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회를 일주일 앞둔 주말인데 금요일부터 연속으로 체력을 소진하며 지냈으니 수년전 서브3를 목표로 운동하던 때와는 여러가지로 비교가 된다.
금요일엔 내려오자마자 금성장례식장으로 걸어가 종현이 모친상가에서 어제의 용사들을 만나 자정을 훌쩍 넘겨가며 시간을 보냈고 토요일엔 기껏 너댓시간 자고 일어나 8Km조깅하고 아침을 먹은 뒤엔 동영상 제작에 너댓시간을 훌쩍, 그리고 바로 점심도 거른채 정읍으로 가서 처제네 가게 전기공사, 또다시 태인으로 옮겨가서 밭일에...
일요일 낮까지 밭에서 머물다가 전주로 돌아오니 몸은 수면부족과 피로로 엉망이 되어 있다.
말리를 위해 잠시 낮잠을 자고 (안방이 아닌 다른방에서 잘때는 녀석이 끼어들어서 함께) 해가 질 무렵에 지하 헬스장으로 내려간다.
미세먼지 농도가 위험을 가리키고 있다니 노천을 달리는 것도 내키지가 않고 어차피 실내는 그저 그렇게 공기가 나쁜상태니...
런닝머신이 1시간만 돌아가도록 세팅이 되어 있으니 그 이상을 뛰려면 기계를 옮기던지 다시 세팅을 하는 방법을 써야 하는데 일단 먼저 올라간 기계에서 천천히 4Km남짓을 달리며 워밍업을 해주고 화장실을 다녀온 다음에 다른 기계에서 본운동을 개시한다.
13.1Km/h로 시작해 매 5분마다 속도를 한단계씩 올려가며 14.5Km/h가 될때까지 총 10Km를 가속하며 밀어보는 것인데 동아대회를 위해 가능한 힘이 덜 들어가는 자세에 신경을 집중.
10Km를 44:05에 마치고 이후엔 2Km 남짓을 쿨링다운 조깅, 총 16km 남짓을 1시간30분간 달리고 마무리.
운동을 하는 동안 알파고와 이세돌의 4차전 대국이 생중계 되고 있었는데 소리는 들을수 없었지만 결정적인 순간, 아직 둘 곳이 많은 것 같은데 갑자기 심판들이 자리를 차고 일어나고 경기가 종료가 된다.
알파고 모니터에는 메세지 팝업창이 떠 있던데 좀 뒤에 자막으로 나오는걸 보니 그게 돌을 던진 것이라고... 드디어 인류대표가 귀중한 1승을 차지했단다.
바둑을 전혀 모르지만 이 대국이 던지는 역사적인 의미는 아주 크기 때문에 대단한 관심사였는데 얼떨결에 그 순간을 지켜보게 된 것.
이후에는 EBS에서 세계문화기행 태국 치앙라이편을 보내주는걸 연속으로 보게 되는데 역시 소리는 듣지 못하지만 아름다운 풍광에 감탄하며 단조로운 제자리 달리기의 지루함을 덜게 되었다.
몸무게는 67.0Kg
달리고 난 다음이라 땀이 많이 빠졌음을 감안하면 역시나 뱃속에 남아있는 것이 많다는 얘기.
여기저기서 산이를 위해 만든 16년 동영상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는데 내가 반복해서 돌려봐도 역시나 감회가 새롭고 감동이 계속된다.
어쩌면 이런 감동을 잊고 또 잃고 살아왔던 것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