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풍경
주말에 결혼식에 갔다. 많은 사람이 잘 차려입은 선남선녀로 왁자지껄하며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겼다. 그동안 코로나 팬데믹으로 대소사에 자제했던 집회의 풍경이 새롭게 다가왔다. 결혼식 풍경이 참 다채롭고 이채로웠다.
어떤 이가 농익은 어조로 아직도 결혼식에 다니느냐고 했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이해가 갔다. 결혼식장을 둘러봐도 젊음의 활기찬 모습이지 우리 나이의 늙은이는 별로 보이지 않았다. 또 결혼식 진행도 엄숙한 전통 결혼식의 모습과는 완전 다른 모습이었다. 마치 젊은이의 축제 같은 분위기였다.
사회자의 익살스러운 진행이며 신랑 신부의 입장에도 마치 배우가 된 듯한 모습으로 손을 흔들고 연신 웃으며 입장했다. 혼인 선서와 서약도 자기네들이 읽고, 주례사도 없이 축하 노래로 이어졌다. 그래도 누군가의 덕담 한 소절은 있어야 하는데 말이다. 축하 노래는 듣도 보도 못한 노래인데 객석의 젊은이들은 휴대 전화기의 플래시 빛을 밝혀 흔들며, 같이 노래하며 완전 축제 분위기였다.
신랑 신부는 몇십 년을 함께한 사람처럼 다정하며 스스럼없이 스킨십을 하곤 했다. 마치 영화 촬영하는 것처럼 매혹적인 포즈도 취하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또 그 장면을 사진 전문 기사가 연신 플래시를 터뜨리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렇게 결혼 풍습이 변했구나 싶었으며 격세지감을 느꼈다.
구시대인 우리 세대는 결혼 서약처럼 검은 머리 파 뿌리처럼 되도록 살겠다는 서약을 지키며 살고 있다. 그런데 오늘의 젊은 세대는 그 계약을 잘도 어기며 툭하면 헤어진다는 것이다. 예부터 결혼은 ‘인륜지대사’라고 했는데 오늘의 젊은 세대는 그것에 걸맞지 않은 시대의 변천인 것 같다.
경전의 말씀에 결혼한 부부는 사는 동안에 하늘이 두 사람을 갈라놓지 않은 이상 인간이 갈라놓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런 말씀이 시대 조류에 따라 변하고 있으니 말이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한다. 그러니 현인의 말씀도 시대 상황에 따라 변하는데 어찌 결혼 풍속도 변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