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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용차에 동승한 어린 자녀가 부모의 부주의 운전을 촉발시켜 교통사고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모나쉬 대학 사고 연구소가 발표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어린 자녀를 뒷좌석에 태운 부모들은 운전시간의 18%를 자녀를 살펴보기 위해 시선을 돌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즉, 자녀를 차량 뒷좌석에 태운 부모 운전자들의 경우 다른 운전자들보다 운전에 집중하지 못하고 시선이 분산되면서 안전운전의 큰 장애를 겪게 된다는 지적이다.
뒷좌석에 자녀를 태운 부모 운전자들의 시선 분산 행동에는 자녀 쓰다듬기(35%), 자녀에 대한 응대(12%), 조수석 탑승자와의 상호작용, 창밖 내다보기(7%) 등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이같이 어린 자녀를 살펴보는 부모의 운전 습관은 사실상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이나 음식물 섭취 혹은 옆좌석 동승자와의 상호 작용 등보다 훨씬 더 큰 차량 사고의 위험을 수반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1~ 3명의 자녀를 둔 12가정의 승용차 주행 상황을 3주 동안에 걸쳐 녹화한 후 분석해 내린 결론이다.
즉, 평균 16분 운전하는 동안 자녀 등을 살펴보기 위해 도로에서 시선이 멀어지는 시간은 3분 22초가량으로 파악됐다.
연구의 공동저자인 주디스 찰튼 교수는 "녹화된 92차례의 차량 주행 상황 가운데 90차례에서 운전자들이 2초 이상 시선을 돌렸다"면서 "운전 중 시선을 집중하지 않는 것은 사고의 원인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주의 산만 운전의 요인에는 뒷좌석의 자녀 돌아보고 쓰다듬기, 자녀에게 말하기, 음식이나 기타 물품을 건네주는 행위 등이 포함됐다.
찰튼 교수는 "승용차에 태운 자녀로 주의가 산만해진 운전자들은 이럴 때마다 도로에서 최소 2초 이상 시선을 떼게 되고, 이는 사고 위험을 내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찰튼 교수는 "그간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의 위험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연구되고 계몽운동이 펼쳐졌지만, 어린 자녀를 태운 부모들의 운전 위험은 그저 당연시되는 등 아예 연구의 사각지대였다"고 덧붙였다.
앞서 발표된 한 연구논문 역시 음주운전보다 더 큰 위험은 운전자의 주의 산만 운전이라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그는 "이에 따른 위험에 대해 운전자들이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운전 중 뒷좌석의 어린 자녀에게 시선을 빼앗기는 것이 큰 위험을 수반한다는 사실을 각별히 유념하고 삼가야 하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연구진은 추가로 50가정을 대상으로 운전자 부모들의 시선 분산에 따른 사고의 연관 관계에 관한 조사에 착수한다.
찰튼 교수는 "조사에 참여하는 운전자 부모들이 차량에 설치된 카메라로 자신들의 운전 습성이 녹화되고 있음을 인지하지만 몇 주만 시간이 지나면 이들의 운전습관은 평상시대로 돌아온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