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관 법무연수원장 사의… 대선후 첫 檢고위직 용퇴
검찰 물갈이 신호탄 되나 주목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3차례 지낸 조남관 법무연수원장(57·사법연수원 24기·사진)이 5일 사의를 밝혔다. 대선 후 검찰 고위 간부 중 첫 용퇴 사례다.
조 원장은 이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검사로서 정의와 공정을 지키려 고민했으나 많이 부족했다”며 “지족불욕, 지지불태(知足不辱, 知止不殆·족함을 알면 욕됨이 없고, 그칠 줄을 알면 위태롭지 않다)의 마음으로 작별 인사를 대신한다”고 밝혔다.
조 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검찰총장 시절 직무배제와 징계, 사퇴 등을 겪을 때마다 직무대행을 맡았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했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윤 당선인이 징계를 받을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반기를 드는 등 중립적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사직 인사에서도 “검사 생활을 하면서 항상 가슴속에 품었던 생각은 법이 가는 길에는 왼쪽이나 오른쪽이 따로 있을 수 없다는 것”이라며 “오직 법리와 증거에 따라 정의와 공정을 향해 뚜벅뚜벅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원장의 사직이 정권 교체기 검찰 ‘물갈이’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검찰 관계자는 “조 원장의 메시지는 검찰의 신뢰를 떨어뜨리고도 자리에 연연하는 친정권 검사들을 겨냥한 것 같다”며 “새 정부의 검찰 인사를 앞두고 자진 사퇴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희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