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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각서아(雀角鼠牙)
쥐의 송곳니와 참새 뿔이라는 뜻으로, 부조리하고 무리가 있는 소송을 말한다.
雀 : 참새 작(隹/3)
角 : 뿔 각(角/0)
鼠 : 쥐 서(鼠/0)
牙 : 어금니 아(牙/0)
출전 : 시경(詩經) 국풍(國風) 소남(召南) 행로(行露)
이 성어는 중국 최고의 시집(詩集)으로, 주(周)나라 초부터 춘추시대(春秋時代) 초기까지의 시 305편 모은 유가(儒家)의 경전(經典)의 하나인 시경(詩經) 소남(召南)편의 행로(行露)에서 유래한다.
시경(詩經) 소남(召南)편의 행로(行露)는 송사(訟事)에 걸려든 여인이 하소연하는 내용이다. 문맥이 똑 떨어지지 않아 역대로 해석이 분분하다.
1절은 이렇다.
厭浥行露, 豈不夙夜?
축축한 이슬 길을 새벽과 밤엔 왜 안 가나?
謂行多露.
길에 이슬 많아서죠.
묻고 답했다. 이른 새벽이나 야밤에 다니지 않음은 이슬로 옷을 적시게 될까 걱정해서다. 여자가 밤길을 다니다 강포한 자에게 더럽힘을 당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내용으로 읽는다.
이어지는 2절이다.
誰謂雀無角?
참새 뿔이 없다고 누가 말했나?
何以穿我屋?
무엇으로 내 집 지붕 뚫었겠는가?
誰謂女無家?
네가 아내 없다고 누가 말했나?
何以速我獄?
무엇으로 나를 옥에 불러들였나?
雖速我獄, 室家不足
나를 옥에 불러와도, 실가(室家) 되긴 부족하리.
다시 3절이다.
誰謂鼠無牙?
쥐 어금니 없다고 누가 말했나?
何以穿我墉?
무엇으로 내 집 담을 뚫었겠는가?
誰謂女無家?
네가 아내 없다고 누가 말했나?
何以速我訟?
어이해 소송에 날 불러들였나?
雖速我訟, 亦不女從.
날 소송에 끌고 와도, 너를 좇진 않으리.
작각서아(雀角鼠牙)는 참새 뿔과 쥐 어금니다. 참새는 뿔이 없고, 쥐는 앞니뿐이다.
뿔 없는 참새가 지붕을 뚫고, 어금니 없는 쥐가 담을 갉아 구멍을 낸다. 이렇듯 터무니없는 짓을 해도 절대 강포한 너를 따라 내 절개를 굽히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성호(星湖) 이익(李瀷)이 시경질서(詩經疾書)에서 설명한다. '참새나 쥐가 매한가지이지만 참새가 지붕을 뚫는 것은 낮이라 쫓을 수가 있다. 쥐가 담장을 뚫는 것은 밤이라 막을 방법이 없어 걱정이 더 깊다. 이 두 미물은 잘 피해서 멀리 가지도 않으니 어찌해볼 도리가 없다. (중략) 쫓아내도 안 되고 막지도 못하며, 없애려 들수록 더 번성하고, 멀리하려 할수록 더 가까이 붙는 것은 다만 이 두 미물만 그렇다. 나라의 난신(亂臣)이나 집안의 도적과 비슷하니, 마침내 다 거덜 나서 없어진 뒤라야 그칠 것이다.'
참새가 뿔이 없고, 쥐에 어금니가 없다고 별일 없겠지 하고 그저 두면 지붕을 뚫고 담장에 구멍을 낸다. 그때 가서는 단속해도 늦다.
▶️ 雀(참새 작)은 회의문자로 小(소; 작다)와 새 추(隹; 새)部로 이루어지며, 작은 새, 참새의 뜻이다. 작의 음은 躍(약; 뛰다)의 바뀐 음이다. 그래서 雀(작)은 ①참새 ②다갈색(茶褐色) ③뛰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공작의 모양을 수 놓아 만든 허리띠를 작대(雀帶), 성의 안쪽에 쌓아 놓은 대를 작대(雀臺), 도자기에 달린 발을 작구(雀口), 참새의 알을 작란(雀卵), 밤눈이 어두운 눈을 작목(雀目), 참새의 고기를 작육(雀肉), 새를 잡는 그물을 작라(雀羅), 너무 좋아서 깡충깡충 뛰며 기뻐함을 작약(雀躍), 주근깨로 얼굴의 군데군데에 생기는 잘고 검은 점을 작반(雀斑), 제비와 참새로 도량이 좁은 사람을 연작(燕雀), 옷끈을 꾸미는 일을 입작(入雀), 참새를 잡음을 포작(捕雀), 새와 참새 또는 참새 따위 작은 새를 조작(鳥雀), 문 밖에 새 그물을 쳐놓을 만큼 손님들의 발길이 끊어짐을 뜻하는 말로 권세가 약해지면 방문객들이 끊어진다는 말을 문전작라(門前雀羅), 기뻐서 소리치며 날뜀을 환호작약(歡呼雀躍), 수후의 구슬로 새를 잡는다는 뜻으로 작은 것을 얻으려다 큰 것을 손해 보게 됨을 이르는 말을 수주탄작(隨珠彈雀), 참새가 날아 오르듯이 춤춘다는 뜻으로 크게 기뻐함을 이르는 말을 흔희작약(欣喜雀躍), 눈을 가리고 새를 잡는다는 뜻으로 일을 건성으로 함을 이르는 말을 엄목포작(掩目捕雀), 자기를 이롭게 하려다가 도리어 남을 이롭게 하는 일을 이르는 말을 위총구작(爲叢驅雀), 안심하고 있어 재앙이 닥쳐오는 것도 모름을 연작처당(燕雀處堂) 등에 쓰인다.
▶️ 角(뿔 각, 사람 이름 록/녹, 꿩 우는 소리 곡)은 ❶상형문자로 짐승의 뿔의 모양을 본뜬 글자로 뿔, 모서리를 뜻한다. 술을 담거나 되로 삼아 물건을 되거나 하였다. ❷상형문자로 角자는 ‘뿔’이나 ‘모퉁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角자는 짐승의 뿔을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角자를 보면 뾰족한 짐승의 뿔과 주름이 잘 묘사되어 있었다. 고대부터 짐승의 뿔은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었다. 角자에 ‘술잔’이라는 뜻이 있는 것도 고대에는 소의 뿔을 술잔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뿔은 짐승의 머리에서 돌출된 형태를 하고 있어서 角자에는 ‘모나다’나 ‘각지다’라는 뜻이 생겼고 또 동물들이 뿔로 힘겨루기를 한다는 의미에서 ‘겨루다’나 ‘경쟁하다’라는 뜻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角자와 결합하는 글자들은 대부분이 ‘뿔의 용도’나 ‘뿔의 동작’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한다. 그래서 角(각, 록, 꿩 곡)은 (1)모 (2)한 점에서 나간 두 개의 반직선(半直線)이 이루는 도형(圖形), 둔각(鈍角), 예각(銳角) 따위 (3)각도(角度) (4)각성(角星) (5)동양(東洋) 음악(音樂)의 오음(五音) 중(中)의 셋째 음. 장조(長調)의 '미'에 해당함 (6)뿔처럼 만든 나팔. 은(銀)이나 나무로 만드는데 군대(軍隊)를 호령(號令)할 때나 또는 궁중(宮中)의 아악(雅樂)을 연주(演奏)할 때에 쓰던 악기(樂器). 그 크기와 모양에 따라 대각(大角), 중각(中角), 소각(小角)으로 나눔 (7)일부 명사(名詞) 앞에 붙어 뿔로 만든, 뿔의 뜻을 나타냄 등의 뜻으로 ①뿔, 짐승의 뿔 ②곤충(昆蟲)의 촉각 ③모, 모진 데 ④구석, 모퉁이 ⑤각도(角度) ⑥총각(總角) ⑦상투(장가든 남자가 머리털을 끌어 올려 정수리 위에 틀어 감아 맨 것) ⑧술잔 ⑨짐승, 금수(禽獸) ⑩콩깎지 ⑪뿔피리(뿔로 만든 피리) ⑫별의 이름 ⑬뿔을 잡다 ⑭겨루다, 경쟁하다 ⑮다투다 ⑯견주다(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알기 위하여 서로 대어 보다), 비교하다 ⑰시험하다 ⑱닿다, 접촉하다 ⑲뛰다 그리고 ⓐ사람의 이름(록) 그리고 ㉠꿩 우는 소리(곡)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모날 릉(稜)이다. 용례로는 각의 크기로 일이 전개되는 방면이나 면모나 관점을 각도(角度), 눈의 겉을 싼 투명한 막을 각막(角膜), 힘을 겨룸을 각력(角力), 네모지게 다듬은 나무를 각목(角木), 네모지게 켜 낸 재목을 각재(角材), 서로 버티어 늘어섬을 각렬(角列), 각이 진 모양을 각형(角形), 짐승의 뿔 같은 형체를 각상(角狀), 짐승의 뿔로 만든 잔을 각배(角杯), 승부를 겨룸을 각승(角勝), 깍지로 열 손가락을 서로 엇갈리게 바짝 맞추어 잡은 상태를 각지(角指), 뛰어남 또는 맞버티어 굴복하지 않음을 각립(角立), 도안이나 무늬로 쓰이는 네모반듯한 글자를 각자(角字), 분침으로 시계의 분을 가리키는 바늘을 각침(角針), 엽전이나 동전 등의 잔돈을 각전(角錢), 무엇을 보는 각도나 보거나 생각하는 방향을 시각(視角), 한 귀퉁이를 일각(一角), 이마를 땅에 대고 절을 함을 궐각(厥角), 뼈와 뿔을 아울러 이르는 말을 골각(骨角), 활을 만드는데 쓰이는 황소의 뿔을 궁각(弓角), 짐승 따위의 머리에 있는 뿔로 뛰어난 학식이나 재능을 두각(頭角), 상투를 틀지 않은 남자란 뜻으로 결혼하지 않은 성년 남자를 이르는 말을 총각(總角), 거리의 한 모서리를 가각(街角), 수평선과 수직선이 이루는 각을 직각(直角), 직각보다 작은 각을 예각(銳角), 1직각 보다 크고 2직각 보다 작은 각을 둔각(鈍角), 서로 대립하여 겨루고 대항함을 각립대좌(角立對坐), 뿔이 있는 놈은 이가 없다는 뜻으로 한 사람이 모든 복을 겸하지는 못한다는 각자무치(角者無齒), 쇠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는 뜻으로 결점이나 흠을 고치려다 수단이 지나쳐 도리어 일을 그르침을 교각살우(矯角殺牛), 달팽이의 촉각 위에서 싸운다는 뜻으로 작은 나라끼리의 싸움이나 하찮은 일로 승강이하는 짓을 와각지쟁(蝸角之爭), 무른 오동나무가 견고한 뿔을 자른다는 뜻으로 부드러운 것이 능히 강한 것을 이김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오동단각(梧桐斷角) 등에 쓰인다.
▶️ 鼠(쥐 서)는 ❶상형문자로 쥐의 이와 몸을 본 뜬 모양이다. ❷상형문자로 鼠자는 ‘쥐’나 ‘좀도둑’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鼠자의 갑골문을 보면 쥐의 주둥이 주위에 흩어진 낱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곡식을 갉아먹고 있는 쥐를 표현한 것이다. 쥐는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의 곡식을 훔쳐 먹고 살던 동물이다. 그러다 보니 鼠자에는 ‘좀도둑’이나 ‘간신배’와 같은 부정적인 의미가 있다. 鼠자는 금문으로 넘어오면서 모양이 크게 변형되었는데, 쥐의 앞니는 臼(절구 구)자로 바뀌었고 꼬리와 발은 생략되었다. 鼠자는 쥐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鼢(두더지 분)자나 鼬(족제비 유)자처럼 설치류와 관련된 동물을 뜻하게 된다. 그래서 鼠(쥐)는 ①쥐(쥣과의 포유 동물) ②좀도둑 ③병(病)의 이름, 임파선(淋巴腺) 결핵(結核) ④간신(奸臣)의 비유 ⑤근심하다(속을 태우거나 우울해하다), 걱정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쥐며느리를 서고(鼠姑), 족제비를 서랑(鼠狼), 쥐의 족속 또는 몹시 교활하고 잔일에 약게 구는 사람을 서족(鼠族), 좀도둑으로 자질구레한 물건을 훔치는 도둑을 서도(鼠盜), 목에 결핵성 림프선염이 생겨 곪아 뚫린 구멍에서 늘 고름이 나는 병을 서루(鼠瘻), 갈매나무를 서리(鼠李), 소인배들을 서배(鼠輩), 쥐의 털과 같은 빛깔 곧 짙은 잿빛을 서색(鼠色), 곡식을 쥐가 먹어서 나는 축을 서축(鼠縮), 쥐가 쏠아서 결딴냄을 서파(鼠破), 쥐의 가죽을 서피(鼠皮), 두 다리의 사이를 서혜(鼠蹊), 쥐의 쓸개라는 뜻으로 담력이 약한 것을 얕잡아 이르는 말을 서담(鼠膽), 들쥐를 야서(野鼠), 캥거루를 대서(袋鼠), 박쥐를 비서(飛鼠), 사향쥐를 사서(麝鼠), 토끼를 토서(兔鼠), 두더지를 토서(土鼠), 다람쥐를 산서(山鼠), 날다람쥐를 청서(靑鼠), 족제비를 낭서(狼鼠), 족제비를 황서(黃鼠), 흰쥐를 백서(白鼠), 땅강아지를 석서(石鼠), 두더짓과에 딸린 포유 동물을 분서(鼢鼠), 다람쥐과에 딸린 작은 동물을 석서(鼫鼠), 들쥐과에 딸린 포유 동물을 수서(水鼠), 쥐의 간과 벌레의 팔이라는 뜻으로 매우 쓸모없고 하찮은 것을 이르는 말을 서간충비(鼠肝蟲臂), 쥐나 개처럼 가만히 물건을 훔친다는 뜻으로 좀도둑을 이르는 말을 서절구투(鼠竊狗偸) 등에 쓰인다.
▶️ 牙(어금니 아)는 ❶상형문자로 상하 서로 물고 있는 모양을 나타낸다. 송곳니도 아래위 교차해서 서로 물고 있는 데서 牙(아)를 송곳니의 뜻으로 빌어 쓴다. 전(轉)하여 엄니의 뜻이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牙자는 '어금니'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牙자는 윗니와 아랫니를 함께 그린 것이지만 '어금니'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런데 牙자는 사람이 아닌 동물의 이빨을 그린 것이다. 금문에서 나온 牙자를 보면 동물의 앞니가 서로 맞물리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유래와는 관계없이 牙자는 단독으로 쓰일 때만 '이빨'과 관련된 뜻을 전달하고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발음역할만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牙(아)는 ①어금니, ②대장기(大將旗) ③관아(官衙) ④말뚝 ⑤도와서 지켜주는 물건 ⑥이처럼 생긴 물건 ⑦본진(本陣) ⑧바퀴의 테 ⑨깨물다 ⑩이를 갈다 ⑪싹트다 ⑫곧지 아니하다 ⑬성(姓)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상아로 만든 그릇을 아기(牙器), 장물인 줄 알면서 매매를 주선하여 구문을 받는 짓을 아보(牙保), 흥정을 붙이는 일을 업으로 삼는 사람을 아인(牙人), 사고 파는 사람 사이에 들어 흥정을 붙이는 일을 하는 사람을 아쾌(牙儈), 대장이 있는 본진을 아영(牙營), 상아를 재료로 하여 만든 조각을 아조(牙彫), 이가 박혀 이어진 부분을 아계(牙綮), 입속 구석의 윗잇몸과 아랫잇몸이 맞닿은 부분을 아관(牙關), 병영의 안을 아문(牙門), 흥정을 붙여 주고 그 보수로 받는 돈을 아전(牙錢), 상아로 만든 주판을 아주(牙籌), 어금니와 이를 통틀어 이르는 말을 아치(牙齒), 흥정을 붙이는 일을 업으로 삼는 사람을 아행(牙行), 어느 부류의 세력이 자리잡고 있는 가장 중요한 근거지를 비유하는 아성(牙城), 이의 점잖은 일컬음을 치아(齒牙), 코끼리의 어금니를 상아(象牙), 개의 이빨같이 사물이 서로 어긋나서 맞지 아니함을 견아(犬牙), 사나운 짐승의 송곳니를 대아(大牙), 호랑이의 이빨로 용사나 장수를 달리 일컫는 말을 호아(虎牙), 서로 뒤섞임을 반아(盤牙), 백아가 거문고 줄을 끊어 버렸다는 뜻으로 자기를 알아주는 절친한 벗 즉 지기지우의 죽음을 슬퍼함을 이르는 말을 백아절현(伯牙絶絃), 개의 어금니가 서로서로 맞지 않는 것같이 국경선이 볼록 나오고 오목 들어가 서로 견제하려는 형세를 이르는 말을 견아상제(犬牙相制), 몹시 분하여 이를 갊을 이르는 말을 교아절치(咬牙切齒), 개의 이빨처럼 서로 어긋남을 이르는 말을 견아상치(犬牙相置)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