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킬 오닐이 몇년만 젊었어도 빅벤정도는 묵사발을 내버렸을텐데 이젠 빅벤에게 일대일 대결에서도 크게 재미를 못보네요.
빅벤의 수비가 출중하지만 전성기의 샤크는 누가 막는다고 해서 막아지는 선수가 아니었습니다.
일대일로? 어림도 없고요. 기본이 세명이 달라붙어야 어떻게 막는 시늉이라도 하던 선수였지요.
디켐베 무톰보의 수비가 빅벤에 비해 어떠나요? 운동신경은 떨어져도 수비는 한 수 내지 두 수는 앞선다고 생각합니다. 역대 최다 올해의 수비수상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는 역대 최고의 수비센터지요. (참고로 무톰보가 수비의 제왕 자리에 오른 그 시대는 센터의 춘추전국시대였습니다. 하킴, 로빈슨, 유잉, 모닝, 샤킬 등 역사에 길이 남을 최고의 센터들이 판을 치던 시기였고 공격은 물론이요 수비에서도 귀신같은 그들을 무톰보가 모조리 누른 것이었죠. 빅벤이 그때 있었음 명함이나 내밀 수 있었을까요?)
그런 무톰보가 01 파이널에서 샤크와 승부를 벌였고 샤킬은 '무톰보가 누구지?' 하는 듯이 역사상 제일의 수비수를 막말로 아예 가지고 놀았습니다. 01파이널 보신 분 아시겠지만 무톰보는 샤킬을 막을 엄두조차도 내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합니다. 포스트업을 할때마다 그 육중한 무톰보의 몸이 마치 날아가버릴 것처럼 공중으로 날았다 땅으로 착지했다를 반복하였고, 스핀무브 한번만 해도 자빠져버리고, 인유어페이스 수도 없이 많이 먹고...
그때 샤킬이 최전성기였고 무톰보는 나이가 들었다?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때뿐만이 아닙니다. 전성기의 무톰보는 새내기 샤킬 또한 어찌하지 못하였습니다. 로빈슨도, 모닝도, 이런 최강의 수비수들도 레이커스의 샤킬을 못막았습니다. 모닝도 스퍼스와 레이커스의 접전에서 샤킬이 어깨로 좀 밀기만 하면 아예 나가떨어져 버렸지요. 하이라이트 필름 수도 없이 많이 있습니다. 모닝은 힘으로는 제법 버티는데 신장차가 너무 많이 나서 샤킬의 훅샷을 하나도 못 막았구요. 물론 거리만 가까우면 모닝이고 이브닝이고 위에다 파워슬램 꽂아버렸지요.
왜 못막았을까요? 일단은 힘으로 도저히 상대가 안 됩니다. 샤킬의 힘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모닝이나 무톰보같은 선수들도 힘이라면 지기 싫어하는 선수들이지만 샤크의 힘은 그들의 그것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체중부터 보세요. 기본적으로 4~50kg이 차이가 납니다. 별 차이 안 나는거 아닌거 같다구요? 보이킨스와 칼 말론의 몸무게 차이입니다. ㅡㅡ;; 그런 샤킬이 있는 힘을 다해 포스트업을 하면 젖먹던 힘까지 버텨도 2초 안에 골밑까지 밀리게 되어 있습니다. 힘만 좋나요? 엄청난 탄력에 순간스피드에 기술까지 합쳐진 슈퍼맨이었지요. 일대일로는 100% 불가능이었습니다. 스핀무브 한번만 하면 수비수 우수수 떨어져나가고 펌프페이크 한번하면 모두 공중부양! 페이크에 안 속더라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너무 몸집이 큽니다. 무슨 바윗덩이 하나가 골밑에 있는 것처럼 사람의 힘으로는 막을 길이 없었습니다. 샤킬이 공격 리바운드를 잡았다? 차라리 얼른 피해주는게 선수 생명을 지속시키는 길입니다. 다섯 명이 한꺼번에 막아도 골밑에서 공을 잡은 샤킬은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다섯명 사이를 비집고 그들을 다 튕겨내버리며 덩크를 꽂던 선수가 샤킬이었으니까요.
그 때문에 샤킬은 우승의 보증수표였습니다. 샤킬 일신의 일대일 능력만 최강인게 아닙니다. 그 때문에 레이커스에게 파생되는 효과는 엄청납니다. 샤킬에게 기본적으로 수비가 세명이 붙어야 했으니, 외곽에 나와있는 레이커스 선수들은 휑하니 빈 삼점라인에서 둥그랗게 모여앉아 쎄쎄쎄를 하고 있어도 되었습니다. 헬프가 꾸역꾸역 ^^; 들어오면 바로 샤킬 특유의 킥아웃이 나가고 삼점라인에서 혼자 놀고 있던 글렌 라이스와 데릭 피셔, 코비 브라이언트는 냅다 받아 삼점을 꽂아넣어버렸죠. 센터의 농구가 왜 최고인가를 홀몸으로 다 보여줬습니다. 트윈타워? 필요없습니다. 샤킬 하나로 트윈타워 데리고 놀면서 스윕했지요. 샤킬 하나만으로도 골밑은 끝!
더블팀만 붙여서 샤킬을 20점 중반으로 막았다? 엄청난 수비력을 가진 팀입니다. 기본이 트리플팀인 선수는 역사상 샤킬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선수가 늙었습니다.
사람이 늙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너무 빨리 시들고 있습니다.
샤킬이 하향세를 그리기 시작하던 것은 04 시즌부터였습니다. 이상하게 샤킬의 스피드가 1년 전보다 느려진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점프도 낮아져서 블락이 그리 위협적이지가 않습니다. 예전같으면 상대편 가드는 골밑에 있는 노란 유니폼 입은 태산이 무서워 골밑돌파를 안했으나 그때부터 맘놓고 골밑으로 치닫기 시작합니다.
05 시즌엔 마이애미로 와서 '확실한' 기량 저하를 마음껏 보여주었습니다. 느려졌습니다. 느려지고 탄력이 없어지다보니 예전같은 그의 주특기 '블랙 토네이도' 를 못 쓰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샤킬이 일대일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거라곤? 포스트업 하다가 팔꿈치로 수비수 치우면서 훅샷. 그것도 예전같은 훅샷이 아니라 풋내기 훅샷. 안들어가면 그만입니다. 천하장사 샤킬이 힘까지 떨어졌습니다. 지난 플옵에서 캠벨이 샤킬의 포스트업에 꿈쩍도 안하는 것을 보고 저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저거 정말 샤킬 맞아? 하고요. 캠벨이 힘이 좋고 안좋고는 얘기 할것도 없습니다. 상대는 샤킬입니다! 캠벨보다 더 강한 수비수를 저만큼 밀어 튕겨내버리던 그 샤킬입니다.
06 시즌은 더욱더 기량이 저하되고 있습니다. 이젠 코트를 지배하던 초강력 울트라 슈퍼맨이 아닙니다. 그냥 A급 센터가 되었습니다. 아직까지도 꾸준히 더블팀을 끌어올 수준까지는 됩니다. 하지만 이번 빅벤이 일대일 대결에서 안 밀리고 아예 블락까지 해버리는 모습을 보면 역시 영원한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젠 빅벤이나 캠비, 혹은 야오밍까지도 샤킬을 일대일로 막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느리고 낮습니다. 몸집만 여전히 무지하게 커서 이젠 몸빵농구를 하는 선수가 되었습니다.
첫댓글 샤크가 고작(?) 34세의 나이에 이렇게 빨리 시들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정말 최전성기때의 샤크는 그 누구도 못막았죠. 무톰보도 나가 자빠질 저도였으니.. 이제 샤크도 추억의 선수가 되는것인가..
나이를 먹는건 어쩔수 없죠... 그래도 나름대로 26득점 해준 경기를 보고 나오는 반응이니..-_-;; 샥이 정말 대단하긴 한듯
빅벤이 명함도 못내밀거라는건 좀... 충분히 비교할만한데요...
제가봐도 당시 센터들의 수비력에는 안될것 같습니다만...빅벤이 그시대에 있었다면 올해의 수비수 1번이라도 받을지 의문이네요...역대 블락1위 하킴과 제독,모닝,무톰보...유잉조차 이들 때문에 수비 퍼스트팀에 뽑힌적이 없는데...신장대비 수비야 빅벤에게 백번 칭찬해도 모자라지만...
어디가 어떻게 비교할만한가를 말씀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센터의 수비라면 포지셔닝과 대인방어, 블락, 가드돌파차단, 도움수비, 수비리바운드가 있는데 이 중 어느 하나라도 무톰보와 다른 센터들에 떨어지지 않는가를 설명해주셨으면 합니다. 과연 디펜시브 세컨팀이나 한번이라도 들었을까요?
님이말하신 가드돌파차단 그리고 도움수비등은 벤이 더 나아보이는데요 스틸능력도 그렇고...그리고 리바도 절대 안밀리는데요 님은 너무 90년대 우월주의를 생각하시는게 아니신지...
90년대 우월주의 하나도 없구요. ^^; 나은 것을 낫다고 말할 뿐입니다. 빅벤이 그들보다 나은 것은 스틸 하나라고 봅니다. 블락 개수(블락은 가드돌파를 차단하는 최고의 방안이죠) 부터가 비교자체가 안 되고, 수비리바운드도 앞서고, 제가 볼때는 대인방어도 90년대 그네들이 더 좋은것 같은데요.
스틸도 뭐 올라주원한테는 안되겠지만 제가 경기를 둘 다 봤지만 빅벤도 충분히 알아주만하다. 이 점을 말하고싶어서...ㅎㅎ
빅벤은 2000년대 최고의 수비수이고 그가 또아리틀고 있는 골밑은 언제나 듬직합니다. ^^ 벤을 폄하하는건 아닙니다.
빅벤이 하킴, 무톰보, 모닝보다 뛰어난 수비수라는 생각은 잘 안되네요...이들은 골밑이 전쟁터일때 최고 수비였고 더군다나 하킴과 모닝은 공격도 뛰어나죠 공격 그정도 하면서 수비도 그 정도 한다는건 더 힘듭니다 빅벤은 수비만(!!) 하지만요...이것도 차이라고 봅니다
샤크가 전성기였다면 디트로이트 인사이드는 난리도 아니었겠죠....딱 2000년 시절 샤크면...
전성기적 샤크는 ㄷㄷㄷ 골밑에서 3명 4명이 막아도 다 튕겨내고 그냥 덩크 꽂아 버리죠 그덩치에 그순간 스피드란 흠 비교를하자면 전성기적의 호나우도와 비교되지않을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슬프다.
아~ 정말 샤크의 골밑때문에 농구를 보았는데 이러다 몇년후에 nba보는 사람이 겨우 저정도가지고 공룡센터라고 말할까 무섭네요 ㅡㅡ.
3년 후에 새내기 센터에게 농락당하진 않을까 걱정입니다. 이젠 저메인 오닐에게도 쩔쩔매던데요. 아.. 샤크가 다른 센터한테 지는 꼴은 차마 보기 싫습니다.
정말 필라델피아가 무톰보를 데려와서 승률 70%에 동부를 평정하고 기껏결승올라갔더니 완전 샤크앞에서는 그냥 일방적으로 얻어맞는 ㅜㅜ
무톰보가 파이널에서 샼을 만났을때의 나이가 30대중반이엇던걸로 기억하는데 호크스 시절 무톰보라면 그렇게 까지 광광당하지 않았겠죠
과연 전성기의 무톰보라고 샤크를 어느 정도라도 막을 수 있을까요? 로빈슨 + 던컨의 트윈 타워도 혼자 박살냈었는데...
신인 땐 하킴에게 약간 고전하는 듯 하더니..레이커스로 와선 공 수 양면에서 최고였죠 ㅠ
게다가 그들 (하킴, 유잉, 로빈슨, 모닝 & 샤크)은 공격할거 다 하고 여전히 남아있는 체력으로 수비를 그만큼 해낸거죠. 빅벤이 공격에 더 치중했다면 이정도 수비를 할수 있었을까요?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저도 빅벤 광팬입니다. 다만 여러가지 방식으로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잇단 이야기입니다)
암튼...인간이란 샤크던 무텀보던 빅벤이던 가장 힘이 넘칠 때가 있는것이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자기 자리를 뒤에 올라오는 인물에게 넘겨야 할 정도로 체력적으로 떨어질 때가 있는거지요. 그들 본인들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일겁니다. 처음엔 저항하려 애쓰겠지만. 그러나 '위대함'은 변치않습니다.
모닝이고 이브닝이고....휑하니 빈 삼점라인에서 둥그랗게 모여앉아 쎄쎄쎄ㅋㅋㅋㅋ 너무 글을 재밌게 쓰시네요~ㅋㅋㅋ
ㅋㅋ감사 ^^;;
비단 빅벤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에게 해당하는게 아닐련지요. 만약 매직 존슨이 에이즈로 은퇴안하고 계속 뛰었으면 조던의 3연패, 3연패가 가능했을지? 라는 말도 있고요. 어차피 이런것은 의미없다고 봅니다...
헐.. 솔직히 레이커스 파이널 패할당시도 빅벤이 혼자는 못막앗는데 ㅡㅡ..라쉬드랑 더블로 막아서 그나마 20득점 한거 아니엿나 ㅡㅡ..
맞습니다. 더블팁으로 막았죠. 그땐 샤크가 이제 더블팁으로도 막을수 있다면서 노쇠화가 어쩌니 저쩌니 했죠 -_-;;
물론, 빅벤이 샤크를 혼자 못막은것 사실이지만 팀이 승리를 했다는게 가장 중요하겠죠?
if...........끝도없죠. 엄연히 조건이 다른데
'무톰보가 누구지?' 진짜 공감 가네요. 예전에 샤크는 샤크 그 자체였는데, 지금은 샤크=리그 No.1센터정도로 떨어지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