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된 아파트의 모던한 변신.그 리모델링 속으로. 자료편집:결신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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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 전부터 시작된 가구 들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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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된 삼풍아파트. 아름드리 나무가 서 있고 지상 주차장이 넓은 옛날 아파트의 외관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다. 작년 4월, 이곳으로 이사 오면서 왕혜정 씨는 친구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정은주 씨에게 집 공사를 의뢰했다. 리모델링의 대주제는 ‘모던하게’. 설계와 도면 과정을 마치고 8월부터 두 달간의 공사가 계획되어 있었지만, 철거도 이루어지기 전인 4월부터 집주인과 디자이너는 도면에 맞는 가구를 고르느라 매주 토요일마다 논현동과 청담동을 다녔다. 집이 하드웨어라면 공간을 채울 가구는 소프트웨어인 셈. 아무리 퍼펙트하게 공사를 했어도 가구가 집을 망치는 경우가 허다하므로, 완벽한 모던 하우스를 위해서는 완벽한 모던 가구가 필요했다. 기존에 있던 가구를 중심으로 살 것과 짜 맞출 것으로 나눈 후 인피니, 몰테니, B&B 등 이탈리아 수입 가구를 중심으로 둘러봤다. 수입 가구의 경우 주문하면 한국에 배송될 때까지 최대 3개월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을 넉넉히 두고 준비했던 것. 기존에 가지고 있던 클래식 스타일의 6인용 식탁과 뷔페장은 모두 다이닝룸으로 모아 집 전체에서 클래식한 느낌을 최소화했고, 모던한 ㄱ자 화이트 소파는 그대로 들여왔다. 아이들 침대와 부부 침대도 마찬가지. 작년 4월부터 가구를 주문하고 8월부터 2개월간 공사, 패밀리룸의 책장이 지난 1월에 들어왔으니 공사는 준비 기간까지 합치면 총 9개월이 걸린 셈. 두 사람의 합작품인 이 62평 아파트는 완벽하게 모던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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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패밀리룸에서 전실을 거쳐 들어가는 부부 침실. 독립성이 보장된 공간으로, 조용하고 아늑하게 꾸몄다. 침대 헤드가 놓이는 벽면에는 짙은 색 벽지를 붙이고 하부에는 나무 벽을 세워 침대를 방 한가운데 두어도 어색하지 않고 차분하다. 대신 침구는 밝고 광택 있는 소재를 선택해 칙칙해 보이지 않도록 매치했다. 2 현관 맞은편 거실 전경. 전면 벽에는 블랙 슬레이트를 켜켜이 쌓아 포인트 월을 만들었다. 내추럴한 느낌을 낼 뿐 아니라 블랙 컬러나 직선 라인이 모던한 가구와도 잘 맞아떨어진다. 3 주방은 싱크대와 식탁이 분리되어 있는 구조. 대형 평수의 옛날 아파트가 대부분 그렇듯 원래는 주방과 거실을 분리하기 위해 미닫이 유리문이 있었다. 문틀을 제거하고 중간 부분을 비운 가벽을 세워 공간 분리는 물론 장식적인 기능을 부여했다. 거실에서 식탁과 의자 다리가 복잡하게 보이지 않는 것이 이 벽을 세워 얻은 가장 큰 효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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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콘셉트 공간, 패밀리룸을 꾸미다
62평 아파트. 전실을 사이에 두고 안방과 연결되는 이 방은 대부분 드레스룸으로 꾸며진다. 하지만 이 집이 특별해 보이는 가장 큰 이유가 된 이 공간은 패밀리룸으로 꾸며졌고, 식구들이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공간이 되었다. 물론 가족 수보다 방이 많아야 가능한 일이긴 하지만 서재나 옷방이 아닌 새로운 기능으로 꾸몄다는 시도가 새롭다. 한 벽 전면에는 슬라이딩 붙박이장을 짜 넣어 수납을 해결하고, 맞은편에는 컴퓨터 2대가 들어가는 책꽂이를 들여놓았다. 회의 테이블처럼 커다란 테이블을 놓아 공부도 하고 가족 모임도 갖는 공간이 완성되자 엄마가 가장 기뻐했다. 컴퓨터를 사용할 때마다 아이방을 빌리지 않아도 되도록 엄마의 작업 공간이 생겼기 때문이다. 패밀리룸에서 안방이 보이지 않게, 패밀리룸과 거실을 가릴 수 있는 용도로 미닫이문 한 짝을 긴 레일 위에 올려 번갈아 사용하는 것도 아이디어. |
넓은 유리 테이블을 중심으로 온 가족이 모일 수 있도록 꾸며진 패밀리룸. 유리와 메탈 소재, 레드 컬러로 포인트를 주어 모던하면서 오래 보아도 질리지 않도록 가구를 선택했다. 이 방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닥 소재. 정사각형의 외장재 블랙 타일을 레이저 커팅해 거실 마룻바닥과 같은 방법으로 붙였다. 가구로 인해 바닥이 긁히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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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수작업으로 고급스러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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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개조한 집을 1백 곳도 더 가봤지만 뭔가 다른 고급스러움이 느껴졌다. 현관에 들어서자 환하면서도 짙은 월너트 바닥이 안정감을 주었다. 찬찬히 살펴보니 거실과 안방은 월너트 마루를 깔고 주방과 다이닝룸은 벽돌을 깔아 자연스럽게 공간이 분리되어 있었다. 전혀 다른 자재의 매치, 하지만 한 치의 부자연스러움도 없는 조화가 이 집의 감각을 한층 돋보이게 했다. 또 하나 놀라운 것은 매끈하게 다듬어놓은 듯한 벽. 도배가 아니라 에나멜 페인트를 칠한 다음 코팅을 해 마무리한 것이었다. 은은한 광택이 도는가 하면 반듯한 라인이 차분한 느낌마저 주었다. 모던한 가구와 잘 맞아떨어지는 이 벽은 표면을 매끈하게 잡기 위해 무려 3주 동안의 수작업이 필요했다. 어떠한 고급 자재도 흉내 낼 수 없는 고급스러움은 모두 섬세하게 공들인 수작업으로 완성된 것. 수천번 다듬은 사람의 손길이 비싼 자재와 멋진 디자인보다 앞선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게 해준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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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학교 1학년 아들 방. 학습지 선생님과 둘러앉을 수 있도록 식탁형 책상을 방 한가운데 놓아 면학 분위기를 냈다. 키큰장 하나를 먼저 구입하고, 이 장의 디자인과 방의 창문 높이를 고려해 키 낮은 책장은 짜맞춤해 넣었다. 2 중학교 2학년 딸 방. 짙은 월너트 마루를 깐 다른 공간과 달리 이 방에는 화이트 워시 컬러의 밝은 마루를 깔았다. 기존에 있던 화이트 가구와 색깔을 맞추는 동시에 딸방만큼은 화사하게 꾸며주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3 거실에 있는 공동 욕실. 샤워부스가 설치된 이 욕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하부 수납장이다. 무겁고 답답해 보이는 상부 수납장 대신 세면대 아래에 장을 짜 욕실 소품을 수납했다. 샤워부스가 있기 때문에 세면대가 있는 부분은 거의 건식 욕실로 사용할 수 있다. 때문에 욕실과 거실의 바닥 높이가 같게 하고 문턱도 없앨 수 있었다. |
행복한 공간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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