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세차고 하늘은 높아
원숭이 울음소리 슬픈데
물가는 맑고 모래는 흰데
새는 날아 선회하네
끝없이 펼쳐진 나뭇잎
쓸쓸히 떨어져 흩어지고
끝없이 흐르는 장강은 소용돌이치며
흩어 이어지고 있구나
고향 떠나 만리 밖 딴나라에서 가을 만나
변함없는 언제나 나그네 신세
한평생 많은 병 얻어
홀로 높은 대에 오르네
온갖 어려움 몹시 한스러워
하얀 서리 맞은 머리
늙고 쇠약해져 시름 덜
탁주마저 끊어야 하네
두보가 가을날 병든 몸을 이끌고
높은 곳에 올라본 감회를 쓴 등고라는
한시 전문 입니다
사람이 늙고 병들면
인생의 가을소리를 듣고
살아야하는 서글픔 마져 들지요
얼마전에 잠깐이지만 병원 신세를 진 느낌하고
비스무리해서 한 번 적어봅니다
가을의 소리
한해의 결실을 맺는 아름다운 소리들인데
이제 이소리마저 우찌 서글프게 들리는것은
인자 나도 마 IMF(인자 마 파이다)인지 ㅎㅎ
귀뚜라미 기지개 켜는 소리
나뭇잎 떨어지며 딩구는 소리
풀잎들의 파란 옷 벗는소리
금벌의 벌판에 나락 살찌는소리
호박꽃에서 벌의 입맛 다시는 소리
기나긴 여름의 주봉 입는 소리
푸른 하늘에 구름 굴러가는소리
낙동강변의 잉어 팔딱뛰는소리
아무이 그래도 가장 정겨운 소리는
한여름 잘넘긴 황금벌판에서
피뽐으며 흥얼거리는
농부의 풍년가 노래 소리가 아닐까
긴여름의 앙살시러분 땡깡으로
피로감이 쌓여있는 구월의 마지막 휴일
오랜만에 참가해보는 걷고또걷고
걷사들의 표정에서 가을 소리가 들린다
사뿐사뿐 움직이는 발다닥 뒷굼치에서도
가을의 소리는 요란 하기만 하다
건강해지자는 노래소리보다
내가 건강해야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논리
힘든 구월 잘 넘겼으니
이제 시월의 행복노래소리만 기대해봅니다
사진은 김해 황금 벌판의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