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국교(루터파) 교회 목사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
내가 중학생일 때였다.
그러니 1971년에서 1973년 사이이다.
대구 서현교회 중등부에 출석하고 있던 때이다. 그때 우리를 가르치시던 분이 교회 교육부목사로 시무하시던 최재규 목사님이셨다. 참으로 자애롭고 사랑이 많으셨으며 학생들에게 깊은 애정을 갖고 계신 분이셨다.
혹 중등부 예배에 한 아이라도 보이지 않으면 무슨 일이나 있는 것은 아닌가 염려하시어 오후 시간에, 저녁 예배를 드리기 전에 서둘러 그 아이를 찾아 나서시던 분이셨다. 목사님을 생각하면 늘 잃은 양 한 마리를 찾아 온 산과 들을 다니셨던 참 목자이신 주님이 떠오른다. 최목사님은 그런 분이셨다.
두 해 전에 최 목사님께서 천국으로 돌아가신 날,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어린 시절의 나를 사랑으로 돌봐주신 고마우신 분과의 이별이 많이도 슬펐다. 그 이별이 비록 잠깐이긴 할 것이지만 말이다.
최재규 목사님께선 서현교회를 사임하시고 제천교회 담임으로 사역지를 옮기셨다. 당시 청년이 되었던 우리 모두는 목사님을 많이 그리워했고 나는 이따금 틀을 내어 목사님을 뵈러 제천으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싣곤 했다. 그리고 제천에서 청도로 내려오셨을 때도 그렇게 목사님을 찾아뵈었다. 그후 시간이 흘러 연세가 드신 목사님께선 목회현장에서 은퇴를 하신 후 대구 가까운 경산 남산면에 자그마한 전원주택을 마련하셔서 사모님과 함께 지내셨는데 은퇴하신 후에도 여러 교회를 찾아가셔서 사모님과 함께 설교와 찬양으로, 아코디언 연주로 예배를 섬기셨다.
내 오래된 지난 앨범엔 제천으로 목사님을 뵈러 갔을 때 목사님의 자녀 삼형제 중 제일 귀엽고 예뻤던 막내 ‘영우’를 업고 찍은 사진이 있다. 그 귀여웠던 꼬맹이 영우가 벌써 세 아이의 아빠가 되었고 경찰 고위간부가 되어 경북경찰청 소속 경찰특공대 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지금도 불현듯 목사님이 그리우면 영우를 만나러 가거나 영우에게 전화를 하기도 한다. 그만큼 목사님은 내 일생에서 잊을 수 없는 소중한 분이셨다.
목사님을 생각하면 늘 떠오르는 많은 지난 추억들이 있는데 그중에도 중등부에 빠진 아이들 명단을 들고 아이들 집으로 심방 가실 때 늘 나를 데리고 다니신 아름다운 기억은 내게 커다란 감동을 주었다. 그토록 아이들을 사랑하시는 목사님의 사랑을 비록 어린 나였지만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던 까닭이리라.
그러한 장면들이 내 가슴속에 깊이 새겨져 있다.
한 영혼 한 영혼을 깊이 사랑하신 목사님의 예수님 사랑 말이다.
내 생각이긴 하지만 독일 국교(루터파/ 비록 루터의 종교개혁의 열매로 시작된 귀한 교회이긴 하나 지금은 대단히 오염되고 타락하였다) 목사들 백 명이라도 최목사님께서 영혼을 사랑하신 그 사랑의 절반의 벌반도 따라가지 못할 것 같다.
루터파 목사들은 정부에서 주는 월급을 받아 생활하는데 교회가 목회현장이 아니라 그냥 단순한 직장이 되어 버린듯하다. 일주일에 단 몇 시간 직장에 나와 간단한 업무를 보고 짧은 설교 한 편만 하고 나면 할 일이 없다. 아니 일을 찾아서 하지 않는다. 업무가 정해져 있기 때문인가.
아무리 봐도 이들의 가슴속에는 죽어가는 영혼에 대한 갈급함이 보이지 않는다. 잃어버린 양을 찾아 나서신 주님의 애타는 사랑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그런 자들이 어떻게 예배에 빠진 아이들 하나하나를 찾아다니신 최 목사님과 비교조차 할 수 있겠는가.
누가 예배에 참석하지 않아도 그만이고 누가 이혼을 하고 또 아파도 그만이다. 모두 다 사생활이니까 간섭하지도, 참견하지도, 돌볼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목사들이 얼마나 편하게 일하고 살아갈 수 있겠는가. 아무도 뭐라 하지 않고 그 누구도 재촉하거나 간섭하지 않으니 정말 편한 직장생활을 하는 것이다. 즉 그들에겐 영혼에 대한 눈물이 없고 갈급함이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그런 그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다.
“당신들은 도대체 무엇을 하려고 목사가 되었느냐”고.
“하나님께서 어떤 분이시고 무엇을 원하고 계시는지 알고나 있냐”고.
“그것도 모르고 어떻게 목사로서 살아갈 수 있느냐”고 말이다.
“Do you know who is God?”
“Do you know what God says unto you?”
“And who are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