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기복례위인 (克己復禮爲仁)
하루에 세권이상 독서를 한다는 초등5학년 맏손자,한문학 박사 되겠다는 일념으로 5급 한자 자격증을 획득한 초등2학년,
나만 보면x자x자를 집요하게 질문하는 어찌보면 내가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은근히 기대되는 손자,아내와 나는 딸이 운전하는
차에 몸을 싣고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 한국국학진흥원을 향해 오전 8시30분 대구를 츨발했다.
날씨는 겨울답지 않게 춥지는 않지만 몹시 찌푸렸다.혹시나 눈이 살포시 와서 가는 길이 딸의 시야를 어지럽게 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수 많은 음파를 보냈다. 언뜻언뜻 저 만큼 까만 점처럼 보이는 물체는 휑하니 망나니처럼 우리 곁을 질주했다.
지난 세월 잊어버렸던 유교 문화가 깡마른 겨울 바람처럼 나의 전신을 후비파기 시작했다.
96년 전 자남(紫南)할아버지께서 세상에 던진 화두,사람사는 세상은 가고 금수(禽獸)가 판치는 세상이 올거란 무시무시한
전언들이 이명처럼 들린다.
하루가 멀다하고 눈과귀를 어지럽게 하는 실타래처럼 얽힌 세상사 이야기들,겨울방학엔 손자를 데리고 옛 선현들의 가르침을
이심전심으로 꼭 받고 싶었다.
배 속에 허기가 들 무렵,육중한 대리석으로 단장한 건물앞에 도착했다. '경(敬)의 마음으로 사람을 빚다.'라는 글귀가 도산,
산자락 바람에 떠도는 빈 배처럼 펄럭이고 있다.
권진호 국학자료실장님의 안내를 받아 우리 일행은 혈육의 끈을 잡은채 '2011,정기 기획전 도산서당 창건 450주년 특별전'앞에
섰다.실장께서는 무구(無垢)한 마음으로 역사여행을 하기 시작했다.똘망똘망한 눈망울로 퇴계선생께서 위성지학(爲聖之學)하신
경귀 설명을 초등생 손자들은 열심히 경청하는 것 같았다. 나도 선 채로 돌이되어 온 몸이 굳어지는 것을 느꼈다.
'대학 장구'(大學 章句)'성의(誠意)에 무자기(毋自欺) 즉:소위성기의자무자기야(所謂誠其意者毋自欺也) 진실 되고자 하는 사람은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다.
신기독(愼其獨) 즉:군자필신기독야(君子必愼其獨也) 군자는 반드시 홀로 있을때 삼가한다.
'논어''위정'에 '시경'에 사무사(思無邪) 즉:시삼백일언폐지왈사무사(試三百一言蔽之曰思無邪) 삼백편의 시를 한마디로 결론 짓는
다면 그것은 바로 생각에 삿됨이 없다고 하는 것이다.
'예기 禮記' 곡례 曲禮'에 무불경(毋不敬) 즉:무불경엄약사(毋不敬儼若思) 공경하지 않는 것이 없으며,엄연히 무엇을 생각하는
것처럼 한다.
퇴계선생께서는 대학장구,논어위정,예기곡례편에 나오는 상기 글귀를 서판(書板)하여 걸어두고 군자의 도를 닦았다.
나의 14대 수모제(守募齊) 선대 할아버지께서도 도산에서 퇴계선생님의 문하에서 여러해 머물면서 원목경침(圓木警枕)하셨고,
조부(자남선생)께서도 도산에서 여러달 수불석권(手不釋卷)하였으며 그후 과거를 보아 시관이 제시한 칠십량에 팔려는 경상
관찰사를 마다하고 '초시'로 초연(超然)했다. 선고(先考)께서도 선생의 유덕을 흠모(欽慕)하시어 문집에 '도산서원' 시 한수를
남겼다. 매화을 를 좋아하신 선생께서는 '사람은 사람답게 살아야한다' 것이었다.사람이 사람답게 살기위해서는 항상 반성(反省)
과 체찰(體察)을 통해 자기 자신을 관조(觀照)하면서 잘못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하였으며 지식을 가르치는것이 아닌 삶을 몸으로 가르쳤다. 공부는 벼슬이나 출세를 위한 것이 아니고,사람이 자연을 거스르지 말고,순리(順理) 사람이 살면서 지켜야 할 것
도리(道理)을 강조했다. 실장님의 따끈따끈한 기행(紀行)에 온 몸은 전류에 감전된 듯,전신을 휘감아 사위된듯하다.
주위를 살펴보니 사부작 사부작 겨울햇살은 우리가족 몰래 샐쭉 삐친 모습으로 안동호로 숨어버렸다. 밤하늘, 하나, 둘, 피어나는
별 빛을 바라보면 경'(敬)으로 인욕을 극복하여 인간의 주체성을 확립하자.
성호 이익 선생의 묘비에 수 놓은 글귀
'퇴계는 우리 조선의 선생이다'
몇번이고 되뇌이고 주어 담으면서
아내, 딸, 손자와 명지바람 부는날
동방대현 선생님을 다시 찾아 뵙고 싶다.
* 극기복례위인(克己復禮爲仁)
주석(註釋):자기를 극복하고 '예'로 돌아감이 곧 '인'이다.
예(禮)란 사양지심(辭讓之心)으로 자신을 낮춰 양보하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
인(仁) 측은지심(側隱之心)으로 윤리적 모든 덕의 기초,어짐,착함,박애(博愛) 가엾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
대구 수성구 지산1동 1270-1 보성아파트 105동301호
태양산 박 영 신 (010-3276-1234)
첫댓글 우리나라 유학 자료의 보고인 국학진흥원을 다녀오셨군요. 자기를 극복하고 '예'로 돌아감이 곧 '인'이란 말씀,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손주, 소망하시는대로 한국 한학의 대가로 우뚝서기를 기원합니다.
많이 배워 갑니다^*항상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정이 있어 이제야 올리게 됩니다.좋은 글로 만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