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청약시장이 좀처럼 얼음 속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대상이 아닌 아파트는 계약과 동시에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고, 대출 가능 금액도 총부채상환비율(DTI) 제한없이 종전 40%에서 60%로 확대됐지만 최근 공급된 아파트들이 일제히 미달사태를 빚고 있다.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침체에 따른 집값 하락에 대한 공포가 점점 커지고 있는데다 분양권 전매 허용으로 분양가보다 싼 급매물이 나오면서 신규 청약에 대한 매력이 줄어든 때문이다.
24일 금융결제원과 국민은행에 따르면 정부가 서울, 수도권 지역의 상당수를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에서 해제하기로 한 '10.21 건설대책' 발표 이후 한달 여간 분양된 전국 28개 단지 가운데 인천 청라지구 호반베르디움(620가구)를 제외한 27개 아파트 단지가 순위내 미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울산시 울주군 온양읍 회야 리버, 광주시 수완지구 부영 1-2차와 하남2지구 부영 1-2차, 경북 김천 대동 다숲, 강원도 강릉 연곡 부영 등 지방의 7개 단지는 청약자가 한 명도 없는 '청약률 제로(0)' 아파트로 기록됐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가 폭락으로 여유자금이 있던 사람도 주식과 펀드에 자금이 묶여 집을 살 엄두를 못내고 있다"며 "돈이 있는 사람도 집값 하락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청약을 미루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