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의 어느 마을에 최부자가 살고 있었다
어느 늦은 봄날이었다
조금 쌀쌀한 기운이 감돌았지만 하늘은 아주 맑디 맑았다 이런 날씨에는 간장독
뚜껑을 열어 놓고 햇볕을 쪼이기에 좋은 날이었다
19살 먹은 최부자집 딸이 차례차례 간장독 뚜껑을 열어 나가다가 한 간장독 속에서 큰 구렁이 한마리가 빠져 썩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어머니 이 간장독 좀 보세요!!! 구렁이가 빠져 썪었어요"
이얘기를 들은 최부잣집 노파는 조리로 썩어가는 구렁이를 건져냈다
그리고 이날 밤 부엌일하는 아줌마를 불러 이렇게 일렀다
"동네에 가서 가을 품삯으로 진 간장을 갖다 먹으라고 하소"
이말을 옆에서 들은 최부잣집 딸은 어머니가 하는 일을 간절히 만류했다
"어머니 안됩니다. 우리도 먹으면서 남을 주면 모르지만 우리는 더러워서 먹지 않으면서 남을 주면 어떻게 됩니까? 그냥 버립시다"
그러나 최부잣집 노파는 듣지 않았다
최부잣집에서 가을 품삯으로 진 간장을 먼저 준다고 하니 동네 여자들이 많이 모여들었다
당시에는 조선 간장이 귀해서 여자가 하루종일 일해야 품삯으로 겨우 간장 수사발을 얻을수 있었다
그런데 최부잣집에서 간장 담그기를 서너번 해 3년이상 묵은 맛 좋은 간장인 겹장을 품삯으로 준다고 하니 너도 나도 몰려와 간장은 금방 바닥이 나고 말았다
그해 가을이었다
간장으로 준 품삯 일꾼으로 일찍 추수를 마친 최부잣집에서는 철 맞지않게 주룩 주룩
떨어지는 가을비를 아무런 걱정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빗발이 더욱 굵어지면서 뇌성이 울리자 방안에 있던 최부잣집 노파는 무엇이 잡아당기는 것처럼 신발도 신지 않은채 마당 한가운데로 걸어 나갔다
이때였다
"우르르 쾅!!!"
천지가 깨지는 듯한 천둥소리와 함께 번개가 일더니 마당 한가운데 서있던 최부잣집 노파가 퍽 하고 쓰러졌다
그리고 노파는 완전히 넋이 나가 버렸다
그 순간 집안은 온통 난리가 일어났다
노파는 방안에 옮겨 놓은 얼마후 의식을 회복했다
그러나 하체가 마비되어있었다
결국 노파는 마비된 하체를 이끌고 고생고생 하다가 결국 죽고 말았다
첫댓글 나무지장보살마하살.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