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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익어가는 시누이 사랑
우선자
카톡, 카톡, 까톡까톡...... 연신 울린다.
가을을 총 망라 할 수 있는 사진들 참으로 많이도 날아들 온다.
가을 풍경에 좋다는 문구는 다 넣어, 가을은 휴대폰에서 시작이다.
저 만치 멀리 간 듯 폭염을 뒤로 한 바람 맞으려 팔 벌려 하늘을 본다.
점 하나 보이지 않는, 말로는 말 할 수 없는, 샛 파랑 물감이다.
내가 하늘을 날면 하늘 아래 있는 모든 것 들이 한 눈에 들어 올 것 같다.
역시 가을은 하늘이야!
따르릉~ 따르릉~ 수하기를 들자, 새댁 집에 있네.
상추랑 깻잎, 고추 줄 테니 밭으로 오라고 하신다.
“오늘은 자네 시매가 볼일이 있어 새댁이 밭으로 와야 해.”
난 손위 큰 시누형님께서 오라고 하시면 열일 마다 않고 자동차 시동을 건다.
가을볕이 서늘한 와룡산 산자락 아래 야들야들 쑥쑥 잘 자라는 상추 잎,
아래에서 위로 한 잎씩 갈릴 때는 입 안 가득 상추쌈이 생각나 군침 돈다.
보랏빛 갤쭉 오동통한 가지가 주렁주렁, 하지만 가을이 오나 보다.
반짝반짝 윤기 나는 한 여름 가지가 아니다.
한 여름 내내 잎 따든 들깻잎도 단풍이 든 듯 색 바랜 연 녹색으로 얇다.
형님께서는 해마다 조그만 텃밭을 일구어 주시는 농작물은 골목시장을 통째로 산 듯
다양하고 품질은 우량하다.
옛날 고등학교 등하교시 3 원을 내고 콩나물시루 같은 버스를 타고 내리면
내 뒤에서 수군거리는 여드름쟁이 남학생들 히죽히죽 웃으며
남색 A자형 후레아로 된 교복치마 내 무릎아래 종아리를 보고 놀린
절구통 보다 더 통통한 무시(무)를 가을 김장철이 되면 20 Kg 마대 자루
2 포대씩이나 주신다.
노랗게 속이 꽉 찬 알배기배추, 속이 꽉 찬 배추 한 포기는 내 가슴이 벅차다.
자동차로 20 분정도 가까운 거리에 있는 텃밭, 큰형님내외분의 애기 다루 듯 잘 가꾼
풋 새들은 나풀나풀 일렁이는 부추와 상추, 고추, 가지, 열무, 당근, 고구마, 감자,완두콩 등.
종류도 다양한 쌈 채소가 많다.
신선하고 맛있는 치커리, 쌈케일, 겨자, 치콘, 뉴그린, 청경채, 근대 등이다.
특히 잎 둘레가 둥글고 넓적하며 한 두 포기만 심어도 끊임없이 연신 잎들은
갈기고 갈겨도 끝이 없는 레더치커리는 새댁이 좋아 한다고 오실 때 마다
비닐봉지에 넘쳐난다.
시아즈버님의 처남댁 사랑이라 생각하니 존경스럽고, 시누형님께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
형님내외분 말씀은 가끔씩 처남도 없이 부르며 달려와 상추 잎, 깻잎, 돈 나물을 뜯기도 하고
올캐로 부터 일상의 재미있는 이야기도 듣고 심심찮아 좋다고 하신다.
가끔은 이웃 텃밭에 일 하시는 분께 시누이들에게 맛있는 밥도 잘 사고, 잘 놀아 주고,
제주도 구경도 아주 편안하고 재미있게 다녀왔다고 하시며 올캐 자랑도 하신다.
더욱 올캐인 나를 예뻐하시는 이유는 형님 내외분께서 땀 흘려 가꾼 채소를 새댁은 하나도
남김없이 버리지 않고 알뜰히 먹기 때문이라고 하신다.
여든 노부부의 사랑과 정성으로 모종 포기 한 포기마다 이른 아침부터 땀 흘림과 노동으로
가뭄에 단비라며 비가 오면 비를 맞고, 폭염도 마다 않고 이른 봄 텃밭을 일구어 소독 하시고,
씨종자를 고를 땐 우량 신품종이라고 하시며 자랑도 하신다.
내가 보기엔 전문 농업인처럼 텃밭 한 곳에 농기구랑, 비료, 차곡차곡 재워 둔 거름 흑,
간이 물 급수장치에 소쿠리와 비닐봉지, 고무다라이 조그만 바둑판처럼 정비 된 밭이랑,
가장 자리에 심은 잘 자란 돈 나물 빈 틈이 없다.
텃밭 둘레는 산비둘기, 까치, 와룡산 노루 등 원치 않는 손님을 막기 위한 망 처리 등
참 농사꾼이시다.
잘 아시는 고향지인인 약정골목 한 의원에 부탁 해 한약 찌꺼기를 퇴비로 사용해
땅콩재배를 하셨는데 거름기가 너무 과해 실패 하셨지만 가을무와 김장 배추는 정말
보람을 느끼시고 좋아하셨다.
이른 봄 씨를 뿌리시고, 모종을 심고, 모종을 옮기고 지극 정성을 다 하신다.
주변 토지를 임대 해 텃밭을 일군 이웃 텃밭과 비교해 보면
시누형님텃밭과 확연히 다름을 볼 수 있다.
한 눈에 들어오는 10평 남짓 되는 텃밭이지만 잘 정돈 되고 계절에 따라 적기에
오밀조밀 잘 가꾸시고 수확하시는 보람이 노부부는 놀이터요 장난감이다.
씨앗이 싹터 뽀족뾰족 올라 올 때, 여린 싹들이 자라 오늘 다르고 내일 다름의 희열을 만끽하시는
기분이 최고라고 하신다.
난 텃밭 가꾸기에 문외한(門外漢)이라 형님내외분처럼 희열을 느낄 수는 없지만
십여 연을 형님내외분 덕분에 여러 종류의 무공해, 무 농약 식품, GAP인정(Good Agni cultural Practices
- 농산물 우수관리 제도로서 농산물과 농업환경에 잔류하는 위해요소를 조절하고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농산물 안전성을 확보하기위한 우수관리 인증제도), 유기농 쌈 채소를 비싸게 구입 한 일도 없었다.
돈으로 환산 할 수 없는 친환경 유기농 쌈 채소뿐만 아니라 형님께서는 마치 야채 가게처럼
감자, 고구마, 파, 근데, 마늘, 고추 등 웬 만한 밭에서 나는 식품 먹 거리 공장이시다.
남편은 4 남매의 막내로 10년 전 고인이 된 12 년차 시숙과, 10~8 년차, 두 분의 시누님이 계신다.
두 분 누님부부들의 인정 많고 동생 사랑에 지극하신 덕으로 나도 덤으로 일찍 여윈 부모를 대신 한 듯
복에 겹다. 음으로 양으로 아낌없이 베푸시는 두 누님내외분을 보면 난 항상 무언가 보답을 해야 할 텐데
마음뿐이다.
시누이형님내외분께서 이른 봄부터 씨앗을 뿌리시고 마치 어린애기 돌보듯 애지중지 가꾸고 길러
정성이 듬뿍 담긴 시누이사랑 표 웰빙 채소에다 곰삭은 젓갈과 보리새우 듬뿍 넣어 시원하고 맛깔스러운
김장김치를 주신지 10 여년이 지났다.
우리 가족 현재까지 잘 차린 친 환경 웰빙 밥상은 친 자식 처럼 유별난 사랑을 받고 있는 가끔씩 찾아오는 멀리 있는 나의 딸네, 아들네도 고모들 이야기에 그리움을 전한다.
2017.10.06
첫댓글 가족간의 우애가 넘쳐나는 글을 읽고 함께 행복해집니다.
땀흘려 가꾸고 그것을 나누어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모두 행복하다면 그보다 더한 우애는 없겠지요. 잘 읽었습니다.
가족이 오손도손 살아가는 모습이 정겹습니다. 시장에서 채소를 사 먹을수도 있지만 직접 기른 채소를 먹는 것과 비교가 되지 않읍니다. 정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가을 들녘 채소 밭을 함께 거니는 기분 입니다. 소상하고 재미있게 신선하고 맛있는 채소가 입안에 녹아듭니다. 정성으로 가꾸고 사랑으로 함께 먹는 농작물 어느 진수성찬 보다 값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언제 까지나 오손도손 좋은 우애와 사랑으로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길 빌면서.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텃밭을 일구어 가꾼 채소로 가족과 함께 나누는 정이 덤북담긴 글 잘 읽었습니다.
정과 사랑이 익어가는 가을.. 행복이 가득한 가정이야기..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최상순드림
손위 시누이, 동생의 댁을 오빠의 댁 보다 더 가깝게 지내면서 사랑을 나누어 주나 봅니다. 저들도 맏 시누이가 93세 둘째 88세 세째 시누님이 83세 가끔씩 전화로 안부인사를 드리면 너무 좋아하신 답니다. 저 세상이 가까이 옴을 느끼시는듯 자주 안부전화면서 살자고 하시는 노령의 시누이들께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만송님도 뜨거운 정을 나누시는 모습이 참 가족사랑이라 느껴집니다. 잘 읽고 갑니다.
저도 주말농장을 한지 4년이 되었습니다. 채소를 제배해 보면 자라나는 과정의 즐거움이 있으며 나누어 주는 보람도 큼니다. 글속에 정이 흐르고 인간미가 넘처나서 몇차례 읽었습니다. 건필 하시기 바랍니다.
손위 큰 시누 내외분이 시부모님 대신 더 살갑게 챙겨주시네요.. 힘들게 가꾸신 친환경 채소들을 남김없이 알뜰히 드시는 모습 때문에 더 좋은 것을 자꾸 나눠주시겠지요! 귀여움 받는 것도 스스로에 달려있는 것 같아 부럽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시누이와 올캐 간에 담담하게 정이 오가는 모습을 느낍니다. 몸소 가꾼 채소들을 아낌없이 나누어주는 시누이와 그것을 스스럼없이 덥석 받아가는 올캐간에 정이 이 가을에 더욱 무르익어가기 바랍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