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안개 속의 안동 하회마을
19, 08, 25
안동에 일이 있어서 갔다가 1박 해야 할
형편이라 일부러 풍천면 하회마을을 찾아갔다.
이전에 갔을 때는 고택을 이용했는데
전통한옥의 양반댁 분위기에 젖어
잠시라도 옛날의 양반이 된 기분을 맛보았다.
하지만 재래식 화장실이 대문 쪽 바깥에 있어서
비 내리는 날은 조금 불편하기도 했다.
(하기야 그것도 전통한옥 체험일 수 있지만)
이번에는 내부시설을 현대식으로 만든
자그만 초가집을 이용했는데
잠자리도 편하고 주인 내외가 얼마나
친절하던지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다.
이른 아침에 짙은 안개 속 골목길을 걸었다.
인적이 뜸한 길목에서 간혹 마주치는 주민들이
관광객들을 반갑게 환대하는 게
무관심하듯 지나치던 이전과 대비되는 변화였다.
아침에 조용한 골목길을 걸으니까
한낮에 와서 몰려드는 관광객들 틈에서분주하게 밀려다니는 것보다 훨씬 더 좋았다.
안개에 젖은 목화
요즘 시골에 가도 보기 힘든 목화가 재배되고 있었다.
'세계문화유산' 오른 안동 하회마마을은
물이 마을을 섬처럼 둘러싼 형태로,
하회(河回)마을이라는 이름도
'강[河]이 마을을 감싸고 돈다[回]'는 뜻을 담았다.
하회마을은 마을 곳곳이
문화유산으로 가득 찬 보고(寶庫)다.
격식이 높은 살림집, 사당, 정자 등
역사적 가치가 높은 건물이 수두룩하다.
하회마을에는 풍산 유씨 종가인 양진당과
서애 유성룡 생가인 충효당이 있고,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된 건축물도 9건이 있다.조선시대부터 이어진
국보급 문헌자료도 풍부하다.
하회마을에 있는 유성룡의
'징비록(懲毖錄)'(국보 132호)은
임진왜란 전후의 상황을 기록한 귀중한 자료이다.
(조선일보 참조)
양진당 (養眞堂)
조선 명종 때 황해도 관찰사를 지낸
입암(立巖) 류중영과
그 맏아들 겸암 류운용이 살던집.
류중영의 호를 따서 '입암고택'이라 부르기도 한다.
사랑채에 걸린 입암고택(立巖古宅)
현판이 눈에 들어온다.
충효당 (忠孝堂)
서애 류성룡 선생의 종가이다. (보물 414호)
서애 류성룡은 벼슬을 마치고 귀향한 후에
초가집에서 살다 돌아갔다.
그의 사후에 손자와 제자들이
선생을 추모하기 위해서 지었다고 한다.
현판 '충효당 忠孝堂' 글씨는
조선중기 유명한 허목미수 선생의 글씨.
영국 여왕이 이곳을 찾아
이 마루에 신발을 벗고 올라갔다고 한다.
신발을 안 신고 안채를 통과할 수 있는 곳.
여왕은 안채에서 커피도 마시고
김치 담그는 모습도 지켜봤다고 한다.
하회마을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부시 전 미국대통령 부자(父子)가 방문하면서
세계적인 귀빈 방문 코스로 유명해졌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하회마을에서 생일상을 받았으며,
신발을 벗고 방 안에 들어가는 모습이
영국을 비롯한 세계 언론에 보도됐다.
자난 5월에는 영국여왕의 아들 엔드류 왕자가
2010년에 어머니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걷던
'ROYAL WAY' 를 다녀갔다.
부용대 (芙蓉臺)
부용대는 태백산맥의 맨 끝부분에 해당하며
'부용대'라는 이름은 중국고사에서 따온 것으로
부용(芙蓉)은 연꽃을 뜻한다.
부용대를 뒤로하고 선 마을 어르신들
하얀 모시로 곱게 차려입고 나와 안내해주었다.
예전에는 마을에 식수가 귀해
강에서 물지게로 식수를 지고 왔단다.
늦 팔월의 아침덥다고 너무 덥다고저리 가라고밀어 보내지 않아도머물고 떠날 때를알고 있는 여름은이미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잠깐 머물다금새 떠날 것을 알면서도호들갑을 떨며아우성을 치던 우리는언제 그랬냐고정색을 하며가을을 반기겠지짧디짧을 가을 정취를느끼기도 전에그림자처럼 사라질 것을모르지도 않으면서마치가을이영원히 있어줄 것처럼칭찬 하다가언제 떠났는지도 모르고어느샌가입김 호호 불면서 또다시추위를 나무라며문지방 너머목 길게 빼고봄이 오기를 마냥 기다릴 거다.그러면서나이만 먹는다고세월이 너무 빠르다고투덜거려도 보고용기없어하지 못했던 것에미련도 되씹어 보며커다란 나이테 하나를 또끙끙 둘러 메고 앉아문밖 건너진달래 붉은 향기가슴에 밀려들면혹 서러워눈물 흘릴지도 모르겠다.빨리 지나 가기를바라지나 말고어여 오라고손짓이나 말지.그냥혼자 조용히 흐르는 세월오면 오는대로가면 가는 만큼가만히 놓아두고때를 즐기며덥던 춥던깃털처럼 가볍게하루 또 하루를즐겨 살아주면그것이 행복이고참살이가 아니련가?망개열매를따먹고 살아도이승이 낫다는데지금살아 숨쉬고 머무는여기 산천이천국이고 낙원이 아니면그 어드메가무릉이고 도원인가?창너머 수세미 꽃에벌이 드나드는늦 팔월의 아침이다.김영남.(시인)
출처: 아굴라와 브리스가 원문보기 글쓴이: 아굴라
첫댓글 아주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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