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과의 영화 관람은 어머님의 일정으로 함께하지 못하고 직원과 *영씨 둘이 영화를 보기로 했다.
코로나 검사와 화장실 이용, 가방(휴지 앞치마 여러장의 마스크등)을 챙기고 버스 시간에 맞추느라 준비를 서두른다. *영씨의 웅~소리와 발 동동 즐거움의 표현이 점점 커진다.
턱 수건을 제거하고 마스크 안에 화장지를 여러 장 끼워 넣은 후 버스 정류장으로 향한다.
정류장에는 가까운 이웃들을 비롯하여 마을 이웃들까지 10여명 정도 모여 있었고 이제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서로 반갑게 인사도 나눈다.
문제는 버스가 11인 봉고 버스라는 것이다. 이미 자리는 다 찼고 서서라도 갈 수 있을지 이 시간대에 먼저 이용해 보신 마을 이웃들이 걱정(“불편하다 민원을 계속 넣으면 이전처럼도 가능하다”)을 한다.
봉고 도착 이웃의 걱정대로 자리는 이미 만석이고 정류장에 서 있던 우리들 모두 옹기종기 탑승했다.
*영씨가 오르자 맨 앞자리에 앉았던 아주머니 한 분이 자리를 양보 하겠다 한다. “괜찮습니다. *영씨도 서서 갈 수 있어요.”라며 감사를 표하고 사양을 했다.
*영씨 의자 귀퉁이를 두 손으로 꼭 잡고 자리가 좁아서인지 별 무리 없이 서 계셨고 웅~소리가 점점 커진다. 승객 한 분이 “불안해서 소리를 내는 듯하다” 걱정함으로 “아닙니다. 버스 타고 나간다 즐거움을 표하는 거예요”라고 하니 *영씨 춤을 추며 ‘좋다’ 한다. 그때서야 승객도 안심하며 “그렇군요”한다. *영씨 오히려 차가 흔들릴 때마다 크크 소리 내어 웃으며 즐거움을 표한다.
내수 도착하여 청주행 버스로 갈아타고 목적지인 영화관 앞 정류장에서 하차, *영씨 자신의 가방을 메고 성큼성큼 발걸음이 신나 보인다.
영화관
상영중인 팜플렛을 보여주며 “어떤 영화를 보고 싶으신지?” 여쭙자 주저 없이 팜플렛 한 장을 가리킨다. 달짝지근해(한국영화 예매순위 1위-알고 고른 듯) 마침 10여분 후 시작 예정, 매표하고... “*영씨 팝콘이랑 음료 드실래요?” 박수를 치며 좋다 표현하고 결재와 영수증 챙기는 것도 척척 해낸다.
영화관안 팝콘과 음료를 드시느라 영화에는 관심이 없고 다 먹고 나서야 영화가 보이는 듯 웅~소리와 함께 손으로 가리키며 무엇인가 표현하며 즐거움을 표한다.
영화 중간 화장실 이용 하고 웅~소리는 그칠 줄 모르고 팜플렛은 꼭 챙겨 들고 다니다 귀가 후 이웃들에게 자랑도 한다.
점심
점심시간이 기울어 영화관 안에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지난 번 *영씨가 맛있게 먹었던 스낵 매장은 문을 열지 않았고 영화관 매점을 이용하기로 한다.
키오스크 그림을 보며 스낵세트(햄버거와 음료)를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선택하는 *영씨가 부럽다.
햄버거는 작게 자르고 앞치마를 두른 후 준비해간 일회용 숟가락을 드리자 음료와 함께 순삭한다. 천천히 드시도록 몇 번 부탁하나 들리지 않는 듯... 배가 고팠나? 팝콘과 음료를 많이 드셨는데...(팝콘과 음료 대 사이즈로 사야 했나?)
버스 시간에 여유가 있어 홈플러스 매장에 들렀다. 마침 턱 수건으로 쓰고 있는 모자도 망가졌고 양말도 사기로 한다.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영씨 모자가 있는 코너에 가자 모자 하나를 가리킨다. 자세히 살피니 이전 것과 비슷한 것으로 용도에도 적당할 듯... 눈썰미 있네요 *영씨!
양말 고르기도 한 번에...
“*영씨 혹 더 사고픈 것 있으신가요?” 매장을 돌며 여쭈었으나 더 둘러 볼 것도 없이 직진이다.
버스 정류장 오늘은 바람도 불고 햇볕도 없어 기다릴 만하다.
버스안 *영씨의 웅~소리와 크크 웃음소리도 끊이지 않고 집 앞에서의 하차와 *영씨의 느린 승하차에도 괜찮다며 기다려 주신 기사님 감사합니다.
모자에 끈을 맬 수 있도록 구멍 뚫어 주신 남자 직원분들도 감사합니다.
2023년 08월 28일 월요일. 유현숙
사정상 어머니와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영씨의 외출이 참 즐거워 보입니다.
*영씨 버스에서 당당하게 서서 갔네요. 처음 버스를 탈 때를 생각하면 *영씨의 지금 모습은 대단하고 돕는 직원에게도 고맙습니다. - 다온빌 -
첫댓글 *영 씨의 외출했던 기록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망설임 없이 모든 것을 선택하는 *영 씨는 자신의 확고한 선택의 기준이 있는 것이 강점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