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성'이라는 의미의 모멘텀은 다른 한 편으로 '여세'라는 뜻을 담고 있고 나아가 스포츠에서는 굳이 번역하자면 '승리의 기운'으로 통한다.
모멘텀은 야구라는 스포츠를 통해 특히 강조되는 부분이다. 모멘텀을 가졌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천지차이다. 메이저리그의 수퍼스타들은 팀이 한창 연승가도를 달릴 때 '모멘텀을 탔다'는 말을 자주 쓰곤 한다. 반대로 팀이 좋지 않을 때는 빨리 '모멘텀을 가져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어떻게 보면 팀 스포츠인 야구에서 승리라는 것이 바로 이 모멘텀에 달려있는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모멘텀의 가장 좋은 사례는 지난해 콜로라도 로키스다. 2007년 초중반 콜로라도는 여느 때와 다름없는 허점투성이의 약팀이었다. 이기는 경기보다 지는 경기가 더 많은 패배에 익숙한 팀이었는데 어느 한 순간 모멘텀을 잡더니 승부의 분수령이 됐던 정규시즌 마지막 9월 한 달 동안 무려 20승8패를 기록, 기적 같은 대역전 포스트시즌(PS) 진출을 이뤄냈다.
한 번 탄 모멘텀은 좀처럼 사그러 들 줄 몰랐다. 객관적인 전력상 분명히 약세인데 PS에서 맞닥뜨린 필라델피아 필리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차례로 넉다운 시키며 급기야 내셔널리그(NL) 챔피언에 올랐다. 9월17일부터 PS 2번의 시리즈 연속 스윕(싹쓸이 승)까지 그들이 작성한 성적은 자그마치 21승1패였다.
물론 마지막에 만난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월드시리즈(WS)에서는 4전 전패로 물러났지만 콜로라도 선수들 입으로 수도 없이 흘러나왔던 모멘텀의 힘이란 바로 이런 것임을 다시 한 번 깨닫는 순간이었다.
베이징올림픽 본선 1라운드에서 7전 전승을 기록한 지금의 한국대표팀이 바로 그렇다. 모멘텀은 바로 한국의 것이라는 말이다.
야구경기에서 모멘텀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원동력이다. 하물며 이미 예선에서 한 차례 제압한 바 있는 일본을 맞아 준결승전에서는 더 좋은 승부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이 가장 까다롭다는 점은 누구나 다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한국 손을 들어주고 있고 그 모멘텀을 바탕으로 똘똘 뭉친 대표팀이 난적 일본을 또 한 번 꺾어내기란 그렇게 어려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