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초등학생인 이웃아이가 나의 집에 놀러 왔다. 그리고 놀고 있는 틈틈히 산수숙제를 하고 있었다. 그 때 나의 얼굴을 보고 그 아이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아저씨 지금 산수 숙제를 하고 있는 등호기호라는 것이 무슨 의미예요? 예를 들면 4 * 46 = 16 이라든가 3 + 5 = 8의 계산을 하고 있으니 문뜩 이상한 생각이 들어요." 나는 처음에 어떤 의미로 이 아이가 이와 같은 질문을 하고 있는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그러나 자세히 생각해 보니, 이 아이가 의문으로 생각하고 있는 뜻을 알 수 있었다.
그러면 등호의 기호에는 어떠한 의미가 있는 것일까? 먼저 이 아이가 숙제로 하고 있던 문제'4 * 4 = 16'을 생각해 보자. 같은 계산식이라도 다음 두 가지 식의 의미는 다른 것이다.
(1)4m * 4m = 16m (2)손과 발의 수 4개 * 4개 = 16개
즉, 같은 등호 기호라 하더라도 (1)식의 경우, 4m 라는 길이(1차원)와 4m 라는 길이(1차원)을 곱하면 16m 라는 면적(2차원)이 된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2)식에서는 1인당 손과 발의 합계가 4개이고, 4명이 있으면 모두 몇 개가 되는가라는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 말하자면 (1)식에 있어서 등호기호는 1차원에서 2차원으로의 변환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2)식에 있어서의 등호기호는 단지 몇 배가 되는가를 의미하는 배수의 변환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같은 '4 * 4 = 16'의 계산이라도 배경이 다르면 등호가 가지는 의미도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곱셈등의 4칙연산도 그러한 것을 충분히 의미해 간다면 진실이 보이게 되는 것이다. 다음으로,어느 장소의 기온을 그 장소의 표고에서 예측하는 식을 생각해 보기로 하자. 예컨데 지상 제로미터(표고 0미터)의 기온이 섭씨 20도라고 하자. 이때 표고가 100미터 높아지면 임시로 여기서는 기온이 섭씨 1도 떨어지는 것으로 하자. 따라서 표고가 x미터인 지점에서의 기온 t는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t = 20 - x/100 (3)
예컨데 높이 1000m 지점에서의 기온은 섭씨 10도가 된다. 왜냐하면 (3)식의 x 장소에 1000을 대입하면 곧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3)식에 있어서의 등호의 방향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향하고 있다.그 이유는 높이(x)가 높아지거나 낮아지거나 하는 원인에 따라서 기온(t)이 낮아지거나 높아지는 결과가 생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3)식의 등호가 의미하고 있는 점은 원인--> 결과의 변환이다.그리고 원인에서 결과로의 방향은 일방통행이다.이 식의 경우 는 우에서 좌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 이야기의 예와 같이 작은 아이가 가지는 의문은 의외로 본질을 찌르고 있는 일이 많다. 순수하고 아무런 사념(기존지식)도 없는 머리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발견이나 대발명을 이룩한 과학자들에게 아이와 같은 점이 많은 것이다. 예컨데 아인쉬타인은 전형적인 예이다.만년이 되었어도 그의 마음은 아이처럼 순수했을 것임에 틀림이 없다. 그렇지 않다면 '상대성원리'라고 하는 기상천외한 생각이 떠올랐을리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