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살고싶은 곳 - 몸은 하나이고 기능은 네 가지인 돈
인기멤버
hanjy9713
2024.01.10. 01:35조회 0
댓글 0URL 복사
몸은 하나이고 기능은 네 가지인 돈
이중환이 살았던 시대와 오늘의 시대의 차이점은 이루 다 열거할 수가 없지만 당시 유통되던 화폐와 지금의 화폐도 중요한 변화를 거듭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고려 때의 고승 대각국사 의천은 돈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돈이라고 하는 것은 몸은 하나이지만 기능이 네 가지입니다. 먼저 그 생김새를 보면 몸은 둥글고 구멍은 네모난데, 둥근 것은 하늘을 본뜬 것이고 네모난 것은 땅의 모양입니다. 이것은 하늘과 땅처럼 만물을 완전하게 덮고 받쳐 주는 것을 상징합니다. 둘째로 돈은 샘처럼 끝없이 흘러 한이 없습니다. 셋째로 돈을 민간에게 퍼뜨리면 위와 아래에 골고루 돌아다녀 영원히 막힘이 없게 됩니다. 넷째로 돈은 이익을 가난한 사람과 부자에게 나눠 주는데 그 날카로움이 칼날과 같아 매일 써도 둔해지지 않습니다.
고려시대에는 996년에 발행된 건원중보와 1097년에 발행된 해동중보 등의 화폐가 있었는데 그 이외에도 쌀이나 옷감(비단과 모시, 삼베 등), 은 동전, 지폐 등이 물건을 사는 데 사용되었다. 조선시대 전기에도 조선통보라는 돈이 발행되어 있었으나 일반 민중들은 동전의 사용을 기피하고 주로 쌀과 베 등 물물교환에 의존하고 있었다. 후기에 접어든 1679년에는 상평통보가 발행되었고 1883년에는 상평통보 당오전이 발행되었다.
1905년 1월에는 ‘광무 9년 화폐조례’를 발표하였는데 다음과 같다.
제1조 본국 화폐의 가격은 금을 가지고 기초로 삼아 본위화의 근거로 한다.
제2조 위 조항에 의하여 광무 5년 칙령 제4호로 정한 화폐조례는 올해(1905년) 6월 1일부터 실시한다.
그러나 우리 역사상 최초의 금본위제 채택이 국가의 자주독립권이 거의 상실된 상황에서 이루어졌던 것이 역사적 중요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그 뒤 수많은 화폐가 등장했는데, 그 화폐에 등장한 사람은 세종대왕과 이이, 이황 등이고 초대 대통령을 지낸 이승만이 여러 화폐에 등장했었다.
세계의 화폐는 금본위에서 지폐, 즉 돈으로 변했다가 현재는 그 돈보다도 ‘신용’이 돈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각국에서 채무를 주고받을 때에도 금이나 현금이 오고 가는 것이 아니라 문서와 서명이 대신하고 각 개인의 거래도 플라스틱 카드로 신용을 확인한 뒤 서명만 하면 그것이 돈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여행을 준비할 때 그 무거운 엽전 꾸러미를 챙겼던 조선시대와 달리 카드 한 장만 가지고 가면 숙박에서 교통까지 안 되는 것이 없게 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몸은 하나이고 기능은 네 가지인 돈 (신정일의 새로 쓰는 택리지 1 : 살고 싶은 곳, 2012. 10. 5., 신정일)
hanjy9713님의 게시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