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은 가슴마다 (30편)
/ 모네타
그 해 늦가을 온산에 단풍이 들어 울긋불긋
시뻘겋게 노랗게 물들어갈 때
해순이는 프랑스로 2년 유학을 떠났다
딸 지우는 떠나기 보름 전 광주에 사는
둘째 올케에게 데려다 주었다
아이에게는 외삼촌 외승모 말을 잘 듣고
유치원에 잘 다니고 있으면 엄마가
금방 온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리고 지우에게는 절대로 외삼촌에게
자신이 엄마란 사실을 말하면 안 된다고
여러 번 묻고 질문하며 주지시켰다
아이를 광주에 데리고 내려가 충정로에
사는 올케에게 맡기면서 자기 아이를
잘 돌보아 달라고 신신당부를 셀 수없이 했고
아이 양육비로
방을 뺀 월세방 보증금과 자신이 적금한 돈을
올케에게 쥐어주고 더 드릴려고 해도
현재에는 가진 것이 없어 못 드리고
나중에 자신이 유학 갔다 오면 더 많은
보상을 해드리겠다고 말했다
아이에게는 여기 외가집에서 잘 지내면
엄마가 곧 너를 보러오고 예쁜 옷과
맛있는 것을 사주는데 만일 지우가 말썽만
피우면 다시는 엄마를 못 볼거라는
엄포도 놓았다
엄마손을 놓지 않으려고 우는 지우를
간신히 떼어 올케에게 맡기고 돌아서는
해순이의 등으로 우는 아이의 울음소리는
커져만 갔고
해순이는 한발자국도 떼어 놓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주저앉고만 싶었다
돌아보고 다시 지우를 안아보고 싶었지만
그러면 다시 돌아설 용기가 없어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을 두 손으로 가리고
마냥 고속터미널로 향했다
가슴에는 흐르는 눈물강은 너무 깊고 넓었다
해순이는 그렇게 아픈 마음을 가지고
프랑스로 떠나갔다
어학 연수 6개월
디자인 공부 1년 6개월
체류비며 교통비는 프랑스에서 모두
부담하기로 하였다
광주에 맡겨진 해순이 딸 지우는
처음에는 엄마를 찾아 힘들었지만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고 둘째 올케와
외삼촌, 외사촌들이 잘 보살펴주어
무탈하게 잘 지냈으나
유학간 해순이는 처음 1년은 한 달에 한번
국제전화가 걸려 왔으나
나머지 1년은 소식조차 끊겨버렸다
광주에 사는 올케가 지우를 맡은 지
1년이 지나자 건강하던 지우가
수시로 아팠다
처음에는 성장하느라 그러려니 했는데
고열로 밤을 꼬박 새우는 날이 많았고
그럴 때마다 올케는 마음이 불안해지고
걱정만 쌓여갔다
그러던 어느 날 유치원에 갔다 온 지우가
평소보다 많이 아팠다
열이 40도를 오르락 내리락했고
새벽에 고열로 아이가 헛소리를 하고
얼굴 색깔이 변하자
외삼촌과 올케가 급히 119 엠브란스를 불러
광주 전남대 부속병원 응급실로 갔다
지우는 엠브란스에 실려가면서 엄마를 계속
불렀고 거의 병원에 도착하기 전
엄마인 해순이의 이름을 부르며 허공에다
헛손질을 하였다
그러자 처음부터 미심쩍어 했던 남편이
물었고 올케는 더 이상 감출 수도
돌볼 능력도 없다고 판단해서
남편에게 사실대로 말했다
그러자 외삼촌은 펄쩍 뛰면서 난리를
쳤고 지우를 응급실에 입원시키고
아내에게 다시 물었다
아내의 이야기를 모두 들은 남편은 이 문제는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면서
해남에 있는 부모님과 큰형님에게 알려
해결해야한다고 했다
그리고 결혼도 안 한 자기의 여동생이
저렇게 된 것에 엄청 분개했다
아이를 나은 사실을 K가 모른다는 사실도
더욱 화를 돋구었다
남편은 더 이상 해순이 딸 지우를 돌볼 수
없다고 아내에게 말했다
아내도 처음에는 남편에게 해순이를 위해
한번만 참고 시부모님에게 알리지 말고
키우자고 간청하였으나
남편이 그러면 자기 부모님에게 알리겠다고
하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정 그러면 아이를 해남에서 장사를 하는
K의 어머니에게 데려다 주자고 했다
해순이 오빠와 올케의 의견이 합의점을
찾자 다툼은 끝났고
지우는 병원에서 보름이나 고열과 싸우며
힘든 병원 생활을 했다
병원에서 퇴원한 며칠 후
지우의 외삼촌과 외승모는 광주에서 자기차로
지우를 태워 해남으로 향했고
시장에서 건어물 장사를 하는
K의 어머니에게 자초지종을 말하고
지우를 맡기고 떠났다
놀란 K의 어머니는 처음에는 가슴이
답답해져 왔지만 조금 시간이 흐르자
평정을 되찾고 어찌된 연유인지 자세히
말해달라고 요청했고
엄마 아빠가 없이 외승모 외삼촌손에
홀로 큰 지우가 너무 불쌍해
아이의 손을 잡고 한없이 울었다
아이는 눈만 껌뻑거리다 잠이 들었고
K의 엄마는 지우가 먹을 저녁밥을
짓고 지우가 좋아하는 생선을 구었다
K의 어머니는 자신의 팔자처럼 불행한
자신의 손자가 측은해
많은 애정을 쏟으며 지우를 키웠고
그에 대한 보답이라도 하는 듯이
지우는 그날부터 아프지 않고 할머니
손에서 아주 명랑하고 건강하게 잘 자랐다
유치원도 열심히 다니고 재롱도 자주 피워
할머니의 주름진 얼굴을 환하게 하였다
할머니는 그날부터 누가 자기 손녀딸을
해하기라도 하는 듯
온통 신경과 마음은 지우에게 주었으며
혹시나 유치원에서 늦게 오면
하던 가게일도 접고 유치원으로 찾아가
지우를 데리고 왔다
늦은 밤에도 손녀딸을 재워 놓고
손녀의 잠자는 모습을 물끄러미 보며
흐믓해하기도 했으며
자신이 외로우니 일본에 간 남편이
준 선물이라 생각했다
지우는 해순이를 닮아 오목구비가
또렷하며 아주 큰 눈에다 예뼜으며
자기 아빠를 닮아 영특하고
무척 활달한 성격이었다
K의 엄마는 하루하루가 손녀의 재롱과
돌봄으로 참 빨리도 지나갔다
예전에는 혼자 장사하면서 어떻게 지냈는지
모를 정도로 손녀만 생각하며
하루를 23시간처럼 짧게 보냈다
K의 엄마가 장사를 끝낼려고 가게문을
닫을려고 하는데
불쑥 군복을 입은 사람이 들어선다
“누구세요“
라고 묻다 보니 군에 간 자신의 아들이다
K의 엄마는 너무 반갑고 기뻐
아들의 손을 잡고 좋아한다
“제대한다고 연락을 주었어야 하지
이 무슨 짓이냐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모르냐“
“하하하하하하
어머니 미안해요
연락할 시간으로 지체하는 것보다
빨리 어머니를 볼려고 급히 오다 연락을
못했어요“
“난 또 심장 멋는 줄 알았잖어
그러지 않아도 요새 여기에 빈집을 터는
도둑들이 많다고 하던데
그리고 낮선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고
하더라“
“그래요
이젠 걱정 마세요
제가 제대하고 왔으니까요“
“그래 어미가 되어 사는게 바뻐
면회 한번 못가고
이 못난 어미를 용서해주렴“
K의 어머니는 미안한 마음에 눈물이 맺힌다
“괜찮아요
제가 우리 집 사정 다 알잖아요
이렇게 무사히 왔으니
마음 푸세요“
K는 어머니의 어깨를 감싸안으며 위로한다
군대 고생이야 말로 하면
끝이 없지만 그런 일로 어머니를
걱정시키고 미안한 마음 들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K는 어머니의 가게문 닫는 것을 같이
거들고 밤은 깊어만 간다
|
삭제된 댓글 입니다.
고맙습니다
모두에게 행복된 일만 있다면
세상살이가 참 아름다워지겠지요
다사다난한 사람살이
오늘도 즐거운 시간들이시길요
이야기가 좀 이상하네요,,,지우의 나이가 몇살인데,,이제사 아빠가 재대를 했나요?
지우아빠 군대간지 일년만에 만나서 지우를 가졌고,,,지우 태어나면 또 열달...그러면,,,???
어쨌던 잘 보고 갑니다,
분이님 저 라신랑 ㅎㅎ^^
감사합니다
제가 글 쓸 수 있는 시간이
하루에 띄엄띄엄 2시간 정도여서
짬이 없을 때도 있습니다
짧은 시간을 이어 글을 쓰다보니
시간이 뒤죽박죽 되었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다음편에 시간 보강하겠습니다
오늘도 해피하시길요
모내타님 글에 푹 잠겼다 갑니다 ^^
늘 감사한 마음으로 즐감합니다 ^^~~~
고맙습니다
글을 쓰다보니 너무 세월을 지름길로
가고 있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빠른 세월인데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