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거주하는 한국인과 조선족은 각각 조선족이나 재중 한국인보다 한족에게 더 긍정적인 인상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는 오는 21일 열리는 한인 디아스포라 국제학술대회에서 고려대의 윤인진 교수와 이윤경 박사과정생이 발표할 논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윤인진 교수와 이윤경 박사과정생은 베이징 왕징 코리아타운에 거주하는 한인과 조선족 100명씩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심층면접 결과를 바탕으로 이같은 결론을 얻었다.
응답자들이 한국인, 조선족, 한족에 대해 느끼는 인식의 긍정적 정도를 백분율로 표시한 결과 조선족에 대한 한국인의 긍정 인식 정도는 28.2%. 한족에 대한 긍정 정도는 38.0%로 나타났다. 조선족의 경우에도 한국인과 한족에 대한 긍정 정도는 각각 46.3%, 56.3%로 나타나 한족에 더 호감을 표시했다.
보고서는 "한국인들은 조선족에 대해 대체로 무관심한 경향을 보였다"며 "생활상의 편의나 언어 소통의 편리함이 주는 이점은 언급하지만 조선족에 대해 우호적인 인식이나 감정을 지닌 사례는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국인에 대한 조선족의 인식이 조선족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보다 우호적으로 나타나긴 했어도 심층면접 조사에서는 부정적 사례가 많았다.
연구진은 "심층면접 결과 설문을 통해 나타난 인식의 긍정 정도가 다소 과장됐음을 알 수 있었다"며 "한 조선족 할머니는 설문에서 긍정적으로 답변했으나 심층면접에서는 한국인의 비인간적인 처사에 분개했다"고 소개했다.
한국인과 조선족의 사회적 관계를 살펴본 문항에서도 한국인은 ▲조언자적 ▲정서적 ▲경제적 ▲생활편의 ▲사회활동 등 5개 문항에서 모두 조선족보다는 한족과 더 빈번한 관계를 맺었다. 조선족 역시 한족과의 관계 빈도가 한국인과의 관계보다 갑절 이상 높았다.
연구자들은 "코리아타운으로의 이주 초기 한국인과 조선족이 형성했던 경제적 공생관계는 시간이 지나면서 약화됐고 서로 부정적인 인식이 쌓여갔다"며 "두 집단의 공존을 위해서는 상호간의 차이가 부정적으로 인식되지 않도록 새로운 관계 맺기를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인 디아스포라 연구 국제학술대회는 고려대 한인디아스포라 연구 중앙허브사업단과 동덕여대 재중한인 디아스포라 연구사업단·청암대 재일코리안연구소·동국대 재러한인 연구사업단 공동 주최로 21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고려대 청산MK문화관에서 열린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