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그동안 북한이 제조했다고 주장해온 1백달러 정밀 위조지폐, 이른바 '슈퍼노트'가 미국 CIA(중앙정보부)에 의해 제조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독일 유력 언론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짜이퉁(FAZ)이 보도했다.
FAZ는 7일자(일요판) 보도를 통해 미국이 북한에 뒤집어씌운 달러 위조 지폐를 제작한 것은 미국의 비밀 첩보 기관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완벽한 50달러, 100달러 위조지폐를 제작한 것은 미국이 주장하는 테러국 북한이 아니라 미국의 CIA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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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노트가 워싱턴 근교 CIA소유 비밀 인쇄시설에서 제조됐다"고 보도한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너 차이퉁 일요판ⓒFAZ |
신문이 인용한 익명의 소식통은 미국의 정보기관이 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고 비밀 특수 공작에 들어가는 자금을 대기 위해 워싱턴 DC에 위치한 CIA 소유의 비밀 인쇄소에서 위폐를 만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조차도 그 진위를 식별하지 못할 정도로 정밀한 1백달러 위조지폐 '슈퍼노트'는 20년 전부터 나돌았지만 범인을 찾아내지 못했다.
신문은 전문가들도 위폐 제조의 배후에 '국가'가 없으면 그런 고난도의 기술을 활용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경제적으로 낙후해 위조 달러화를 제작할 만한 기술이 없는 상태이며 현재 북한은 자국 지폐인 원화조차도 자체적으로 인쇄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미국 부시 행정부는 그동안 북한이 1백달러 위조지폐 제조의 주범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으며, 이를 근거로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의 북한계좌를 동결시키는 금융제재를 가했고 이로 인해 지난 2005년 11월 6자회담을 무산시킨 바 있다.
한편 작년 7월 인터폴이 관계기관과 전문가들을 소집해 '슈퍼 노트' 문제를 논의한 회의에서 미국 대표는 북한을 위폐 제조국으로 지목했으나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이에 의문을 제기했으며 미국 스스로가 위폐를 제조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같은 내용을 보도한 FAZ는 독일의 대표적 중도우파 권위지로서 기사를 쓴 클라우스 W. 벤더 기자는 이 신문에서 30년간 일해온 경제기자이며, 특히 위폐 분야를 다룬 저서 '위폐의 비밀'(Moneymakers: The Secret World of Banknote Printing)을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