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각인 문제 도마 위에 올라 |
- 단협 “3부 이상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에 ‘LGD’ 각인 의무화” 규정 -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의 유통이 보편화되면서 향후 벌어질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거들 각인에 관한 문제이다. 최근 벨기에 IGI와 이탈리아 젬텍(Gem-Tech) 감정소에 GIA 천연 다이아몬드 감정 일련번호가 각인된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가 발견되었다. 이는 누군가 나쁜 목적으로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에 의도적으로 일련번호를 각인한 것이다.
전문 감정원 이외에 시중에서는 이를 구분하기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특히 요즘의 다이아몬드는 천연과 랩 그로운 할 것 없이 커팅 상태가 매우 좋아서 프로포션만으로 구분이 불가능하고, 게다가 등급이 좋은 다이아몬드라면 더욱 그렇다.
2022년 (사)한국귀금속보석단체장협의회에서 발간한 합성 다이아몬드 용어 표기 규정에서는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의 감정서를 발행할 때 해당 다이아몬드가 합성 다이아몬드임을 나타내는 문구를 거들에 새기게 되어 있다. LABORATORY-GROWN이나 LABGROWN 또는 LGD 중 하나를 선택해서 각인해야 한다. 또한 0.3캐럿 이하의 경우에는 각인을 안하는 대신 제품에 ‘LGD’라는 문자를 반드시 각인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 이 규정을 잘 지키고 있는 감정원은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감정의 메이저 감정원이라고 할 수 있는 우신감정원과 한미감정원 정도이다. 이 두 감정원은 3부 이상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에 대해 의무적으로 거들 각인을 하고 있다.
우신감정원은 2015년부터 3부 이상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에 ‘LAB WGK’란 글자를 각인해왔으며, 2022년 5월부터는 ‘LABGROWN WGK’로 변경해 각인해오고 있다. 한미감정원도 3부 이상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에 한 해 의무적으로 ‘LGD’ 글자를 각인하고 있다. 더군다나 한미감정원은 홍보 차원에서 한시적으로 무료 각인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외 감정원들은 각인에 대해 단협의 규정을 따르고 있지 않은 곳들이 많았다. 레이저 각인 장비 자체가 구비가 안된 감정원들이 많았고, 각인 장비가 있다고 해도 추가 비용을 원하지 않는 고객의 입장을 배려해서 각인을 고수하지 못하는 곳도 있었다.
문제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의 가격이다. 현재 3부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가격이 천연 다이아몬드 1부보다도 더 저렴해진 상황에서 감정서 비용에 레이저 각인 비용까지 지출을 의무화하는 것은 비현실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모든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에 각인을 한다고 해도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속이려고 마음만 먹으면 간단한 연마로 각인을 지우는 것은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다이아몬드 연마사들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한국다이아몬드연마협의회(회장 김대근)는 최근 회원사에게 지침을 내려 인위적으로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의 거들 각인을 지워달라는 요청은 나쁜 의도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러한 요구는 거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와 관련해 많은 소비자와의 분쟁과 매입 사기 사건 등이 터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각인을 확인하는 것도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지만, 앞으로는 어떤 상황에서도 천연과 합성이 혼재되어 있을 것이란 의심과 경각심을 갖고 다이아몬드를 대해야 할 것이다.
/ 김태수 편집장
귀금속경제신문(www.diamond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