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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바키아, 정부 불신임안 통과...2023년 1월 조기 총선 실시 유력
슬로바키아 EMERiCs - - 2022/12/30
☐ 슬로바키아 정부, 연립 정부 붕괴로 불신임안 투표까지...조기총선 가능성 높아져
◦ 인플레이션 대응안을 두고 경제부와 재무부 장관 간 갈등....끝내 연정 분열로 이어져
- 2020년 4당 중도 우파 연합으로 평범한 사람과 독립적 인격(OLaNO, Obyčajní ľudia a nezávislé osobnosti)당, 자유와 연대(SaS, Sloboda a solidarita)당, 우리는 가족(We Are Family)당, 민중의(For the People)당으로 출범한 슬로바키아 정부 내각은 2022년 6월부터 당시 경제부 장관이던 SaS의 리하르트 슐리크(Richard Sulik) 대표와 OLaNO의 이고르 마토비치(Igor Matovic) 슬로바키아 재무부 장관이 인플레이션 대응안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앞서 슐리크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마토비치 장관이 러시아산 백신 스푸트니트 V(Sputnik V)를 비밀리에 구매하는 계약에 합의한 사실에 갈등을 빚기도 했었다.
- 리하르트 대표는 에두아르드 헤거(Eduard Heger) 슬로바키아 총리에게 8월 말까지 마토비치 장관을 해임하지 않으면, SaS 소속 장관들과 연정에서 탈퇴할 것이라 경고했으나 헤거 총리는 중재안을 제시하며 마토비치 장관의 해임안을 거부했다. 이에 9월 슐리크 대표는 경제부 장관에서 사퇴했으며, SaS 소속의 외무부, 법무부, 교육부 장관이 함께 사퇴하면서 연정이 분열되었다. 슐리크 대표는 연정에서 탈퇴하며 정부가 무능하고, 집권 초기부터 추진해오던 반부패 정책도 추진력을 상실했다며 비난했다. 정치 전문가들도 4당 연정 집권이 시작된 이후 내부 갈등 가능성 문제와 대중과의 소통 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며 내부 분열의 가능성을 전망하기도 했다.
◦ 연정 붕괴에 그치지 않고 불신임안 발의...여당은 과반수 확보 실패로 끝내 불신임안 통과
- 12월 1일 슐리크 대표는 불신임안을 의회에 발의했다. 슐리크 대표는 무능, 재정적으로 무책임한 정책, 에너지 위기 대응 미흡과 같이 정부가 존재 이유를 상실했다는 징후가 여러 곳에서 노출되었기 때문에 불신임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슬로바키아 의회는 150명의 의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정부 불신임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최소 76명의 찬성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불신임안 발의에 주자나 차푸토바(Zuzana Caputova) 슬로바키아 대통령은 헤거 총리가 내각을 불안정하게 운영하고 있다며 비난하기도 했다.
- 12월 15일 불신임안 투표를 앞두고 마토비치 장관은 SaS가 2023년 정부 예산안 통과와 불신임안을 철회할 경우 슐리크 대표가 요구하던 것처럼 스스로 사임하겠다는 제안을 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이후 의회는 정부에 대한 불신임안 투표를 진행했으며, 150명의 의원 중 78명이 찬성표를 던져 가결되었다. 불신임안이 통과됨에 따라 차푸토바 대통령은 새로운 총리와 장관을 임명하거나 헤거 총리에게 다른 내각을 구성하도록 요청할 수도 있으며, 마지막으로 의회의 결정에 따라 조기 총선을 실시할 수도 있게 되었다. 12월 16일 차푸토바 대통령은 헤거 총리의 사임을 수락했지만, 조기 총선이 실시될 때까지 헤거 총리에게 직무를 수행할 것을 요청했다.
☐ 불신임안 통과로 2023년 예산안 승인 여부 불투명.... 막바지 극적 합의에 성공
◦ 2023년 예산 합의가 지연되면서 잠정 예산안 집행 가능성까지 언급
- 12월 19일 보리스 콜라르(Boris Kollar) 슬로바키아 의회 의장은 12월 16일 정부 불신임안이 통과된 이후 정당 간 2023년 예산안 합의를 이루지 못했으며, 2023년 1월에 이르러서야 다시 논의가 재개될 것으로 전망했었다. 또한 콜라르 대표는 예산안 합의 실패로 2023년 정부 지출은 잠정 예산에 의해 집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예산안이 의회에서 승인되지 못한 경우, 정부는 잠정 예산을 통해 전년도 예산안의 1/12만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2023년 예산안의 주요 의제 중 하나인 에너지 가격 상승 문제 해결을 위한 34억 유로(한화 약 4조 6,454억 원) 규모의 지출 계획의 집행이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해당 지출안에는 가계·지자체·기업에 대한 보조금, 에너지 가격 상한제 등이 포함되어 있었으며, 예산책임위원회 관계자는 에너지 관련 지출안 규모가 크기 때문에 잠정 예산은 곧 한계에 도달할 것이라 우려를 표한 바 있다.
- 한편, SaS를 비롯한 야당들은 2023년 예산안 일부 지출 계획의 사용처를 변경할 것을 주장했으며, 여당은 과반수 의석 확보가 필요하여 2023년 예산안 승인을 위해 일부 요구 사항을 수용해만 했다. SaS는 11월부터 이미 정부 재정적자가 GDP의 6.44%에 달한 상황에서 4월 채택된 지출 한도 법안이 적용되지 않음을 지적하며 2023년 예산안 협상을 거부해 왔었다. 특히, 슐리크 대표는 유럽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도 지출 한도 법안이 적용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고 있어 EU 기금 지급이 중단될 수도 있다는 점도 우려했으며, 인플레이션 대응 명목으로 배정된 예산도 마토비치 장관이 임의로 사용할 수 있게 되어있어 예산이 불투명하게 사용될 여지가 있기에 예산안에 서명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 2023년 예산은 막바지 통과...조기 총선 실시를 막기 위한 움직임도 보여
- 12월 22일 슬로바키아 의회는 150명의 의원 중 93명의 찬성표로 2023년 예산안을 통과시켰으며, 헤거 총리는 의원들의 협조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2023년 예산안에서 정부 수입은 267억 유로(한화 약 36조 원), 지출은 350억 유로(한화 약 47조 7,000억 원)로 책정되었으며, 적자는 83억 유로(한화 약 11조 원)로 GDP의 6.4%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3년 예산안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가계, 기업의 피해를 지원하는 지출안뿐 아니라 에너지 기업에 대한 세금 인상, 관광, 요식업에 대한 세금 인하 등이 포함되어 있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국방비 증액도 포함되었다. 야로슬라프 나드(Jaroslav Naď) 슬로바키아 국방부 장관은 국방비 증액과 관련해 NATO와의 협정대로 국방비를 GDP의 2%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이며, 군의 현대화와 병사 급여 인상에 해당 예산이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 2023년 예산안이 극적으로 통과된 배경에는 SaS와 헤거 총리의 합의가 있었다. 차푸토바 대통령은 불신임안이 통과된 이후 조기 총선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SaS는 마토비치 장관의 해임안을 조건으로 조기 총선을 막기로 합의했다. 이는 여론조사에서 조기 총선이 실시될 경우, 목소리-사회민주당(Hlas)과 방향-사회민주당(Smer)의 지지율이 현 여당을 앞서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감수 : 김철민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Slovak Spectator, Slovakia's 2023 state budget passes in last-minute vote, 2022.12.22.
Slovak Spectator, Slovakia comes close to entering 2023 without a state budget, 2022.12.20.
Reuters, Slovakia to enter 2023 with provisional budget amid political crisis, 2022.12.19.
Deutsche Welle, Slovakia: Uncertainty ahead after government ousted, 2022.12.16.
Deutsche Welle, No confidence vote topples Slovakia coalition government, 2022.12.15.
Independent, Slovak government faces parliamentary no confidence vote, 2022.12.08.
AP News, Slovak government faces parliamentary no confidence vote, 2022.12.08.
Bloomberg, Slovak Government on the Edge as No-Confidence Motion Submitted, 2022.12.01.
[관련 정보]
1. 슬로바키아, 정부 예산 없이 2023년 맞이해 (2022.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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