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의 총선 정국에...
조국혁신당의 총선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파란불꽃 펀드'가 54분 만에 목표 금액의 4배인 200억 원을 모금했다.
4.10 총선을 앞두고 대한민국 정치사에 길이 남을 기막힌 사태가 ‘조국혁신당' 현상이다. 2020년 21대 총선에 이어 2022년 대선을 치렀고 이제 곧 22대 총선이다.
조국 사태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21대 총선에서 대승을 거뒀다. 그 대신 조국 사태의 ‘내로남불’ 심판의 걸과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탄생했다. ‘조국 사태’의 주인공은 1심 2심에서 모두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상식적으로는 ‘조국의 정치’는 끝난 줄 알았다. 그동안 ‘조국의 강’을 건넜다는 민주당은 이재명의 당으로 재편을 가속해왔다. 공천 과정에서 ‘윤석열 정권 탄생 책임론’까지 내세우며 비명 친문 세력을 배제한 민주당은 사실상 이재명의 사당화로 완성되었다.
친명으로 단일대오를 구축한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대타로 나선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총선 일합을 겨루고 있다. 정권심판론 대 야당심판론 대상은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다. 이런 총선 구도에 제3지대, 제3인물의 입지는 애초 비좁았고 유명무실화 되는듯 했다.
총선 정국을 요동치게 한것은 개혁신당도 새로운미래도 아닌 조국혁신당이 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야당이 5년 만에 정권을 교체당하는 데 결정적 작용을 한 ‘조국 사태’가 참 아어러니한 행태로 나타난 것이다.
더욱이 항소심에서도 2년 실형을 선고받은 상태에서 창당과 총선 참여로 “비법률적 명예회복”을 바라는 것이 아무래도 무리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 규범적 예상을 비웃듯, ‘범죄자 정당’이란 조롱에도 불구하고 ‘현상’이라 할 만큼 조국혁신당의 기세가 등등하다. 심지어 비례대표 정당투표에서 조국혁신당이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앞서고,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와 선두를 다투는 여론조사가 나오고 있다.
호남에서는 아예 조국혁신당이 민주당을 앞서는 경우도 있다. ‘조국 사태’의 주인공 이름으로 급조된 당이 선거 지형을 뒤엎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해못할 웃픈 현실이다. ‘이재명 민주당’의 헛발질로 흔들리던 정권심판론을 복원시킨 것도 조국혁신당이다.
‘조국의 강’을 건너는 것이 야권의 정치적 과제로 주어진 게 얼마 전인데, 기이하기까지 한 이 반전을 우리는 어떻게 보고 이해해야 할까?
‘조국혁신당 현상’은 악성으로 진화해온 종양같은 극한 진영 정치의 궁극적 증상으로 읽힌다. 조국혁신당을 추동하는 일차 동력은 윤석열 정권에 대한 야권 지지층의 응축된 분노와 적대다.
윤석열 검찰로부터 “가장 핍박받은” 조국혁신당의 대표 조국이 가장 선명한 대여 투쟁을 할 거란 바람이 지지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 지지층에겐 항소심에서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은 것은 치명적 하자가 아니다.
윤석열 정권만 타격할 수 있다면 정치 윤리 등은 문제 되지 않는다는 것으로 극한 진영 정치에 상식과 규범의 잣대를 대는 것은 그들에겐 적어도 무의미해졌다.
조국혁신당의 지지세는 윤석열 정권이 싫다는 강성 야당 지지층의 지지만으로 온전히 설명되지 않는다. 정권심판만 바란다면 제1야당인 ‘이재명 민주당’을 선택해도 된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찍은 사람 중 이번 총선 정당투표에서 조국혁신당을 찍겠다는 응답은 40%, 더불어민주연합을 찍겠다는 응답은 36%다.(JTBC 메타보이스) 특히 공천 파동 등으로 ‘이재명 민주당’에 실망해 돌아선 야권 지지층, ‘정권에 비판적이지만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중도층에서 조국혁신당 지지가 늘어났다. 조국혁신당의 가파른 상승을 단순히 민주당 지지층의 ‘분할투표’로만 풀이할 수 없는 이유다.
결국 크게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민심, 적게는 대안세력으로서 미덥지 않은 이재명 민주당이 조국혁신당 현상을 부양하고 있다. ‘반윤석열 비이재명’ 유권자들이 조국혁신당으로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지난 ‘조국 사태’가 윤석열 검찰총장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다면, 조국혁신당 현상을 일으킨 건 지금 윤석열 정부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인생도 역사도 새옹지마라 하나보다.
이번에는 과연 누가 울고, 누가 웃을 것인가? 열흘 후면 주권자의 심판으로 그 막이 열리는 절대절명 풍전등화의 위기 정국에 국민들의 집단지성을 믿어본다. 국민의힘이 중도의 표심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
어차피 보수 진보의 핵심지지층은 이미 굳어졌다. 관건은 중도층이다. 산적한 현안을 풀고 현실성 있고 설득력있는 정책으로 남은 2주라도 중도층의 지지를 반드시 이끌어 내어야 한다.
총선전 한동훈 이재명의 토론을 한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언론의 역활을 기대해 본다. 공개적으로 하라. 정당이든 비례든 여론조사 최근 지지율 5%이상으로 해도 좋을 것이다. 그렇다면 3자 토론이 되겠지만 한동훈의 명석한 판단과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토론으로 이 모순의 대한민국을 반드시 바로 세워야 한다.
보수들의 각종 SNS나 단톡방에 하고 싶은 말이다. 이제 내부 분열의 말은 일체 삼가고 한줄의 글이라도 중도층을 설득하고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말과 글을 쓰자. 반드시 이겨야 할 선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