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빚 갚는 중입니다.
어제 친구들과 대화중에 무심코 들은 말이
자꾸만 걸려 오늘은 그 이야기 하려 합니다.
친구의 친정 노모님이 계신데
7남매가 서로 못 모실 환경이라고 버티다
각자 한 달씩 돌아가면서 모시니 환경이 바뀔 때만다
치매끼가 더 많아지고 힘들어 하신답니다.
이 말을 들으면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제가 친구인 딸도 알고 어머니도 알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단지 친구 집안의 문제만이 아닌
이즈음의 우리 현실이라는 관점에서
잘못되어 가고 있는 계산법이 안타까워서 일 것입니다.
"다 똑 같은 자식인데 왜 나만 희생 해' 란 단어가
그들을 그런 지경에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다 똑 같은 자식인데
왜 나만 어머니의 희생에 대한 빚을 안 갚냐' 라고
생각을 하면 서로 모시려고 할 텐데 말입니다.
부모의 희생으로 우리의 현재가 있고 내 후손이 있으매
이제는 우리가 확실히 갚아야 할 때임을
왜 모르는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제 친구나 지인들이 제게 쉽게 말합니다.
"넌 천당 갈 거야"
"넌 복 받을 거야"
그러면 저는 좋아라 웃으며 하는 말
"그럼 울 아버님 좀 꿔 줄까?ㅎㅎ" 합니다.
단지 불편하신 어른을 모시고 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제가 그런 좋은 인사를 받으니 정말 복을 받는 것은 사실입니다.
사실 요즈음 영악한 잣대로 보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저의 아둔한 잣대로 보면 당연한 일이니
그런 표현을 들을 때마다 양심이 찔끔 찔끔합니다.
왜냐하면 남들이 생각하는 만큼 제가 시어른께 잘 해드리지
못하고 살고 있다는 양심 때문이랍니다.
단지 불편하신 시어른께서 늘 부족한 며느리지만
사랑의 눈으로 봐주시고 믿어주시고 이끌어 주시니
시어른 슬하에서 이만큼이나마 잘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지 제가 남 보기에 편안함과 불평이 없는 이유를
굳이 말한다면 어차피 벗을 수 없는 것이라면
그 자체를 공유하며 즐기며 살자는 제 철학이 있어서 그럴 겁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있다면 불법을 통해서
"그 모습이 내 모습임을 일찌감치 알았기 때문일 겁니다."
환자를 모시는 분들이 자기 혼자만 희생하기 싫어서
한 달에 한 번씩 돌아가면서 모신다고 쳐 봅시다.
영악한 계산으로는 딱 맞는지 모르지만
정신적으로 얼마나 황폐한 일이 되는지요.
환자가 자기를 좋아서 서로 모시는 것도 귀찮을 판국에
자기가 싫어서 여기저기로 옮기는 줄 뻔히 안다면
입장 바꿔 그 당사자가 본인이라면 아마도 자살하고 싶을 겁니다.
그런고로 바로 머지않아 다가 올 내 모습임을 자각했으면 합니다.
환자들의 마음은 안락해도 죽음의 그림자에 눌려서
늘 불안하고 초조한 법인데 말입니다.
그저 우리님들 작금의 급변하는 시대에
자기를 내세우기 위한 공부만 많이 하시지 말고
지혜의 눈이 뜨여 행 할 수 있는 공부를 하시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억만 장자도 죽고 도인도 죽고 성직자도 죽으면 다 똑 같은 모습.
마음 한자리 잘 챙겨서 너도 좋고 나도 좋고
둥글고 둥글게 효심 한 자락 키우는 날이면 싶어서
이렇게 길게 주절 주절 하고 갑니다..
말 못하는 시어른도 치매 걸린 친정모도
바라보고 불러 볼 수 있을 때
행복임을 알면 행복이요 축복입니다.
내가 희생이 아니고 부모의 희생을 갚는 중임을
아는 선남선녀이시길 빌어 봅니다.
2005. 4. 11
다경 _ () _
출처 : 염화실
첫댓글 나무이미타불 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