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포천 소흘읍 고모리가 그렇게 유명한 곳인 줄 몰랐어요.
고모리? 이름이 참 정겹네? 그 정도였지요.
광릉 숲 가운데 다북하게 앉아 있는 고모리....저수지와 숲이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가지고 있네요.
어렸을 적부터 음악을 한 아들 때문에 알게 된 새롬이네 가족...
아주 오래 전.....아들이 초등학교 때 새롬이네 집에서 열린 작은 음악회에 참석하고,
저는 새롬이네 가족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지요.
똑똑하고 예쁜 새롬이, 화가인 새롬이 엄마, 교수이며 소설가인 새롬이 아빠...
그리곤 연락이 끊어져....궁금하던 차에, 십 수년 만에 연락이 닿아
오늘, 물꼬방 미술관으로 달려가게 된 거지요.
새롬이 엄마를 만나러요.(새롬이는 유명한 첼리스트로 독일에서 살고 있어요.)
물꼬방 미술관은 작고, 아담했어요.
그래서 정겨웠지요.
포천 광릉 숲 근처에 사는 예술가들이 모여
물꼬방 미술관 개관 기념전을 갖게 된 것이에요.
작아서, 마음에 부담이 없는 미술관
아담해서, 마음에 쏙 드는 미술관...
앞으로 포천의 문화와 예술을 이끌어갈 요람이 될 것 같아요.
토요일이어서 그런지 사람이 꽤 많네요.
광릉 숲 구경 온 사람, 음식 먹으러 온 사람, 미술관에 온 사람....
저 손글씨를 쓴 사람은 손영희라는 분인데....단아체라고 하네요.
저기 저 분이 바로 새롬이 엄마예요. 정진영 화가...
같은 교회 다닌다는 꼬마가 뭔가 자꾸 묻고 있네요.
도자기와 손글씨와 그림이 만나는 자리...
마주보고 있는 새....
주머니 속에 들어가 있는 새...
가운데 집을 사이에 두고 따로 있는 새...
그리고 꽃과 새....
정진영 화가의 그림에는 '새'가 나옵니다.
날아다니는 새가 아닌, 걸어다니는 새....
오래 전부터 그 그림들을 보면
저는
왠지 외로워져요. 그리고 쓸쓸해져요.
그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고
좋아하는 사람이 그린 그림들을 만나고
그 그림들이 걸려 있는 물꼬방 미술관을 만나고,
물꼬방 미술관이 들어서 있는 광릉 숲을 만나고
광릉 숲이 있는 고모리를 만나고....
그리하여 아주아주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카페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어, 소비와 환락의 장소였던 고모리가
이제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가 될 것을 기대해 봅니다.
'a way in 혹은 a way out(입구 혹은 출구)'
부제: 숲 속의 밤은 어둡고, 한 낮의 햇살은 눈부시다.
길 위의 시간들이 빛난다.
이 전시는 11월 27일까지입니다.
떠나는 가을에게 인사하고 싶으신 분들,
광릉 숲을 거닐고, 고모리 저수지를 바라보고
물꼬방 미술관에 들르신 후
근처에서 맛있는 음식 드시면 좋을 것 같네요.
강추~
첫댓글 참 좋은 시간 보내셨네요. 예전엔 고모리 욕쟁이 할머니집에 보리밥 먹으러 자주 갔었는데, 그 동네에 명소가 생겼군요. 정진영 선생의 그림 중에 "푸른꽃"이 마음에 꽂힙니다.
그 날 음악회 때 부부가 짠~ 하고 나타나려고 했는데, 갑자기 김장을 하게 되어 못 오셨대요. 언젠가 만나게 될 거예요.
우와, 포천에는 정말 갈 곳이 많은 것 같아요. 기회가 된다면 이 곳도 꼭 한번 가보고 싶네요~^^
남자친구랑 함께 가보세요. 저수지도 좋고, 광릉 숲도 좋고....
선생님께 여러 번 얘기로만 들은 분들이 멋진 모습으로 멋진 일을 하고 계시네요. 언젠가 저도 구경하러 갈 날이 있겠죠..?
예...꼭 가보세요. 정말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