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급한 사람은 시래기”…체질에 맞는 음식궁합은?
성격급한 태양인=배추나 무청시래기...소화기 약한 소음인은 토란대 등 체질에 맞는 음식 따로 있어
정월대보름에 먹는 오곡밥과 나물, 부럼. [사진= 게티이미지뱅크]내일(24일)은 정월대보름이다. 이날엔 오곡밥과 아홉 가지 나물을 먹는 풍습이 있다. 한의사들에 따르면, 오곡밥과 나물 반찬은 서구식 식생활보다 건강에 이로운 점이 많은 건강 식단이다. 각자의 체질에 따라 궁합을 맞추면 더 좋다.
사상체질(四象體質)이란 조선시대 한의약 분야에서 허준과 쌍벽을 이루는 이제마 선생(1837~ 1899, 이하 이제마)이 ‘동의수세보원’에 기록한 내용으로, 사람의 체질을 태음인·태양인·소음인·소양인의 4가지로 분류한 것을 말한다. 허준은 한의약 백과인 ‘동의보감’을 지었고 이제마는 체질에 따라 치료법을 달리 적용하는 ‘사상의학’을 창시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김종열 박사팀이 한국인 2900명의 얼굴 사진을 태음인, 태양인, 소음인, 소양인 등 체질별로 분석한 결과 태음인이 약 40%로 가장 많았고, 소양인(약 33%)과 소음인(약 25%)이 뒤를 이었다. 태양인은 2% 정도에 불과했다. 태음인은 얼굴이 넓적하고 눈이 편평하며 코가 크고 폭이 넓다. 태양인은 머리가 크며 인상이 강하고 눈이 빛나며 이마가 넓으며 귀가 발달한 것도 특징이다. 소음인은 눈꼬리가 약간 처진 곡선형으로 인상이 유순하고 얼굴 폭이 좁고 갸름하다. 소양인은 눈 끝이 올라간 경우가 많고, 돌출된 이마가 상하로 넓다.
오곡은 대략 찹쌀(멥쌀)·수수·차조·팥·콩 5가지 곡식을 말한다. 지역적으로 수수나 팥이 제대로 나지 않는 곳에서는 보리·기장을 오곡으로 꼽기도 했다. 아홉 가지 나물에 포함되는 것은 호박고지, 박고지, 말린 가지, 버섯, 시래기, 고비, 고사리, 토란대, 고구마 순, 도라지, 취나물 등이다. 미리 채취해서 말려 뒀다가 물에 불려 삶았다가, 혹은 불린 채로 볶거나 무쳐 먹는다.
자신에 맞는 음식, 조리법도 신경써야
이제마의 음식 체질론에 따르면, 섬유질이 풍부한 나물을 많이 섭취하면 배변 기능이 좋아지고 심혈관질환, 뇌졸중 위험이 감소하며 암을 예방하는 효과를 준다. 그러나 소음인 체질은 기름을 많이 넣고 볶은 나물 반찬이 소화에 부담을 주고, 태음인 체질은 기름 때문에 열량이 너무 높아질 수 있다.
이처럼 체질에 따라 조리법이나 섭취에 조심하면 부작용이 줄어들고 효능은 커진다. 태음인은 선천적으로 호흡기가 약해 잔기침에 잘 시달리므로 도라지(돼지고기나 굴과 상극)가 잘 맞는다. 태양인은 성격이 급하고, 폐 기운이 좋으나 간 기능은 약하므로 성질이 서늘한 배추나 무청 시래기가 좋다. 소음인은 체질적으로 소화기가 약한 편이므로 소화를 도와주고 식욕을 돋워주는 효과를 가진 토란대가 좋다. 소양인은 몸속에 화기(뜨거운 기운)가 많아 가지나 호박 같은 이뇨 작용을 돕고 몸을 차게 하는 나물이 좋다.
체질과 맞지 않은 음식은 장기적으로 나쁜 영향을 주므로 역시 경계해야 한다. 태음인은 비만이나 고혈압에 걸리기 쉬운 체질이므로 자극성이 많은 식품이나 고지방 음식은 삼가야 한다. 태양인은 열을 내는 음식이나 지방질이 많은 음식, 열량이 높은 음식은 피해야 한다. 소음인은 소화하기 힘든 지방질 음식이나 찬 음식, 날 음식은 조심해야 한다. 소양인은 고추·생강·마늘·후추·겨자·카레 등 맵거나 자극성이 강한 것은 적합하지 않다.
몸이 찬 사람은 찹쌀·콩 비율 늘려야
잡곡에는 흰 쌀밥만으로 섭취하기 힘든 무기질과 비타민이 풍부하다. 쌀을 제외한 곡식들은 단독으로 해 먹기가 불편하지만 여러 가지 곡식이 한데 어울리면 영양도 풍부해지고 음식궁합 문제도 상당히 해결할 수 있다. 몸이 많이 찬 사람은 따뜻한 성질을 지닌 찹쌀과 콩의 비율을 늘리는 방식으로, 체질에 맞는 잡곡을 반대되는 잡곡보다 비율을 높여 섞어서 밥을 짓는 것이 요령이다.
찹쌀은 뱃속을 따뜻하게 한다. 몸이 찬 사람(양인보다 음인)에게 특히 좋다. 멥쌀은 성질이 완만해서 체질에 상관없다. 노란색의 좁쌀은 기를 보태고 소변이 잘 나오게 하며 소화력이 떨어지는 사람에게 좋다. 수수는 몸의 습한 기운을 없애주고 노폐물을 제거하는 효능이 있다.
팥은 몸의 부기를 제거하고 종기와 농혈을 배출하며, 갈증과 설사를 멈추게 해 주는 효능이 있다. 콩은 오장을 보호하고 기의 순환을 도와준다. 특히 콩에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젠과 유사한 역할을 하는 식물성호르몬(이소플라본)이 함유되어 있어 갱년기 증상 완화에 이롭다.
박효순 기자
anytoc@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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