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공룡둘리'를 대구시민회관 소극장에서 친구랑 본 후 대략 17년만에 연극을 봤다. -_-
연극이라면.. 작은 소극장같은 곳에서 하는 거라고 고정관념을 갖고 있던 나.
극장내 시설은 멀티플렉스처럼 계단식 좌석에 관객이 앉아서 보는 형식이고 작은 무대가
반원의 형태로 마련되어 있었다.
본 연극은 조재현이 프로그래머를 맡아서 20년간 사랑받은 작품들을 내용을 재구성한 프로젝트 '연극열전2'의 한 작품으로써
스타일도 현대 관객코드에 맞춰 상당히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작품이다.
등장인물은 늙은도둑,덜늙은도둑,수사관,댄서,취객 이렇게 5명. (수사관,댄서,취객은 1인 3역)
한 캐릭터당 두~세명의 연기자가 있고 교대로 돌아가며 출연을 한다.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길 원한다면
그 배우가 언제 몇시 타임에 나오는지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출연진에 대해선 보고 있었을때는 그냥 연극하는 사람들인가? 잘 하는구나 이렇게 생각했는데
프로필들을 보니 베테랑 연기자들이다. 영화한두개는 기본이고 드라마출연, KBS대상 조연상수상등..
그들의 연기력에 대해선 감히 평을 내릴 수 없을 듯하다.
특이 이 분. 덜늘근도둑역의 주연배우 박철민. 41세
오른쪽에서 세번째. 제일 오른쪽은 연극열전2의 프로그래머 조재현. (관객과의 간담회중.)
박철민씨는 2003년에도 같은작품 늘근도둑이야기의 덜늙은도둑역을 맡았었다.
이 분을 말하자면 즉석애드립의 황제. 넘치는 개그센스. 출연진 중 순발력과 재치는 단연 최고다.
게다가 이분은 자신의 캐릭터에만 충실한것 아니라 관객을 연극에 동참시킨다. 더 늘근도둑과의
금고속 돈을 어떻게 나눌것인가를 합의가 되지않자 갑자기 관객에게 가서는 환불해드릴테니 나가세요 라면서
협박을 하는 애드립을 보여준다. 술 따르는 소리를 관객에게 부탁을 하기도 하는 등.. 연극의 3요소에도 관객이
들어 있다는 걸 실제로 깨닫게 해준 사람이었다. 그 외 다른 출연진들은 본연의 캐릭터에 충실히 해서 애드립의 남발이
되지는 않았다.
늘근도둑이야기의 스토리는 개그스러움이 넘치는 국내 연기작품들이 스토리가 부실하다는 나의 고정관념을 확고히 해준
격이다. 대사에서 정치풍자가 주를 이루지만 정치풍자야 여기저기서 우려먹는 소재인데 차별화된 느낌도
없었고 '환율'과 '멜라민'을 소재로 삼은건 박철민의 애드립중에 하나였을 뿐 신선한 느낌은 없었다.
다만 이 작품이 옛날 작품을 리메이크해서 그 옛날의 스토리의 테두리를 벗어나는데 한계가 있다는 걸 감안한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도 있을 듯 하다.
사실 조재현의 시도는 무릎팍도사에 출연해서 연극에 대한 관심을 비추었을때만 해도 무리였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실제로 연극을 보고 난 지금은 이런 시도가 참 훌륭하다고 생각이 들정도로 박수를 쳐주고 싶다.
연극표 한장 값이 17500원. 아주 약~~간 비싼듯하지만 (뮤지컬에 비하면 아주 싼) 진정 문화를 즐기고 싶다면
연극을 보러 다니는 것도 참 좋다고 생각이 든다.
첫댓글 ㅇ ㅏ...ㅡㅜ저도 진짜 보고싶은데..ㅋㅋㅋㅋㅋㅋ...지금은....갈수가없는상황이라..흑......................
연극많이 보면 영화가 시시해지는 현상
저도 3년 전만해도 진짜 대학로 뻔질나게 다니면서 소극장 위치 다 외우고 어디서 뭐하고 뭐가 재미있고 누가 나오고 다 알았는데.........지금은 무슨 영화 하는지도 모르겠다능 ㅠ...며칠 전에 엄마가 초대권으로 넌센스 가져오셨길래 오랜만에 뮤지컬 보면서 온몸에 전율을 수십번 보냈답니다~ 아놔 진짜 문화생활 좀 맘껏하고 살았음 좋겠어요~
저는...... 정말 재미없었어요.....ㅜㅜ 소문난잔치에 먹을것 없다는 것마냥... 특히 제 티켓은 3만5천원짜리였지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