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시 빼기 : 아들이 애비 손가락을 잡고 요모조모 살피는 순간 기분이 좋았습니다.
바늘로 살을 헤집는데도 아프지 않았습니다. 아주 사소한 일상사이지만 손가락에
박힌 가시를 빼내면서 문득 그 옛날 밭일에 손가락 성한 날 없으셨던
어머니가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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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손가락에 가시가 박혔다
혼자 어찌 할 수 없어 아내를 불렀더니
눈이 침침해 안 보인다고 했다
그럴테지, 나이 쉰다섯이면 그럴테지
스물다섯 아들을 불렀다
밝은 눈으로 가시 좀 빼보라고 했더니
얼른 달려와 애비 손을 덥석 잡는다
자식이 애비 손가락을 잡고 요모조모 살피는 순간
기분이 좋았다.
바늘로 살을 헤집는데도 아프지 않다
가시를 아직 빼내지도 않았는데
기분 좋은 건 왤까?
'조금 더 오래 가시가 나오지 말았으면' 하고 바라는
야릇한 심사 누가 알랴
시원하게 빼내고 나서
아들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버지 왜요?
아니다. 아무것도.
속으로 말했다. 네가 그저 기특하고 고마워서.
그 옛날 밭일 하시던 어머니 손가락 가시는 내가 전담했는데
어머니도 날 그런 눈으로 바라보셨겠지.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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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 정 / 나훈아 노래 ♧
동지섣달 긴긴밤이 짧기만한 것은
근심으로 지새우는 어머님 마음
흰머리 잔주름은 늘어만 가시는데
한 없이 이어지는 모정의 세월
아~~가지많은 나무에 바람이 일듯
어머니 가슴에는 물결만 높네
길고긴 여름날이 짧기만 한 것은
언제나 분주한 어머님 마음
정성으로 기른자식 모두들 가버려도
근심으로 얼룩지는 모정의 세월
아~~가지많은 나무에 바람이 일듯
어머니 가슴에는 물결만 높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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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손가락의 가시는 빼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곯아서 터져 나오걸랑요. 능그레기가..
가시의 능그레기가 문제가 아니라 아들의 고운 정성이 아버지를 흐믓하게 한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