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 노래하며 흔들리는 관광버스를 탔다.
거기에는 사랑하는 친구도 있고, 떡도 있고, 옥수수도 있고,
술도 있고, 음료수도 있고, 밥도 있고, 상추도 있고, 고추도 있고...
없는것 빼고 다 있었었다.
태순이는 옥수수를 좋아했고,
영희는 술을 좋아했다.
정순이는 고추를 좋아했다.
노래하는 관광버스가 달리다 멈춘곳이
정동진 앞바다였다.
정동진 앞바다의 검푸른 물결은 현실을 삼키고
추억을 토해냈다.
바람이 나에 머리를 세차게 날리니 나는 어지러웠다.
나는 내가 누구인지 잘 모르겠다.
그저 개구장이 내 친구들이 내 옆에서 장난을 칠 뿐이다.
바다가 말했다.
너는 아내도 아니고 엄마도 아니고 초등학교에서
수학여행온 학생이라 말해 주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철부지 어린아이였다.
모래사장을 이리 뛰고 저리뛰고 사진도 찍고
바닷물도 찍어 맛을 보았다.
바다물은 짰다. 누가 소금을 풀었을까?
나는 신기하고 궁금한게 많았다.
나는 바다에게 물어보았다.
그런데 저 산위에 배가 왜 있니?
바다가 말했다.
응, 사공이 많아서 배가 산위로 올라갔어.
응, 그렇구나.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위로 올라가는 구나.
그런데 바다야.
우리 버스에 사공이 스무명이 있는데 우린 어디로 가야하니?
바다가 또 말했다.
그거야 환선굴 속으로 가야지.
응, 그렇구나.
그러면 다음기회에 사십여명의 사공들이 버스타고 달리면
어데로 가는거니?
그땐 은하철도 999 바꾸어타고 하늘을 날아야지.
응, 그렇구나.
바다가 또 부러운듯이 말했다.
넌 친구가 많아서 좋겠다.
야! 바다야 너는 소금 친구 때문에 늘 변하지않아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주잖니?
첫댓글 15회가 정동진 삼척 환선굴 다녀온 기행문이 올시다.
어린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았으면 아름다운것만 보셨겠네요 기행문을 동화처럼 쓰셨네요 봄날 하루가 행복하셨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