.
잡을 수 있는 놈을 잡는 거지. 조폭, 사채업자, 유흥업소 업주, 실적에 도움 될거야. 태클도 없을 거구.
정우 : (팽팽하게 보는)
장병호 : (여유 있게 보며) 참. 근처에 괜찮은 식당 있으면 추천해주지.
정우 : (팽팽하게 보는 채 핸드폰 거는, 상대가 받은) 지금 바로 검사실로 모이세요. 끝까지 갑니다 우리.
장병호와 정우가 그렇게 서로를 보는데서.
씬4. 최정우 검사실 (낮)
결연한 정우 앞에, 황반장과 조형사가 다소 당황한 얼굴로 서 있다.
정우 : 대선이 4일 남았습니다. 더 이상, 외곽은 건드리지 않습니다. 본진을 칩니다.
황반장 : (당황한) ... 검사님.
정우 : 강동윤! 바로 칩시다.
조형사 : (당황한) 아... 아니, 그건...
정우 : (탁자 위에 펼쳐진 자료들 보여주며) 백홍석 진술에 의하면, 청평별장에 감금돼 있던 중, 경찰이 검문하자
창문으로 배기철과 함께 달아났다고 합니다. 그날 별장에 간 사람이 저고, 가평 경찰서 기동대가 지원을 했습니다.
황반장님. 가평 경찰서로 가서 당시 출동한 경찰들 만나세요. 현장에 강동윤이 있었다는 진술서 받아 오십시오.
황반장 : (당황되지만.. 정우의 결연한 표정에 어쩔 수 없는) 알겠심더.
정우 : (또 자료 뒤적이며) 백홍석이 윤창민의 집에 침입했을 당시, 현관 진입조와 옥상 침투조가 있었는데도
저격조가 가동됐습니다. 총기 사용 허가를 요청한 사람이 있을 겁니다. (조형사를 보고) 당시 명령 계통을 확인해 보세요.
조형사 : (당황스럽지만, 그 결연한 표정에 어쩔 수 없는) 네.
정우 : 백홍석 진술 내용 중에서, 강동윤 관련 증거는 내가 보충하겠습니다.
황반장 : ... 그칸데 검사님. 그래가 강동윤이를 우짜실라고예?
정우 : (결연한) 방문 조사를 요청할 겁니다.
조형사 : 그게... 저... 받아들여질지.
정우 : (결연한) 당연히 거부하겠지. 하지만 방문 조사를 요청했다는 사실도, 거부 했다는 사실도, 세상에 알려질거야.
그럼 우리는 방문 조사할 내용이 뭐였는지 흘릴거다. 개혁의 기수 강동윤. 그 사람 주변에 의혹이 생기면,
한 치 앞을 모르는 대선판에서, 혹시 알아? 새로운 길이 생길지.
조형사 : ... 검사님.. (머리 긁적이며) 너무 무모한 거 아닙니까?
정우 : 대한민국 검사가 1800명이야. 무모한 놈 한 명쯤은 있어도 돼. 자, 시작하자!
정우의 그 표정 결연하다. 사방으로 막힌 상태에서, 마지막 최선을 다하는 느낌이다.
씬5. 몽타주
(1) 청평별장
// 황반장. 경찰서 앞 벤치나 적당한 곳에서 경찰들에게 진술서를 받고 있다. 그 위로
정우(소리) : 당시 현장에 가평 경찰서 기동대가 출동했습니다.
// 6부 씬15 경찰들, 뜻밖의 상황에 쭈뼛거리며 동윤에게 인사하고 나가려하는 모습.
정우(소리) : 기동대 십 여명이 별장 안에서 강동윤을 목격했구요.
// 6부 씬15
혜라 : 서울지역 경선을 앞두고 전략회의를 하는 중입니다. 참모들은 곧 도착하실 거구요.
// 강동윤의 대선 캠프. 회의일정표 서류 확인하는 황반장.
정우(소리) : 하지만 당일 참모 회의는 없었습니다.
// 6부 씬20
지원, 홍석을 발견하고 놀라서 급브레이크를 밟는 모습.
정우(소리) : 당일, 현장 근처에서 백홍석을 목격한 서지원의 증언도 첨부하세요.
// 최정우 검사실
정우가 서류들을 한 장 씩 챙기며 정리하고 있다.
정우 : 당일, 청평 별장에 강동윤이 있었다는 백홍석의 증언. 그곳에서 강동윤을 목격한 경찰들의 증언.
그리고 서지원의 증언. 차량 도난 신고 내용 (서류 착착 챙기며) 됐습니다.
(2) 총기사용 허가권.
// 어느 사무실.
책상 위. 총기사용 허가서라고 적힌 자료철을 펼치는 조형사.
정우(소리) : 당일 총기사용 허가는 정식 계통이 아닌, 최상부에서 단독 결정됐습니다.
// 6부 씬33, 씬36
저격조들 창민의 아파트 거실을 향해 착착착 총구가 겨눠진다.
저격수의 총구에서 발사되는 총탄. 탕!!!
정우(소리) : 무리한 총기사용 허가였구요.
// 어느 사무실.
책상 위. 조형사가 전화통화 목록을 확인하고 있다.
정우(소리) : 당일, 강동윤 통화 목록을 확인하세요.
목록을 훑어 내려가는 조형사의 손이 어딘가에 멈춘다.
// 최정우 검사실
조형사 : (목록을 내밀며) 총기 사용 허가가 내려지기 직전, 강동윤 캠프에서 경찰 청장 직통전화로 통화한 기록이 있습니다.
정우 : (확인하며 끄덕이는)
(3) 강동윤의 재판 개입
//4부 씬15
정우 : (분노로) 당신들! 무슨 짓을 한 거야?
// 3부 씬49
황반장이 증언하는 모습. 그 묵음 위로
정우(소리) : 당시, 황일관의 증언은 변호인 동의 없이 전격적으로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 4부 씬14
효진부, 효진을 향해 입 잠금 표시하는 모습.
겁에 질린 효진이가 효진부를 바라보는 모습.
정우(소리) : 변호인 측에서는 증인의 아버지를 법정에 데려 왔습니다. 미리 정보를 알고 있었다는 거죠.
// 3부 씬46
홍석이 동윤에게 도와달라고 무릎 꿇는 모습. 묵음으로. 그 위로
정우(소리) : 백홍석은 강동윤을 찾아가서 증인 신청을 부탁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강동윤은 어디론가 전화를 했구요.
// 어느 사무실.
책상 위. 조형사가 전화통화 목록을 확인하고 있다. 멈추는 손.
// 3부 씬47
장병호 : (통화중인) 황반장이라고 경찰 상관이야. 지금 정직중이구. 알겠네. 뒷조사 시작하겠네.
// 최정우 검사실
조형사 : (목록을 내밀며) 장병호 변호삽니다.
정우 : 이거면 됐어. 강동윤이 재판에 개입했다고 볼 수 있는 증거야.
씬6. 어느 복도 (낮)
다급하게 걸어오는 남자들 발걸음. 그 위로
정우(소리) : 이 정도면 참고인 자격으로 방문조사를 요청할 수 있어.
씬7. 최정우 검사실 (낮)
탁자에 둘러서서 자료를 보고 있는 정우, 황반장, 조형사.
정우 : 자. 황반장님하고 조형사는, 자료 목록 질문 사항 정리하시고 (하는데)
쾅하고 열리는 문. 민찬과 4명의 수사관이 들이닥친다.
정우 : 여긴 내 방인데. 니방은 저쪽이구.
민찬 : (탁자 위의 서류들을 툭툭 건드리며) 니방 내방 가릴 줄 아는 놈이, 할 일 안할 일은 구분도 못하냐.
야. 자료실어. 컴퓨터 하드도 뽑으시고.
정우 : (당황한) 멈춰!
민찬 : 어유 우리 최검사. 장관님 수사중단 지시도 무시하더만. 이젠 수사 검사 교체도 무시할라고.
지금부터 이 사건 담당 검사 나야 박민찬이. (하며, 서류들을 챙기자)
정우 : (그 손을 막으며) 손 떼라 박민찬.
민찬 : (팽팽하게 보며) 야 최정우. 세상이 안 무섭지? 세상도 너 안 무서워해. (수사관들에게) 실어.
정우 :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야 박민찬. 이 사건, 끝까지 수사하고 싶다. 자료는 두고 가라. 카피를 해가든지.
... 너도 검사잖아.
민찬 : 아이고 최검사. 너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은 대학 나왔잖아. 일 년에 한번 만 고개 숙여도 니 인생 고속도로야.
검찰청 방방마다 니 대학 선배, 동기, 후배잖아. 너도 검사? 나도 검사? (픽, 실소) 나 지방 사립대 나왔어.
검찰에 대학동창이 딱 둘이다. 나 하루에 열 번 씩 고개 숙인다.
정우 : ...
민찬 : 아등바등 기어도 너하고 비슷하게 진급한다 나. ... 같은 검산데.
정우 : 박검사.
민찬 : 말 시키지 마라. 바쁘다. 고개 숙이러 다녀야지. 시키는 일 빠릿빠릿하게 해야지. (나가는)
민찬과 수사관들이 자료를 들고 빠져 나간 휑한 사무실.
정우가 버티고 서 있다.
황반장과 조형사, 뭔가 위로를 하러 다가가려 하지만,
정우 : (결연하게) 자, 다시 시작해 봅시다.
정우의 그 결연한 얼굴이 왠지 서글퍼 보인다.
씬8. 강동윤의 서재 (밤)
책상 앞 의자에 앉은 동윤. 그 앞에 선 혜라.
혜라 : 당권은 유태진 대표가 맡을 겁니다. 대선 직후에 복당할 겁니다. 후보님이 직접 찾아가서 모셔오는 형식을
취하기로 했습니다. 당정 분리를 이루면, 국정 운영에 도움이 될 겁니다.
동윤 : (표정이 드러나지 않은, 담담한) 고맙군.
혜라 : 대통령 산하 직속 위원회에, 한오그룹 관련 인사를 두 명이상 인명해주세요.
동윤 : (담담한) 그래야지.
혜라가 바라본다. 동윤의 그 담담한 얼굴을. 그 위로 짧게 플래시 되는
// 서회장 : 동윤이가 요 조건을 다 좋다좋다 하믄, 금마가 무신 꿍꿍이가 있는 기다. 뭐라도 협상을 할라고 하믄,
금마는 이 상황을 받아 들인기다. 고걸 살피고 오그래이.
혜라 : 차기 공천권은 모두 서회장님께 이양하십시오.
동윤 : ... (보는)
혜라 : ... (보는)
동윤 : (단호하게) 그건 안돼!
혜라 : (옅은 미소로 보는, 이 사람이 이제 이 상황을 받아들였구나 싶은)
동윤 : 공천권 없는 대통령이, 여의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거라 보나? 법안 하나도 통과시킬 수가 없어. 절반은 남겨둬.
혜라 : (옅은 미소로) 회장님과 상의해 보겠습니다 후보님.
혜라가 정중하게 인사하는데서.
씬9. 강동윤의 침실 (밤)
지수, 소파에 앉아 있는데 혜라, 들어온다.
혜라 : 회장님 말씀 전하러 왔습니다.
지수 : (삐딱한 도도한) 어떡하나. 일어나서 들어야 되니?
혜라 : 이혼 서류는 수요일 오후, 장병호 변호사 입회하에 작성될 겁니다. 발효는 대선 다음날이구요.
지수 : (보지도 않고, 손톱 만지며) 새 주인 만나더니 짖는 소리가 더 커졌네.
혜라 : (참는, 자기 할 말만 이어가는, 담담한) 쌍방간의 합의 및 위자료는 없습니다.
지수 : (손톱 만지며, 자기 할 말만 이어가는) 니 아빠 생각난다.
혜라 : 민성이 양육권은 사모님께 귀속됩니다.
지수 : 특검 넘어가기 전날, 쇼핑하고 있는데 백화점으로 찾아왔더라.
혜라 : (참는, 자기 말을 이어가는) 강동윤 후보님은 민성이의 대한 접근권이 제한 됩니다.
지수 : (손톱 만지며) 살려 달라고, 제발 자기 좀 빼달라고.
혜라 : (참는, 말을 이어가는) 결혼 생활 중 있었던 일은, 출판 언론을 통해서 절대 노출할 수 없습니다.
지수 : (손톱 만지며) 그래서 내가 그랬지. (비로소 혜라를 보며) 쇼핑백 좀 들어 달라구.
혜라 : (멈칫, 해서 보는)
지수 : 그 와중에도 내 쇼핑백 들고, 내 차까지 바래다줬어 니아빠.
혜라 : ... (참으며 보는)
지수 : 니네 아빠, 그렇게 만든 게 우리아빠야. 근데 넌 지금 우리 아빠 밑에서 짖고 있구.
혜라 : ...
지수 : 하늘에서 보면 참 좋아하시겠다. 니네 아빠.
혜라 : (참는, 담담한, 옅은 미소로) 백화점은 서지원에게 지분이 양도될 겁니다. 사모님의 경영권도 박탈되구요.
지수 : (둥! 놀라서 일어나는)
혜라 : (옅은 미소로) 아트홀 경영권도 양도하시라네요.
지수 : (둥!)
혜라 : (옅은 미소로) 제게 살려달라고, 제발 아트홀은 남겨달라고 부탁하시면, 회장님께 한번은 말씀해 보겠습니다.
지수 : ... (떨리는 분노로 보는)
혜라 : (담담한, 옅은 미소로) 하늘에서 보면 좋아하실 겁니다. 우리 아버지.
부들부들 떨리는 분노로 보는 지수와 담담하게 보는 혜라의 모습에서.
씬10. 서회장 서재 (밤)
영욱 : (항의하는, 큰 소리는 아닌) 지난 15년 동안 동윤이 저 자식, 한 번도 아버지 뜻대로 움직인 적 없습니다.
서회장 : (달래듯) 영욱아. 이번에는 코뚜레를 단디 껴났으이 (하는데)
영욱 : 아버지. 지수랑 결혼하고 동윤이 한오경제 연구소에 넣었잖아요. 책이나 보고 연구소장 하라구.
근데, 지수 움직여서 아버지 설득해서, 결국 전략 조정실에 들어갔습니다.
3년 만에 전략실 사람들, 다 자기 손에 넣었구요.
서회장 : 그래가 정치로 안 보냈나. 여의도 왔다갔다 하믄서, 한강 바람이나 쐬라꼬.
영욱 : 근데, 국회의원 하면서 특검까지 보낸 놈입니다 저를. 이번에도 분명히 (하는데)
서회장 : 영욱아. 내가 다 생각이 있으이 (하는데)
영욱 : (단호한) 아버지 생각, 이번엔 틀렸습니다.
서회장 : (둥! 충격이다. 아들의 이런 모습, 처음이다)
영욱 : 아버지. 핸드폰 공개해야 됩니다. 동윤이 저 놈, 이번에 꼭 잡아야 됩니다.
서회장 : (그런 아들을 본다. 보다가 손으로 불러 근처에 앉히곤) 영욱아. 지금 회사에 빨랫감이 한 두 개가 아이다.
특검도 있제, 청문회도 하제. 그 뿐이가 어데. 니한테 승계하는 문제도 해결할 게 태산이다. 그거는 알제?
영욱 : ... (맞는 말이지만, 받아들일 수는 없는 마음이다)
서회장 : 적토마도 얼매나 위험한 짐승이었노. 그칸데 고삐를 채우고 안장을 씌어노이, 주인을 태우고 하루에 천리를 안 달리나.
동윤이는 니한테 적토마가 될끼다. 아, 니 손에 고삐가 안있나. 핸드폰이 있다이가.
영욱 : (납득은 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마음이다, 항의하듯) 아버지.
서회장 : (그런 영욱의 등을 따뜻하게 두드려주며) 그래 영욱아. 내가 니 아부지다. 내 몸에 꾸정물을 뒤집어써도,
니한테는 빗물 한 방울도 안 튀게 할끼다. 걱정 마래이. (하고, 일어나는데)
그런 아버지를 바라보는 영욱의 얼굴 위로 짧게 인서트 되는
// 동윤의 서재
동윤 : (단호한) 언제까지나 장인어른이 처남을 지켜줄 순 없죠. 장인어른이 내년에 팔순이던가요?
영욱이 바라보는, 저만치 걸어가는 서회장의 뒷모습. 많이 늙고, 등이 굽어 보인다.
씬11. 보건소 복도 (밤)
정우가 양손에 서류 뭉치를 가득 들고 걸어온다.
용식, 병실에서 라면 냄비를 들고 나온다.
용식 : 아따, 검사님 오셨당가요. 라면 하나 더 끓여야 쓰것네. (하고 가는데)
정우 : (들어가던 그 속도 그대로 걸으며) 고생이 많다 용식아. (들어가는)
용식 : (그 말에 멈칫, 냄비 들고 돌아서서, 감격스런) 아따. 지 이름을 불러부렀소. 용.. 식.. 아...
그 용식의 감격에서.
씬12. 병실 안 (밤)
정우, 다급하게 걸어 들어오면, 홍석의 병상 주위에 모여 있던 지원, 황반장, 조형사, 다들 처진 분위기다.
정우, 서류 뭉치를 적당한 곳에 올려놓는다.
정우 : (힘찬) 집에 보관했던 자룝니다. 압수된 분량의 절반도 안되지만, 이정도면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겁니다.
(황반장에게) 압수된 경찰 진술서 다시 받았습니까?
황반장 : (난감한) 그기... 갱찰들이 바빠갖고.. 진술서 다시 받는기..
정우 : (조형사에게) 통화목록, 자금 인출 내역, 다시 확보 했나?
조형사 : (난감한 머리 긁적이며) 그게요.. 영장 발부가 안돼서.
정우 : 서기자. 기사는 언제 나오지?
지원 : (답답한) 네 번째 캔슬이네요.
정우 : (낮은 한숨 쉬곤, 다시 결의에) 강동윤 쪽은, 방문조사 신청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대선이 이틀 남았아요.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하는데)
홍석 : (담담한) 이제 됐습니다 검사님.
정우 : (보는)
홍석 : 그만하면 됐습니다. 전에 약속했죠? 법으로 해서 안되면, 제 계획을 도와 주겠다고.
정우 : 네. 약속했습니다. 근데 아직 안 끝났습니다. 아직은 법의 시간입니다.
홍석 : 이틀 뒤가 대선입니다. 그 놈은 대통령이 된다구요.
정우 : 안되게 할 겁니다. 법으로!
홍석 : (낮게, 터지는) 어떡해!!!
정우 : (보는)
홍석 : 수사 중단에, 검사 교체에, 그 잘난 법으로 뭘 더 할 겁니까?
정우 : 백홍석씨는 뭘 할 겁니까? 서지수를 납치했고, 장병호 사무실에 들어가서 자료를 절도하려 했고,
강동윤을 저격하려 했고, 이제 뭘 할 겁니까?
홍석 : ...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에 한계를 느낀... 약간의 침묵, 서먹함.
지원 : ... 우리 이제 할 수 있는 게 없네요.
정우 : (OL) 아니, 있어.
홍석 : (OL) 있습니다.
정우 : (홍석을 보며) 백홍석씨, 어떤 일이 있어도 사적 복수는 안됩니다. 억울하다고 찾아가서 때리고, 분하다고 찾아가서
총을 쏘면, 여긴 짐승들의 세상이 될 겁니다. 진실을 찾는다는 명목으로 법을 무시하면, 난 당신 손에 수갑을 채울 겁니다.
홍석 : (빤히 보며)... 그게 당신 아버지 하고 한 약속인가?
정우 : (멈칫)
홍석 : 어머니한테 들었어.
정우 : ...
홍석 : 당신은 아버지하고 한 약속 지켜. 난 수정이하고 한 약속 지킬테니까.
서로가 서로를 팽팽하게 보는 잠시
정우 : 백홍석씨가 하겠다는 그 계획, 대선 당일 날도 가능한 겁니까?
홍석 : (보며 끄덕이는)
정우 : 그럼, 그때까진 날 도와주세요. 그날까지도 안되면.
홍석 : ...
정우 : 내가 돕겠습니다. 백홍석씨가 뭘 하든지.
홍석 : (보는, 끄덕이는)
정우 : 시작합시다. 서기자, 여기 자료들 리서치해서 내일 중으로 다시 기사 써. 황반장님은
(하는데, 울리는 핸드폰 벨. 서류 뒤지며 한쪽 어깨와 귀 사이에 끼고) 최정웁니다. (하다가, 둥! 놀라는)
모두들 : (그런 정우를 보는)
정우 : ... 어디서 만날까요?
지원은 갸웃하고 있고, 정우는 그런 지원을 뚫어지게 바라보는데서.
씬13. 최정우 검사실 (밤)
정우, 앞에 놓인 물잔을 들어 마신다. 그리고 바라본다.
그 앞에 앉아 있는 남자!!! 결연한 표정의 영욱이다!!!
씬14. 보건소 앞 (밤)
조형사가 캔커피를 들고 나와선, 근처의 홀로 앉은 지원에게 건넨다.
조형사 : 제가요. 배고픈 건 잘 참는데요. 궁금한 건 잘 못 참거든요.
지원 : (옅은 미소로 보는)
조형사 : 그쪽 오빠면, 한오그룹 후계잔데... 왜 검사님을 만나자고 했을까?
그 조형사의 얼굴을 보는, 지원의 얼굴 위로 플래시 되는
씬15. 지원의 방 (밤) / 회상
지원, 컴퓨터로 기사 작업 중이다.
들어오는 영욱.
지원 : (놀라서) 오빠! 노크도 없이 (하며, 다급하게 모니터를 끄려 하는데)
영욱 : (담담한) 백홍석 그 사람, 어딨니 지원아?
지원 : (멈칫하는데서)
(시간경과)
영욱 : 니네 데스크한테 매일 전화 온다. 니가 쓴 기사 캔슬한 게, 벌써 몇 번째라구. 아는 기자들한테도 소스 돌려서,
그거 막는다고 정신없다구. 우는 소리 하길래, 차 한 대 바꿔줬다.
지원 : ...
영욱 : 지원아. 이 기사 나가면, 지수하고 동윤이 어떻게 될지는 아니?
지원 : (끄덕이는) 오빠. 내가 이러는 게 맞나, 참 많이 생각했다. 근데 언니, 요즘도 일주일에 두 번씩 쇼핑 나가.
형부는 매일 서민정책에 서민행보야. 한 번도 수정이한테, 그 애 엄마한테, 백홍석씨한테, 미안하단 말 없었고.
미안한 맘 없어. 그래서 내가 대신 사과하는 거야. 이 기사로. ... 그니까 오빠. 도와줘.
영욱 : (담담한) 그만해 지원아.
지원 : (OL) 오빠.
영욱 : (OL) 내가 할게. 오빠가 사과할게. 백홍석 그 사람, 어디에 있어?
영욱과 지원이 그렇게 보는데서.
씬16. 최정우 검사실 (밤)
영욱 : (정우를 빤히 보며) 어린 나이는 아닌 거 같고, 철이 없는 건가?
정우 : (보는)
영욱 : 일개 검사가 대선이 코앞인데, 지지율 70프로가 넘는 후보를 수사한다. 후후.
얼마 전엔 방문조사도 할라고 했다고 하지? 후후 (옅은 웃음과 함께 물잔을 들고 마시면)
정우 : 나, 바쁩니다.
영욱 : (보면)
정우 : 할 말 있음 얼른 하고, 줄 거 있음 빨리 주고, 목마르면 물은 댁에 가서 천천히 드시죠.
영욱 : ... 난 최검사를 도와주러 왔어.
정우 : 안 어울리니까 착한 표정 짓지 마세요.
영욱 : ...
정우 : 날 도와줘야 할 필요가 있는 거겠죠. 한오그룹 후계자 서영욱. 그 집 사위 강동윤.
둘이 어떤 사인지는 세상이 다 아는 거 아닙니까?
영욱이 정우를 보는 그 눈빛에서.
씬17. 서회장 서재 (밤) / 8부 씬36 후반부
영욱 : ... 죄송합니다 아버지. 제대로 했어야 되는데.
서회장 : 아이다. 자슥 못난게 지 탓인가 애비탓이제. 니한테는 아무일 없고로 하꾸마.
영욱 : (후우 답답하고 미안한)
서회장 : 사장들 회의한다꼬 고생할낀데 가서 고기나 사주라. (어깨 두드려주며) 빈 속에 술 마이 묵지 말고.
영욱 : ... 네. 아버지.
영욱, 답답한 마음으로 처진 어깨로 나간다.
씬18. 서회장네 거실 (밤)
(8회 씬36의 생략된 부분입니다.
서회장 서재에서 나온 영욱이, 나가려다가 2층 동윤이를 먼저 만나러 갔던 상황. 새로 찍어야 합니다)
영욱, 나가려다가 멈칫, 돌아서서 2층을 본다. 보다가 결심하곤 올라가는.
씬19. 강동윤의 서재 (밤) (씬18과 같이, 8회 씬36에서 이어지는 겁니다)
문이 열리자 책상 앞 의자에 앉았던 동윤이, 기대로 바라보다가 영욱이 들어오자 실망해서 고개를 돌린다.
영욱 : (빠르게 다가가며) 동윤아! 나하고 얘기하자. 아버지 안 올라오셔. 내가 말릴거야. 원하는 걸 말해. 나한테.
동윤 : (앞에 놓인 서류를 보며, 영욱을 쳐다보지도 않고, 담담한) 협상은 결정권자하고 하는 겁니다.
영욱 : (동윤이 보고 있던 서류를 낚아채 들곤) 내 문제야. 내가 결정할 수 있어.
동윤 : (옅은 미소로 보며) 언제 한 번이라도 자신의 문제를 결정한 적 있습니까?
영욱 : (모멸감에) 아버지가 했던 말, 잊지마. 넌 지수 치마폭에 숨은 놈이야.
동윤 : (담담한) 처남은 언제나 장인어른 등 뒤에 숨어 있지요. 언제까지나 장인 어른이 숨겨줄 수 없지요.
장인어른이 내년이 팔순이던가요?
여유있게 바라보는 동윤, 모멸감으로 바라보는 영욱에서.
씬20. 최정우 검사실 (밤)
영욱이 정우를 바라보고 있다. 그 얼굴 위로
정우(소리) : 강동윤. 잡고 싶었겠죠.
정우 : 근데 얼마나 궁금했을까? 언론도, 법조계도. 이틀 후면 대통령이 될 강동윤 후보한테 납작 엎드리는데.
피라미 한 마리가 강동윤을 찔러대고 있으니. 믿을 만한 놈인가, 끝까지 갈 놈인가, 확인하고 싶었겠죠.
영욱 : (담담한) 맞아.
정우 : (빤히 보며) 확인 끝났으면 결정합시다.
영욱, 정우를 본다. 한치의 물러섬도 타협도 보이지 않는 얼굴이다.
영욱, 주머니에서 칩 하나 꺼내, 탁자위로 밀어준다.
영욱 : PK준이 동윤이하고 협상한 내용을, 핸드폰으로 찍었더군. 그 동영상이야. 이걸로 한번 (하는데)
정우 : (그 칩을 자신의 앞에 놓인 물잔에 톡 집어넣는다. 꼬르륵 가라앉는 칩)
영욱 : (보는, 놀라는)
정우 : (시크하게) 대선이 이틀 남았습니다. 카피본 내밀었다가, 합성이니 조작이니 독수독과니
신문만 시끄럽게 떠들다 끝날 일, 시작도 안할랍니다. 나가는 문은 알고 있죠? (하며 일어나는)
영욱 : (같이 일어나며) 정말 강동윤.. 잡을 수 있겠어?
정우 : 강동윤은 내가 잡는다.
영욱 : (보는)
정우 : 내가 원래, 있는 놈들 개싸움에 끼는 거 디게 싫어하거든. 근데 왜 당신 잡소리 듣고 있었는지 알아?
... 백홍석. 그 사람 때문이다. 그 사람한테 미안하고, 그 사람한테 약속한 거, 지키고 싶어서 듣고 있었어.
영욱 : (보는)
정우 : (보는)
영욱 : (결정했다. 핸드폰을 꺼내서 내민다.) 이거면 강동윤 잡을 수 있겠지?
정우 : 잡는다. 백홍석을 위해서. 당신, 백홍석한테 평생 고마워해.
정우가 그 핸드폰을 받아드는데서.
씬21. 서회장 저택 - 인서트 (밤)
서회장(소리) : 하이고. 공천권이 불만이라꼬.
씬22. 서회장 서재 (밤)
동윤 : 자문교수단, 캠프 식구들, 당직자들, 현직 의원들이 차기 공천을 바라고 절 따라왔습니다.
공천권이 없으면, 그 사람들 통제할 수 없습니다.
서회장 : 와 꼭 니가 통제 할라카노. 국정도 바쁠낀데, 내가 쪼매 도와 주꾸마.
동윤 : 장인어른.
서회장 : 하이고 그카믄. 3분지 1을 주꾸마. 느그 식구들 갈라주라. 그카고 동윤아. 뺏기는 기 아이고, 얻는 기라 생각캐라.
니꺼를 내가 뺏는 기 아이고, 내꺼를 니한테 주는기다.
동윤 : (서회장을 보는데, 그 답답함. 굴욕을 견디고 있다)
영욱, 들어온다. 서회장 앞으로 다가간다.
영욱 : 아버지 (하는데)
서회장 : 쪼매만 나가 기다리래이. 동윤이 하고 얘기 다 끝나간다.
영욱 : 아버지. 동윤이 하고 더 할 얘기 없습니다.
동윤 : (보는)
영욱 : (당당하게) 방금 핸드폰, 전달하고 오는 길입니다. 내일 아침, 세상에 공개 될 겁니다.
서회장, 동윤, 혜라가 둥둥둥! 놀라는 모습에서.
씬23. 보건소 병실 (밤)
핸드폰 동영상이 TV에 연결되어 화면에 보이고 있다.
“대치동 학원 골목 뒤에 8층짜리 건물이 있어. 근데요? 그룹 방계회사 소유야. 조용해지면 넘겨주지.
왜요? 왜 그걸 나한테 주지? 그날 밤 교통사고. 아내하고 있었던 일, 영원히 입 닫는 대가야.”
그 화면이 보이고, 소리가 들리는 동안 홍석, 정우, 황반장, 조형사, 지원의 얼굴이 잡힌다.
정우는 담담하게 화면을 바라보며 뭔가를 생각하고 있다.
황반장과 조형사는 놀란 얼굴이다.
지원은 충격을 받은 듯 병상에 털썩 주저앉는다.
홍석은 다시 찾은 그 결정적 증거에 후우, 큰 한숨을 쉬고 있다.
화면이 끝나면, 잠시의 침묵.
황반장 : 이기 시상에 알리지믄, 강동윤이는 끝나는 기 아입니꺼?
정우 : 문제는 시간입니다. 내일이면 대선 하루 전입니다. 하루 동안 강동윤을 끌어 내리지 못하면, 그 사람이 대통령이 되겠죠.
그럼 검찰, 언론 등 모두 장악하게 됩니다.
황반장 : 검사님이 가지고 발표를 하믄 (하는데)
정우 : 출처 조사에 정치적 공방에 독수독과 논란에, 시간은 하루뿐입니다. 논란으로 보낼 시간 없습니다.
황반장 : 그카믄 우짜지예?
정우 : 찾아야 됩니다. 하루 안에 강동윤을 무너뜨릴 방법. 반격의 기회를 없앨 방법을.
씬24. 서회장 서재 (밤)
영욱, 서회장 앞에 서 있고, 혜라, 어이없는 얼굴로 영욱을 보고 있다.
동윤은 그 앞에 앉아 있다.
혜라 : 서영욱 사장님. 지금 회장님과 후보님은, 향후 5년간의 이 나라의 미래와 권력의 지분을 놓고 (하는데)
서회장 : (손으로 그 말을 막고는) 영욱아. 이카믄 안된데이. 누한테 줐노. 내가 해결 하꾸마.
영욱 : 이번엔 제 뜻대로 하겠습니다. 아버지.
동윤 : (보면)
영욱 : 동윤아. 이건 내 문제야. 내가 해결한다.
동윤 : (핸드폰 받는) 어. 별일 아니니까. 그래. (끊고는) 캠프가 동요하고 있습니다. 진정시키고 오겠습니다.
(나가려다가 돌아서서) 공천권은 장인어른의 제안대로 하겠습니다. 처남이 일으킨 문제, 잘 해결해 주십시오.
서회장 : ... (동윤의 다음 행보를 짐작하고 있다) 그래.
동윤, 정중하게 인사하고 나간다.
그 뒷모습을 보는 서회장과 혜라. 그 둘의 눈빛이 마주친다. 동윤이 무엇을 할지를 안다.
영욱 : 이번엔 동윤이도 아버지도, 저를 막을 순 없을 겁니다. (단호하다)
서회장 : (후우, 한숨 쉬며 답답한 듯, 영욱을 보는 모습에서)
씬25. 강동윤의 침실 (밤)
동윤이 옷장에서 양복 상의를 꺼내 다급하게 갈아입고 있다.
지수 : 오빠 어딨어? 만날래. 어떻게 그 핸드폰을 공개 (하는데)
동윤 : (단호한) 지수야. 이건 기회야.
지수 : (보는)
동윤 : (전화 걸려오는, 받는, 양복 상의를 갈아입으며) 캠프 요원, 전원 소집해. 지방유세팀 취소시키고 올라와.
홍보팀, 반박성명 준비하고, 15분 안에 갈 거니까 초안 바로 검토할 수 있도록
(끊는, 지수에게) 장인어른이 가진 카드, 처남이 허공에 날렸어. 먼저 잡는 사람이 이 싸움에서 이긴다.
지수 : (초조한) 동윤씨. 이틀 뒤가 선거야.
동윤 : 지수야. 그 핸드폰만 찾으면 너하고 나, 끝까지 갈 수 있다.
씬26. 서회장 서재 (밤)
서회장 앞에 영욱과 혜라가 서 있다.
영욱 : (단호한) 아버지. 전 동윤이를 잘 압니다. 절대 포기 안합니다. 저놈 욕심은 (하는데)
서회장 : (달래듯) 시상 천지 욕심 없는 사람이 어딨겠노. 남의 욕심을 잘 다스리가 내 욕심 챙기는기 경영이고 장사다.
영욱아, 퍼뜩 말해래이. 누한테 줐노. 어여 찾아가 ... (하는데)
영욱 : (단호한) 아버지, 죄송합니다.
서회장 : (그런 영욱을 빤히 보다가) 영욱아. 니는 동윤이가 그래 밉나?
그 영욱의 얼굴 위로 짧게 플래시 되는
// 12부 씬19 동윤 : (옅은 미소로 보며) 언제 한 번이라도 자신의 문제를 결정한 적 있습니까?
// 9부 씬39 지수 : 만약 오빠가 동윤씨처럼 이발소집 아들로 태어났다면, 지금쯤 면도 거품이나 만들고 있겠지.
영욱 : (동윤이가 밉다. 정말. 하지만 말하지 못한다. 후우, 낮은 한숨)
서회장 : 하이고. 우리 영욱이가 자존심이 마이 상했는갑다.
영욱 : 아닙니다 아버지.
서회장 : 하이고. 내 자슥인데 얼굴보믄 모르것나. 영욱아. 내 말 잘 들으래이. 자존심은 미친년 머리에 꽂아놓은
꽃하고 같은 기다. 그 와, 마을마다 미친 아가 하나씩 안있었나. 머리에 꽃을 꽂고 댕깄다이가. 그칸데 희한하제?
얼굴을 만지고 때리고 밀고 그캐도 헤헤거리고 웃던 아가, 머리에 꽃만 만지믄 살쾡이처럼 변해가 덤비는 기라.
지한테는 머리에 꽃이 지 몸보다 더 중요한기라. 사람들은 저기 미치가 저라는갑다 요라지만은,
내가 볼 때는 다 똑같데이. 사람들은 다 지 머리에 꽃 하나씩 꽂고 사는 기라. 아무 쓸모 없는 건데도,
지 몸보다 더 중하다고 착각하고 사는 기 있는 기라. 영욱아. 니한테는 그기 자존심이데이. 니는 가마이 있어도
서동환이 아들이고, 한오그룹 회장이 될끼다. 동윤이 점마가 아등바등 기가와도 대통령이 되고 뭐가 되도,
니 발꿈치도 못 따라 오는 기다. 그카이 영욱아. 인자 마음 가라앉히고.
영욱 : ...
서회장 : 말해도고. 내가 찾아 오꾸마. 동윤이 점마가 먼저 찾으믄 (하는데)
영욱 : 그럴 일 없습니다.
서회장 : (보는)
영욱 : 그리고 아버지. 저 이제 아버지 등 뒤에서 나올 겁니다. 제가 결정하고 해결하고 책임지겠습니다.
동윤이 하고도, 제가 직접 싸울 겁니다. 아버지.
서회장 : 영욱아.
영욱 : (고개 숙여 인사하고 나가는)
혜라 : (전화 받는) 네 알겠습니다. (끊는) 강동윤 후보, 캠프 요원 전원 비상 소집 했답니다.
서회장 : (당연히 그렇겠지. 하는 느낌)
씬27. 보건소 병실 안 (밤)
다같이 둘러 모여서 대책 회의 중이다.
조형사 : 동영상, 인터넷에 올립시다. 제목 섹시하게 뽑아서. 강동윤과 PK준 호텔 몰카!
정우 : 인터넷은 파급력은 크지만 신뢰도는 약해. 하루 안에 강동윤을 끌어 내릴 순 없어.
용식 : 아따. 기자분이 있는데 뭔 걱정이라요. 신문 방송에 도배를 해불믄 한방에 끝내지라.
지원 : 데스크에서 짤릴 거예요. 마이너 몇 군데에서 해봤자, 금방 다른 사건으로 묻힐거구 (하며)
지원, 근처에 있는 수첩을 들려 하다가, 튀어나온 나무가시에 살짝 찔린 듯, 아... 한다.
근처의 휴지를 꺼내서 피를 닦는데 정우가 그 모습을 힐끗 본다.
황반장 : 핸드폰을 검찰에 제출하는 게 제일 낫지 않것나?
정우 : 내가 담당 검사를 맡긴 어려워요.
용식 : (안타까워하며) 아따, 판돈은 있는디 담요가 없어서 화투를 못치는 꼴이구먼. 요럴띤 다 합치불믄 되는디. (하는데)
정우 : 내 생각도 그렇다.
용식 : (우씨해서 힐긋 보는)
정우 : 인터넷, 언론, 그리고 검찰. 이걸 하나로 합친다... (생각하는데)
홍석 : 제가 자수하겠습니다.
조형사 : (멈칫, 보는) 선배님.
홍석 : 그 핸드폰 가지고, 제가 검찰에 자진 출두 하겠습니다.
정우 : (알겠는) 그 사실을 인터넷을 통해서 먼저 알리고,
지원 : 언론이 알게 되면 검찰청으로 몰려들거구
조형사 : 그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핸드폰을 공개한다.
홍석 : 담당검사는 최정우 검사를 원한다고, 기자들 앞에서 말하겠습니다.
지원 : 그리고, 한 시간 만에 기자 브리핑을 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들어가면,
어쩌면 하루 종일 수사 상황을 실시간 중계할 수 있으니까
정우 : 분명 여론에 변화가 있을 거야.
용식 : 그칸디 지들도 작업하러 갈 때, 차를 갈라 타고 간다 안하요.
고랑께, 낼 출발할 때 차 세대가 길을 다르게 해가꼬 가는 것이
정우 : 내 생각도 그렇다.
용식 : (우씨 불퉁해서 보는)
정우 : 언론쪽은 서기자가 맡아. 메이저, 마이너, 인터넷 모두 동원해줘.
지원 : (끄덕이는)
정우 : 황반장님은 차량 세대, 이동 경로 만들어 주시고.
황반장 : 네.
정우 : 조형사는 인터넷에 올려. 내일 오전 백홍석이, PK준 핸드폰을 들고 검찰에 자진출두 한다고.
조형사 : 네.
정우 : 그리고 용식아.
용식 : (기대에 차서) 네.
정우 : 넌 라면 끓여. 계란 넣지 말고.
용식 : (불퉁한데)
정우 : (손뼉 짝짝치며) 자, 시작합시다!
씬28. 몽타주
// 홍석의 얼굴을 카메라로 찰칵 찍는 조형사의 모습.
// 보건소 진료실 안.
조형사가 인터넷 블로그 사이트 등에 글을 올리고 있다.
홍석의 사진과 함께 올라가는 제목. ‘내일 아침 9시 백홍석, 강동윤과 PK준의 관계 보여줄 핸드폰과 함께 검찰청 자진 출두예정’.
// 보건소 병실 안.
황반장이 탁자를 펼쳐놓고, 그 위에 지도를 올려놓고, 차량 이동 동선을 그리고 있다. 세 개의 동선이 겹치지 않게.
// 보건소 진료실 안.
지원이 취재 수첩을 들춰가며 다급하게 전화를 하고 있다.
// 보건소 복도 일각.
용식이 휴대용 버너 또는 부르스타로 라면을 끓이고 있다.
// 보건소 병실 안.
병상의 홍석이, PK준 핸드폰의 동영상을 보고 있다. 그 묵음의 화면이 잠시 보이다가
// 보건소 병실 안.
다들 옹기종기 모여 앉아, 라면을 먹고 있다.
용식이가 국자를 들고, 라면과 국물을 나눠주고 있다. 정우에게 아주 적은 양의 라면과 국물을 주고 지나가고 있다.
뭐야 이거! 해서 보는 정우. 그렇게 흥겹게 라면을 먹는 그들의 모습에서.
씬29. 보건소 복도 (밤)
병실에서 나오는 지원, 가려는데 진료실 쪽에서 나오는 정우.
정우 : (다가와) 서기자. 손 좀 보자. (아까 가시에 찔린 상처 보고는, 봉지 안에 약을 하나씩 꺼내 보여주며)
이건 먹고, 이건 바르고, 이건 붙여. (보건소 약 봉지를 지원에게 안기며) 고맙다 서지원.
정우가 병실로 들어간다.
지원이 바라보는 정우의 뒷모습.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씬30. 강동윤의 대선 캠프 (밤)
다급하게 가는 동윤. 뒤따르는 민영.
다급하게 움직이는 캠프 요원들.
동윤 : 대선을 이틀 앞두고 유력후보를 음해하는 정치공작이야. 반박성명 초안은?
민영 : (내밀며) 여깄습니다.
씬31. 서회장 서재 (밤)
서회장, 깊숙이 앉아 뉴스를 보고 있다.
앵커 : PK준 법정 살해용의자 백홍석이, 내일 오전 검찰청에 자진 출두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인터넷과 언론에 알려진 소식에 따르면, 백홍석은 PK준과 강동윤 후보의 관계를 증명할 결정적인 증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료화면/백홍석 체포 장면, 강동윤의 경선 승리 장면 등등)
씬32. 강동윤의 대선 캠프 집무실 (밤)
동윤이 결연한 얼굴로 TV를 보고 있다.
앵커 :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내일 아침, 백홍석이 가지고 있는 결정적 증거가 무엇인지,
대선판도를 뒤흔들 메가톤급 태풍이 몰아칠지, 전 국민의 눈과 귀가 검찰청 앞을 향하고 있습니다.
팍! 하고 꺼지는 TV.
민영 : (보고하는) 서영욱 사장, 오늘 저녁에 최정우 검사를 만났답니다.
동윤 : (반박성명 초안을 볼펜으로 체크해 나가며) 캠프 전 인원, 백홍석의 은신처를 찾는데 전력을 투입한다.
최정우 검사하고 연관된 장소는 모두 찾아.
민영 : 알겠습니다.
동윤 : 대변인 불러.
민영 : (나가는)
동윤 : (전화하는) 최정우 검사쪽. 본인 및 친인척 관련된 건물, 부동산, 모두 알아봐. 그래. (끊는)
대변인 : (들어오는)
동윤 : (반박성명이 맘에 안 드는지 돌려주며) 반박성명, 다시 쓰세요.
씬33. 서회장 서재 (밤)
TV 뉴스 화면. 강동윤 대선 캠프 반박성명이다.
대변인(소리) : 대선을 이틀 앞두고 구태의연한 정치공작이 재현된 것에 대해, 유감을 금치 못합니다.
범법자가 개선장군처럼 검찰에 출두를 예고하는 작태를 개탄하며, 검경에 백홍석의 조속한 체포를 촉구합니다.
팍! 꺼지는 TV. 서회장 앞에 혜라가 서 있다.
혜라 : (다급한) 강동윤 후보에게 핸드폰이 들어가면, 모든 거래는 무산됩니다. 반드시 우리가 찾아야 합니다 핸드폰.
서회장 : (여유 있는) 혜라야. 시상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이란 기는 엄따. 이짝 문이 닫히믄, 저짝 문이 열리는 벱이다.
내한테는 세 가지 안이 있대이. 니 말대로 우리가 핸드폰을 찾으믄 아무 문제가 없는 기라.
동윤이가 찾으믄, 지금까지 헛장사한 기 되겠제. 세 번째로 백홍석이가 검찰에 출두를 하믄, 하이고.
동윤이는 선거서 떨어지든가, 되도 문제가 안생기겠노. 그카믄 우리는 그 누고. 조동수라캤나? 금마 지지율이 지금
20프로라꼬. 가한테라도 선을 대야 안되겄나. 그자? (위의 대사를 하며 전화를 거는. 상대가 받은) 아이고 장대법관.
조동순가 금마하고 동창이라캤제. 밥이나 함 묵자 캐봐라. 지가 와도 좋고, 내가 가도 좋다. 욕봐래이. (끊는)
혜라 : (당황한) 회장님.. 저하고 하신 약속은.
서회장 : 혜라야. 니 꿈을 이루고 싶으믄 핸드폰을 찾아래이.
혜라 : (보는)
서회장 : 내를 보지 말고 백홍석이 있는 대를 봐래이.
혜라, 저만치 물러나며 다급하게 핸드폰을 건다.
혜라 : (다급한) 비선, 전원 집결 시키세요. 오늘 밤 안에 백홍석을 찾아야 합니다. 어서요.
그 다급한 혜라의 얼굴에서.
씬34. 보건소 병실 (밤)
홍석, 병상에 걸터앉아 있는데 정우, 들어와 옆에 앉는다.
정우 보면, 홍석이 알약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홍석 : 변비약입니다. 조형사가 떨군 모양이네요.
정우 : (알약을 집어, 자기 주머니에 넣으며) 제 겁니다.
홍석 : (그 모습에 허허허 웃는, 친근함을 느끼는) 변비에는 함초가 좋은데.
정우 : (관심을 가지고 보는)
홍석 : 우리 미연이가 변비가 디게 심했거든요. 내가 좋다는 약은 다 구해다줬는데.. 함초진액을 하루에 두 봉지씩 먹으면요.
정우 : ... (빤히 보면서 진지하게) ... 하루에 두 봉지..
홍석 : 네. (허허허 웃는)
정우 : (마주보며 그 웃음에 따라서 허허허 웃는)
홍석 : 검사님도 웃을 줄 아시네요. 허허허. 너무 눈 부라리고 살지 마세요. 검사님. 세상 좀 헐렁하게 사세요...
정우 : 미안합니다.
홍석 : ...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아는)
정우 : 아버지.. 전별금 사건으로 법복 벗고... 충격으로 쓰러지고.. 그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한 게 정말 옳은가..
홍석 : ...
정우 : 난 옳다고 생각한 일을 했는데.. 결과는 장병호가 대법관이 됐거든요. 그래서 몇 년동안 수사도, 재판도 제대로 안 하고...
대충.. 대충.. 살았는데.. 수정이 재판도.. 내가 제대로 했다면... 미안합니다. 정말.
홍석 : (본다. 진심으로 사과하는 정우를 따뜻하게 보다가) 서지원기자님도 몇 번이나 미안하다고 했는데.. 최검사님도 그러네.
근데요 왜 우리만 서로 미안하다고 하는지..
정우 : ...
홍석 : 진짜 미안해야 될 놈들. 강동윤, 서지수, 장병호, 이런 사람들은 한 번도 미안하단 말 안 하는데..
정우 : ...
홍석 : 어쩌면요. 우린 절대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는 놈들하고 싸우는 거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드네요.
정우 : ......
홍석 : (장난스레) 함초진액 잘 하는 집 아는데 소개해 줄까요?
정우 : (장난스레) 네.
서로가 서로를 보고 웃는 잠시... 그 웃음의 끝자락에..
정우 : 내일 검찰에 출두하면, 10년 20년 어쩌면 더...
홍석 :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죠. 우리 수정이... 재판... 미연이... 나...
이게 다 자기들이 지은 죄를 숨기려다가 벌어진 일이잖아요.
정우 : ...
홍석 : 검사님은 결혼 했습니까?
정우 : 아뇨.
홍석 : 여자는? (바로 표정보곤) 있구나.
정우 : ... 애는 괜찮은데... 집이 맘에 안 드네요.
홍석 : 어떤 집인데요?
씬35. 서회장 저택 - 인서트 (밤)
씬36. 서회장 서재 (밤)
서회장 앞에 지원이 앉아 있다.
지원, 서회장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서회장 : 하이고. 우리 막내 딸래미가 뭔 얘기를 할라꼬 이래 쳐다보고 있노.
지원 : (화난 것은 아닌, 장난도 아닌, 정말 궁금한) 우리 아빤 어떤 사람인가 싶어서.
서회장 : 흐흐. 와? 밖에 나가이 사람들이 또 내 욕 하드나.
지원 : 하루에도 열 번씩 들어. 아빠욕.
서회장 : 허허허허. 하이고. 욕 안듣고 우예 이 자리에 올라왔겠노. 지원아. 사람들이 내보고 손가락질을 하고,
우리 한오그룹 보고는 악덕기업이라꼬 하제. 그칸데 저거 아들이 우리 한오그룹에 입사하믄,
사방에 자랑을 하고 다닌다이가. 흐흐흐.
지원 : 정말 우리아빤 어떤 사람일까.
서회장 : 와?
지원 : 어떤 사람이길래, 언니가 사고 내고 형부가 재판 조작하고, 그런 거 알면서도 가만히 있을까?
서회장 : (눙치며) 하이고 (하려는데)
지원 : (손가락으로 서회장의 입술을 가볍게 막으며) 어떤 사람이길래 내가 쓴 기사는 캔슬 시키면서,
내가 저녁에 조금만 늦게 오면 10분 마다 전화하고, 올 때까지 안자고 기다리까?
서회장 : 흐흐흐. 내는 지원이 아버지고, 한오그룹 회장이다. 지원이 아버지는 늦게 오믄 걱정이 되가 전화를 하는 기고,
한오그룹 회장은 회사에 불리한 기사는 캔슬 시키는 기다.
지원 : (허. 어이없는 듯 피식 웃곤) 형부는 어떤 사람일까? 지지율이 70프로를 넘었더라.
어떤 사람이길래, 국민들을 그렇게 속이고 (하는데)
서회장 : 지원아. 니는 이 나라 백성들이 동윤이한테 속고 있다고 생각하나?
지원 : (보는)
서회장 : 한오그룹 사위가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카는데, 국민들이 진짜로 그걸 믿고 있다고 생각하나.
지원 : ...
서회장 : 동윤이 공약 함 봐라. 집까진 놈한텐 집 값 올리 준다카제. 땅 가진 놈한텐 땅 값 올리 준다카제.
월급쟁이한텐 봉급 올려 준다카제. 다 즈그한테 이익이 되니까 지지를 하는 기다.
그칸데 집값 올리 준다캐서 지지한다 카믄, 지가 부끄럽다이가. 그라이 개혁의 기수니 뭐니 이런 걸 보고 지지한다,
요렇게 지를 속이는 기다. (하는데)
다급하게 달려 들어오는 혜라.
혜라 : 회장님, 최 (하는데)
서회장 : (OL) 쪼매만 기다리래이. (지원에게) 아이고. 우리 막내 딸래미가 다 큰 줄 알았더이 아직 아네 흐흐흐.
그칸데 요번 달엔 와 용돈을 안주노?
지원 : (진심인데 밉지 않게) 미워서. 아빠가 미워서. (서회장을 안아주곤 나가는)
서회장, 나가는 지원의 뒷모습을 본다. 그 마음을 알겠다. 낮은 한숨을 쉬고는
서회장 : 뭐고?
혜라 : 최정우 검사를 만났답니다. 서영욱 사장이.
서회장 : 최정우면 니 조사했던 그 검사 아이가?
혜라 : 네. 그쪽에서 백홍석을 보호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핸드폰도 보관하고 있구요.
서회장 : 퍼뜩 찾아봐라!!
순식간에 차갑게 변한 서회장의 눈빛에서.
씬37. 보건소 진료실 (새벽)
용식과 조형사가 장기를 두고 있다.
용식 : 조형사님. 지가 왜 백형사님을 돕는지, 얘기 들으셨소잉? 장군이여.
조형사 : (장기판 보며, 골똘한) 못 들었다. 멍군이다.
용식 : 아따 어제 안에 소문 내겄다고 백형사님이 약속혔는데. 또 장군이여. 지가 말씀드리텐께 들어보쇼잉.
가출을 하고 사나흘 지난께 엄니가 보고 싶어서 (하는데)
조형사 : 시끄럽다. 멍군이다!!!
용식 : (불퉁하다)
그 둘이 장기를 두는 모습.
그 옆. 티비가 뚜뚜뚜뚜 아침 방송 시작 애국가 타임을 알리고 있다.
드디어 뚜... 애국가가 시작되는데서.
씬38. 서회장 서재 (아침)
책상 앞 의자에 앉은 서회장. 티비에서는 애국가가 들려오고 있다.
그때 달려들어오는 혜라.
혜라 : 백홍석의 은신처를 찾았습니다. 최정우 검사 모친이 파주에서 보건소장을 하고 있습니다. 거기 백홍석이 있습니다.
서회장 : (인자한, 하지만 단호한) 혜라야. 이번에 핸드폰을 못 찾으므는... 다시는 요 들어올 일이 없을기다.
혜라 : (멈칫) ... 알겠습니다.
씬39. 어느 도로 (아침)
달리는 차 두 대. 그 안의 건장한 사내들. 그 위로
혜라(소리) : 강동윤 후보 쪽에서 움직이기 전에, 먼저 찾아야 됩니다. 서두르세요.
씬40. 강동윤의 대선 캠프 (아침)
티비. 애국가가 계속되고 있다.
동윤 앞에 서 있는 민영.
민영 : 아침9시에 검찰청 앞에서 지지자 2천 명이 항의집회를 할 겁니다.
동윤 : 법사위 소속 의원들, 법무부 항의 방문도 추진해.
민영 : 네. (나가는)
그때 울리는 핸드폰. 동윤이 받는다.
동윤 : 어디야? ... 파주... 보건소...
씬41. 어느 도로 (아침)
도로를 달리는 배상무 일파들의 차 두 대. 그 위로
동윤(소리) : 검찰청으로 출발하기 전에, 먼저 잡아야 돼. 서둘러.
씬42. 몽타쥬 (아침)
// 동윤, 초조한 마음이다. 시계를 본다. 새벽6시다.
// 도로를 달리는 배상무 일파의 차.
// 혜라, 초조한 마음이다. 시계를 본다. 새벽6시다.
// 도로를 달리는 사내들의 차.
// 각자의 공간에서 초조하게 시계를 보는 동윤과, 혜라가, 한 화면에 잡힌다.
(애국가가 계속될 수 있으면 좋고, 아니면 어쩔 수 없는...)
씬43. 보건소 앞 마당 (아침)
아침이다. 맑은 하늘. 새 지저귀는 소리.
홍석이 마당으로 나선다.
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힘차게 기지개를 켜는, 그 기분좋은 미소의 홍석의 모습에서. 12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