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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름은 '크루세이더 킹즈3' 입니다.
중세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각종 중상모략과 전쟁, 기행의 극치를 보여주는 남자의 게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죠.
곧 한국, 중국, 일본, 캄보디아 등 아시아 국가의 팩션들을 다루는 DLC가 나옵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훨씬 전의 개발노트로 공개된 장면인데 고려 장수가 중국식 산문갑을 입고있는 모습이 있었습니다.
고려도 투구나 갑옷의 일부 장식에서 중국, 그 당시의 송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게 정설입니다만
산문갑과 관련된 기록화, 착용 기록들은 중국만 존재하지 그 당시의 고려에 있는 건 아니었거든요.
(물론 그 이후에도 한국에서 산문갑 자체를 착용한 적은 전혀 없고요.)
그래도 베타 테스트니까 나중에나마 개선이 이뤄지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후 공개된 개발노트로 복식 연구과정에서 한국식 복식도 따로 차이점을 둬 연구중이라 다행이었지만
서양측 개발사라 그런지 중국 복식과 다르다는 분류를 애초에 상정하지 않았단 게 좀 아쉽기도 했습니다.
물론 관복, 공복, 예복은 당시에 중국으로부터 도입했으니 중국과 똑같이 가도 상관은 없기는 합니다만
일상 생활복, 특히 전쟁의 장구류들은 완전히 똑같은 것은 아니라 이 차이도 반영하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발매를 얼마 안 남긴 최근 시연영상에서...
이름과 직책보면 당연하게도 고려 관리입니다.
그런데 갑옷을 보니 산문갑 그대로네요?????
거기다 귀부인 복식은 왜 가슴이 트인 당나라 복식이지?????
일상복식도 당풍이 성행한 통일신라 시대나 후삼국 초기 때라면 모르겠지만,
고려는 일상복식에서만큼은 다시 상하분리형 북방식 의복으로 돌아갔는데...
이게 역사적으로 내가 알고 있는 고려 귀부인의 일상복식일텐데...
그렇다고 중국과 일본 고증도 대충했느냐?...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서구권 입장에서 제일 잘 팔리는 동양적 소재를 가진 나라들인데
(그런데 패독사의 게임 구매를 하는 비중은 우리가 더 많은데 이런 푸대접은 말이 되냐...)
물론 고려의 의상과 관련된 사료가 적기는 하더라도 이렇게 대충 만들 정도는 아닙니다.
한편으로 조금 염려되는 점은 요새는 적어졌다 해도 한국을 중국의 아류문화로 보는 시각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정보부족에서 벌어진 문제로 단순 치부하자니... 무의식적 수용으로 생기는 이미지 인식의 오류는 치명적입니다.
그래서 어쨌든간 이대로는 안 되겠다 여겼습니다.
먼저 게임 내 전쟁 시스템에 UI로 활용될 고려의 갑주 의상부터 개선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위와 같은 자료들을 다음에 첨부할 사진에서의 내용과 같이 공식 포럼에 첫 번째로 올렸습니다.
(비얌 님께는 허락을 맡았고, 우용곡 님께는 허락을 요청하고 포럼 링크를 우용곡 님 블로그에 남겼습니다.)
마찬가지로 고려 귀부인에 대한 의상도 일단은 원작자인 글림자 님께 허락을 요청한 상태에서
대표자료로 인용했습니다.
- 크킹 3 포럼 링크 -
I have something to say about Korean armor.
Historically, Korea fought numerous wars not only with China, but also with the nomadic empires and tribes. (The Korean dynasty primarily featured in the game, Koryeo, fought a long war with the Khitan from 993 to 1019, the massive conquest of the Jurchen from 1104 to 1109, and a long war with the Mongol Empire from 1231 to 1273.)
Therefore, while some of the armor's decorations resemble those of contemporary China(especially the Song Dynasty), the overall frame follows the northern style of one-piece armor(lamellar armor). I hope you'll reflect this in your content.
The first four attached photos are Koryeo Dynasty reliefs discovered in the Five-story stone pagoda at the Gaesimsa Temple Site in Yecheon, Gyeongsangbuk-do, South Korea. The helmet's shape and decorations resemble those of Song Dynasty China, but the armor appears to follow the style of a one-piece armor.
And the next attached photos are of Koryeo Dynasty armor drawn by '비얌(Biyam, sjhsh352)' and '우용곡(Woo_yong_gok, dndudwp99)' based on this relief and other historical records. they mentioned that they also drew the armor with reference to the ⟪Koryeo Dogyeong(고려도경, 高麗圖經)⟫ by Xu Jing(徐兢, 1091-1153), a diplomat of the Song Dynasty of China at the time.
* The original name of ⟪Koryeo Dogyeong⟫ is 《宣和奉使高麗圖經》
* By the way, the name of the country 'Korea' originates from 'Koryeo'. So, instead of writing it as 'Goryeo', I wrote it as 'Koryeo'.
(Sure, the closest pronunciation to the original Korean pronunciation would be 'Goryeo'. )
- 해석 -
한국의 갑옷에 대해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한국은 중국뿐만 아니라 유목 제국 및 부족들과도 수많은 전쟁을 치렀습니다. (게임에 주로 등장하는 고려는 993년부터 1019년까지 거란과, 1104년부터 1109년까지 여진족을 대대적으로 정복했으며, 1231년부터 1273년까지는 몽골 제국과 오랜 전쟁을 치렀습니다.)
따라서 갑옷의 일부 장식은 당대 중국(특히 송나라)의 장식과 유사하지만, 전체적인 틀은 북방의 일체형 갑옷(층상 갑옷-찰갑[札甲])을 따릅니다. 콘텐츠에 이러한 점을 반영해 주시기 바랍니다.
첨부된 처음 네 장의 사진은 경상북도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에서 발견된 고려 시대 부조입니다. 투구의 모양과 장식은 중국 송나라의 투구와 유사하지만, 갑옷은 일체형 갑옷의 형태를 따르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첨부된 사진은 '비얌(Biyam, sjhsh352)' 과 '우용곡(Woo_yong_gok, dndudwp99)' 이 이 부조와 다른 사료를 바탕으로 그린 고려 갑옷입니다. 그들은 당시 중국 송나라의 외교관이었던 서긍(徐兢, 1091-1153)의 ⟪고려도경(高麗圖經)⟫도 참고하여 갑옷을 그렸다고 언급했습니다.
* ⟪고려도경⟫의 원래 명칭은 《宣和奉使高麗圖經(선화봉사고려도경)》입니다.
* 참고로, '코리아(Korea)'라는 나라 이름은 '고려(Koryeo)'에서 유래했습니다. 그래서 'Goryeo' 라고 쓰지 않고 'Koryeo' 라고 썼습니다.
(물론, 원래 한국어 발음에 가장 가까운 발음은 'Goryeo' 겠지만요.)
I also have something to be said about the wear of Koryeo noblewomen.
The open-breasted clothing, the everyday wear of Tang Dynasty noblewomen, likely became popular during the Unified Silla period or the Late Three Kingdoms period.
However, the everyday wear of Koryeo noblewomen reverted to the northern style, with collars covering the entire chest and separate tops and bottoms. I hope you understand this.
[이미지 파일] Koryeo Noble-Lady(early).png ◀ 텍스트랑 구분하려고 써 놓은 겁니다. 링크 아니니 누르지 마세요.
This is the everyday wear of noblewomen in the early Koryeo period.(authored by Glimja)
[이미지 파일] Koryeo Noble-Lady(late).png
This is the everyday wear of noblewomen in the late Koryeo period.(authored by Glimja)
These wears are also continued in the wears of noble women in the early Joseon Dynasty.
*** Mongsu was also used as going-out clothing in the late Koryeo
[이미지 파일] 하연부인 이씨.jpg
This image cited as a source is a portrait of Lady Lee(이씨부인, 李氏夫人), wife of Ha Yeon(하연, 河演),
a noblewoman from the late Koryeo and early Joseon Dynasties.
[이미지 파일] 하연부인 이씨 모델.png
Modeled by Lady Lee, wife of Ha Yeon
[이미지 파일] 조반부인 이씨.jpg
This image cited as a source is a portrait of Lady Lee(이씨부인, 李氏夫人), wife of Jo Ban(조반, 趙胖),
a noblewoman from the late Koryeo and early Joseon Dynasties.
[이미지 파일] 조반부인 이씨 모델.png
Modeled by Lady Lee, wife of Jo Ban
- 해석 -
고려 귀부인들의 옷차림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습니다.
당나라 귀부인들의 평상복이었던 가슴이 트인 옷은 통일신라시대나 후삼국시대에 유행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고려 귀부인들의 평상복은 북방식으로 회귀해 가슴 전체를 덮는 깃과, 상하의가 분리된 형태였습니다. 이 점 알아주시길 바립니다.
[이미지 파일] Koryeo Noble-Lady(early).png ◀ 텍스트랑 구분하려고 써 놓은 겁니다. 링크 아니니 누르지 마세요.
고려 초기 귀부인들의 평상복입니다. (글림자 작성)
[이미지 파일] Koryeo Noble-Lady(late).png
고려 후기 귀부인들의 평상복입니다. (글림자 작성)
이러한 형태는 조선 초기 귀부인들의 평상복에도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 몽수는 고려말에도 외출복으로 활용되었습니다.
[이미지 파일] 하연부인 이씨.jpg
출처로 인용된 이 이미지는 하연(河演)의 아내, 이씨부인(伊氏夫人)의 초상화입니다.
고려말과 조선초의 귀족 여성입니다.
[이미지 파일] 하연부인 이씨 모델.png
모델은 하연의 아내 이씨부인
[이미지 파일] 조반부인 이씨.jpg
출처로 인용된 이 이미지는 조반(趙胖)의 아내, 이씨부인(李氏夫人)의 초상화입니다.
고려말과 조선초의 귀족 여성입니다.
[이미지 파일] 조반부인 이씨 모델.png
모델은 조반의 아내 이씨부인
근데 생각해보니 867년 시작 시나리오엔 발해도 있네...;;;
I don't know how you would have depicted Balhae in the 867 scenario, but I have something I'd like to discuss.
First of all, Balhae attributed its legitimacy to Koguryeo.
For example, in a diplomatic document sent to Japan, the king of Balhae referred to himself as the "King of Koryeo." This signifies his intention to inherit the predecessor dynasty by using its official title. (A Koguryeo stele discovered in Chungju, North Chungcheong Province, shows that Koguryeo officially calls itself "Koryeo-高麗." The historical records of the Sui and Tang dynasties, contemporary with Koguryeo, also record Koguryeo as "Koryeo.")
The official title "Koryeo" used by "Koguryeo" was inherited by Balhae and later by Koryeo, which unified the Late Three Kingdoms. This became the identity symbolizing the present day Korea, known as "Korea." Just as Koguryeo is undoubtedly a nation in Korean history, Balhae can also be said to share the same genealogy with Koguryeo.
Beyond the recognition of historical continuity, there are traces that demonstrate Balhae's place in Korean history.
While its administrative system adopted the Three Departments and Six Ministries system of the Tang Dynasty in China, the independent names of its departments demonstrate Balhae's unique political identity. Regarding lifestyles, traces of housing show the "ondol" (Korean traditional heating system) structure, a type of domestic structure found in the Korean Peninsula and Manchuria. Furthermore, the people of Unified Silla at the time referred to Balhae as "Bukguk" (Northern Kingdom), perceiving it as a single nation with shared characteristics. (Of course, the official academic term "Nambukguk" [Southern and Northern Kingdom] was coined by the Joseon scholar Yu Deuk-gong.)
Based on this, I suggest that when studying Balhae clothing, consider basing your research on the clothing found in Koguryeo murals. Since Balhae controlled the entire territory of Koguryeo, it took into account the climate and customs that, like Koguryeo, placed a high value on hunting activities. (Of course, it's also important to consider its close political and diplomatic exchanges with China.)
I will attach some representative examples of the illustrations.
These illustrations were drawn by '우용곡(Woo_yong_gok, dndudwp99)'.
*** I'm sorry I couldn't provide a translation.
Since the description is in Korean, I hope Google Translate will be helpful.
- 해석(이건 이미지 파일 해석 없이 본문만 올릴게요.) -
867년 시나리오에서 발해에 대해 어떻게 묘사하셨을지는 모르지만, 말씀 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먼저, 발해는 스스로 그 정통성을 고구려에 두었습니다.
일본에 보낸 외교문서에 발해의 국왕은 스스로를 '고려의 국왕' 이라 표현했다는 점을 그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는 전신 왕조의 공식적 국호를 사용함으로써 그 계승의지를 드러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충청북도 충주시에서 발견된 고구려의 비석에서 고구려는 공식적으로 자신들의 국호를 '고려-高麗' 라 하고 있습니다. 고구려와 동시대의 중국왕조인 수와 당의 역사서에서도 고구려를 '고려' 라 기록합니다.)
'고구려' 가 사용한 '고려' 라는 공식적 국호는 발해와 이후 후삼국을 통일하는 고려가 계승하였고, 이는 'Korea' 로 알려진 현재의 한국을 상징하는 정체성이 되었습니다. 이렇듯 '고구려' 가 의심의 여지없는 한국사의 국가이듯, 발해도 마찬가지로 고구려와 같은 한국사의 계보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역사적인 계승인식 뿐만 아니라 발해가 한국사의 영역임을 보여주는 흔적들이 있습니다. 먼저 행정체계에서 중국 당 왕조의 3성 6부제를 도입하면서도, 부서의 독립적인 이름은 발해만의 정치적인 독자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생활사적인 측면은 주거의 흔적에서 한반도와 만주 지역에서 발견되는 가택구조인 '온돌' 의 구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당시대의 통일신라 사람들은 발해를 '북국'이라 부르며 본인들과 공통된 특성이 있는 하나의 국가로 인식했습니다.(물론 공식적인 학계 용어로 '남북국' 을 등장시킨 건 조선의 학자 유득공이지만요.)
이러한 점에 기반하여 제안을 드리자면, 발해의 의상을 연구할 때 고구려의 벽화에서 볼 수 있는 의상들에 기반하여 구상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을 해 봅니다. 발해가 고구려의 영토를 그대로 지배했던 만큼 고구려처럼 기후와 풍습상 수렵 활동이 중시되었던 특성을 고려해서 말입니다.(물론 정치-외교적인 부분에서 중국과의 교류도 밀접했다는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그림 예시들을 첨부하겠습니다.
이 그림들은 '우용곡(Woo_yong_gok, dndudwp99)' 님이 그렸습니다.
*** 번역을 제공할 수 없어 죄송합니다.
설명이 한국어로 되어 있으니 Google Translate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피드백을 이렇게 올렸긴 했는데 혹시 부족한 표현들이 있으면 수정사항 좀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 게임 콘텐츠를 즐기는 분들이 계신다면 저 글들에도 좋은 반응을 남겨주시길 바랍니다.
그래야 빠른 시일 안에 개발진들도 응답할 테니까요.(추가 DLC 발매든, 사후 패치든 간에...)
참고로 저 포럼 게시판에서 # 185, # 193, # 194 이 3개의 피드로 작성된 글들이 제 게시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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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와 대단하십니다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제작진들의 빠른 피드백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김구선생님 이제 게임도 이렇게 고증을 잘합니다
저건 한국 팩션이 고증 개판이라서 제가 저렇게 개선 좀 해달라고 게임사 포럼에 올린 겁니다... ㅠㅠ
@서초패왕 항우 아....ㅠㅠ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 있었군요ㅠ
보고 쟤네들이 참고 해서 수정했으면 좋겠네요
와 너무 존경스럽습니다. 지적해 주신 부분들이 얼른 반영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꼭 바뀌었으면 좋겠네요
나올때 좀 걱정을 했던 부분인데
정말 수정해줬으면 좋겠네요.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빨리 구체적으로 개선을 한다는 소식들이 들렸으면 좋겠습니다.
게임과 관련된 내용, 의상고증에 관한 내용은 얼마든지 환영합니다.
와ㄷㄷ 역사지킴이
어떤겜이었던가
발해 나오는데 연해주쪽에 여진 따로있는데 중경 일대였나 아무튼 가운데 발해 영토 구멍처럼 여진이 먹은데도 있어요
심지어 말갈이라고 안하고 여진이라고 했던걸로 기억
그것도 아마 크킹일 겁니다. 근데 그 이미지는 1066년 시작 시나리오로 해서 1100년대까지 흘러간 거라 그 당시 생각해보면 발해 부흥운동도 실제로 진행되고 있었고 말갈도 여진으로 명맥이 변경된 거라 고증상 틀린 건 아닙니다.
진졍한 애국자.. 능력이 이렇게 쓰여야죠 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