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0일 밤 9시 20분까지 저는 EL8090(제천)님과 청량리-부산 509열차님과 대화방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열차시간이 얼마남지 않아서 대화방을 종료하고 서울역으로 나갔습니다.
서울역엔 10시 20분쯤에 도착했습니다. 경주까지 2할 할인으로 14500원 주고 산 다음
5번 개표구를 나와 5번 타는 곳으로 갔는데 맞은편 6번 타는곳에 열차가 있더군요. 경부선 무궁화 마지막열차
22:30분 부산행이었습니다. 신조무궁화6량, 우편 2량으로 편성된 열차라서 타고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타는 부전행 무궁화 261열차는 장대형 무궁화만 6량입니다. 제가 탄 건 대우 98년식 객차였지요.
나와서 보니 두 열차 모두 봉고차(7000호대) 견인이더군요. 순간적으로 생각한게
7000호대는 경부선에만 운행하는게 아니고 중앙선에도 운행하는가 였습니다. 나중에 대화방에서 안 사실이지만
7000호대는 서울-부전간 무궁화 및 동대구-경주-부산간 통일호 견인때도 쓰인다는군요.
어쨌든 열차에 올랐습니다. 근데 영등포역부터 맞은편에 앉은 두 할매가 얼마나 소란스럽게 떠들어대는지...
잠이 오지 않더군요. 짜증만 나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자고 있는데 그 할매들만 열나게 떠들더군요.
어쨌든 억지로 잠을 청하고 다시 일어나 보니 열차는 어느새 대전역에 머무르게 되었습니다.
대전역에서는 새말열차 37열차를 먼저 보낸다고 8분을 머무른다고 방송이 나오더군요.
그래서 타는곳으로 나와서 우동 한 그릇 시원하게 먹었습니다.
한참 먹고 있을 때 새말 장대 37호가 들어옵니다. 경부선 새말 마지막열차더군요. 야간이라서 손님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렇게 우동 한 그릇을 비울 때 새말이 먼저 떠났습니다. 좀 있다가 부전행도 떠난다는 생각에 황급히 먹고 올라탔습니다.
다시 잠을 청했습니다. 아까 그 할매들 아직도 떠들고 있더군요. 다른 사람들 자는 거 좀 생각해주지...
그렇게 다시 억지로 눈을 붙이다 떴는데 동대구역. 이 역을 떠나면서부터는 단선구간이죠.
그런데 단선구간임에도 불구하고 열차가 경부선과 맞먹는 속도로 달리더군요. 동촌-반야월-청천......
이제 제대로 잠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한참 잠을 자고 있는데 느낌이 이상해서 눈을 떴습니다.
열차가 천천히 달리길래 주위를 두리번거렸습니다. 곧이어 작은 역이 나타나더군요. 말로만 듣던 금장역이더군요.
이 역을 지나면 경주역이죠. 경주역까지 천천히 달려갑니다. 방송이 나오고 경주에 도착하여 내렸습니다.
비가온 뒤라서인지 경주시내는 물기에 촉촉히 젖어 있었습니다. 모든 건물의 불이 꺼져 있어서 분위기가 으시시하더군요.
날씨는 제법 추웠습니다. 그래서 따뜻한 PC방이라도 들어가려고 시내를 돌아다녔습니다.
그렇지만 찾을수가 없어서 다시 경주역 맞이방으로 들어왔습니다.
근데 한달이상 목욕안한 노인들 냄새가 맞이방 전체에 나더군요. 질식할 정도로 냄새가 무척 났습니다.
여러분에게 말씀드리지만 경주역은 정말이지 새벽에는 노숙자들 때문에 냄새가 엄청나게 심합니다.
어차피 경주 문화유적지를 볼 거니까 불국사까지 에드몬슨 끊고(기본료 1,100원임) 기다렸습니다.
이윽고 05:23분 포항발 부산행 통근통일호가 들어왔습니다. 이 열차를 타고 바로 담 역인 불국사역에 내렸습니다.
불국사역 집표구를 나온 사람은 저 혼자였습니다. 아무도 없었던 거죠. 불국사역을 나왔건만
아까 경주시내보다 더 어두웠습니다. 그야말로 가로등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암흑세계더군요.
불국사에 도착한 시각은 6시, 워낙 어두워서 그냥 올라갈 수 없었습니다. 신작로가 다행히도 희미하게나마
보여서 그길을 따라 올라갔습니다. 토함산에 올라가는데는 1시간도 채 걸리지 않더군요.
근데 흐린 날씨 때문에 멋진 해돋이 광경을 볼 수 없었습니다. ㅠ.ㅠ
석굴암을 구경하려고 입구에서 표를 끊었습니다. 넘 비싸더군요. 3000원씩이나...... 헉~~~~~
아시다시피 석굴암은 정면으로 들어갈 수 없고 측면으로 돌아서 들어가야 합니다. 앞면이 유리로 막혀있기 땜이죠.
글구 토함산을 내려와서 불국사로 들어갔습니다. 역시 3000원. 여긴 왜이리도 비싼건가......
분황사, 경주국립박물관, 첨성대, 안압지, 천마총 죄다 3000원이었으니 정말 비싸다는 넋두리밖에 안나오더군요.
조금 기다렸다가 경주역에서 이번엔 포항을 함 간다고 경주역에서 포항행 통근통일호 열차를 탔습니다.
75열차보다 빠른 열차였던데 먼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어쨌든 경주역에 도착한 열차는 CDC CI도색을 탔지요.
포항까지 진행방향과 반대로 운행한다고 차장과 기관사가 교대하는 모습을 보았죠.
마치 인천이나 수원역에서 회차를 위해 기관사와 차장이 교대하는 모습과 똑같았습니다.
이윽고 경주역을 떠나 포항으로 달렸습니다. 근데 통근형 통일호 같지 않더군요.
나원, 청령, 사방역을 쉽게 통과했습니다. 한참을 쉼없이 달려 안강역에야 서더군요.
안강에서 내리는 사람은 별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안강이 새말이 정차할 정도로 마을은 대단히 크더군요.
안강을 떠나 양자동, 부조, 효자역을 쭉 통과하여 포항역에 도착했습니다. 내려보니 전차대를 새로 설치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아직은 선로와 전차대가 연결되지 않았더군요.
에드몬슨 승차권을 표모으는 곳을 나오면서 그대로 챙겼습니다. 증거로 남기기 위해서죠.
한참 포항시내를 돌아다니다 15:55 새말 탈 시간이 되기 50분전에 포항역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원래 제가 산 표는 새말 자유석 경주-서울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포항역에 와 있고, 포항-경주까지 통근통일호 운임과
새말 자유석 요금이 불과 100원밖에 차이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화요일 기준으로 새말 자유석 요금이
경주-서울이 21,200원, 포항-서울이 22,700원 그러니까 1500원밖에 차이나지 않는 겁니다. 어차피 통근통일호를 타도
경주-포항 요금이 1,400원이니까 겨우 100원밖에 차이나지 않는거죠. 그래서 표를 경주-서울에서 포항-서울로 바꿨습니다.
포항역에 육교가 있어서 함 엽기중련 새말 열차 본다고 육교위를 올라갔습니다.워낙 열차가 길다 보니 함
전체적으로 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육교를 내려갔습니다. 포항역사 반대편으로 내려갔죠.
거기서 열차연결 상태를 함 보았는데 뒤쪽은 신형PP 8량, 앞쪽은 초기PP 6량입니다. 그러나 14호차 선두견인차량은
초기 PP가 아니었습니다. 현대정공 1992년산 차량이었던 겁니다. 9-13호차만 초기 PP인 셈이죠.
열차편성이 1(대우92)-2특실(한진)-3식당(현대)-4(현대)-5(현대)-6(현대)-7(한진)-8(한진)
-9(현대)-10(대우)-11(대우)-12(대우)-13(현대)-14(현대)
또하나 새말이 아무리 외형이 똑같더라도 어디에서 제작되었는지 구별하는 방법을 알았습니다.
그 방법은 대차의 생김새입니다. 큰 코일스프링이 많으면 대부분 현대정공이고, 코일스프링이 없는 경우는 한진중공업,
그리고 작은 코일스프링, 에어스프링이 같이 있는 경우는 대우중공업입니다.
포항역에서 새말호를 이제 타기 위해 개표구에서 나왔습니다. 열차를 탔는데 열차진행방향과 반대로 좌석이 놓여졌죠.
그러니까 경주역까지는 앉은 방향과 반대로 운행한다는 겁니다. 포항역을 출발하자마자 안내방송이 나옵니다.
"이 열차는 경주역까지 앉은 방향과 반대로 운행하오니 다소 불편하시더라도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포항-안강-경주까지는 괜찮았습니다. 경주역을 떠나 금장-모량-건천-아화-임포-영천 이렇게 이어지는 중앙선 구간을
열차는 경부선과 맞먹는 속도로 달렸습니다. 역시 경부고속도로와 나란히 달리는 모습이 인상적이더군요.
하지만 전날에 잠을 못 자서인지 열차에서 졸다가 어느새 잠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일어나보니 어느새 대전역이더군요. ㅠ.ㅠ
열차는 대구선에서하고 대전조차장, 수원쪽에서 서행하는 바람에 제 시각보다 8분 늦게 서울역에 도착했습니다.
그렇게 저의 긴 여행은 끝났습니다.
어쨌든 저의 길디 긴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