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5.31. 나무날. 날씨: 덥다.
아침걷기ㅡ춤ㅡ열무김치 담기ㅡ점심ㅡ졸업여행 장보기ㅡ청소ㅡ풍물ㅡ노마을 경로당 가기-마침회ㅡ6학년 영어ㅡ교사회의ㅡ교육기본권 정책토론회
[열무김치 담기]
춤 수업이 있어 아침걷기를 서둘러 나간다. 텃밭 열무와 대파를 뽑기 위해서다. 엊그제 동생들이 열무김치를 담아서 6학년은 조금만 열무 물김치를 담으려고 하는데, 뽑아 온 열무 양이 많다. 뽑아 오는 길에 동네 할머니에게 열무를 드릴까 물으니 열무김치 담을 시간이 없다며 사양하신다. 다행히 열무김치를 담으려는 분이 계셔 조금 드릴 수 있어 다행이다. 아이들이 춤 수업을 하는 동안 열무 씻기를 해 놓고 김치 담을 재료 손질을 시작했다. 춤 수업을 마친 어린이들이 와서 열무 씻기를 마무리하고 양파와 대파도 자를 채비를 하는데 일이 났다. 쉬는 동안 어린이 둘이 싸움이 났다. 동생과 형이 서로 거친말이 오가고 형이 거친 몸짓을 써서 교사실로 가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화가 난 어린이가 마음이 진정되는 동안 시간이 걸려 열무김치 담는 게 늦어졌는데 우민아 선생이 어린이들과 알려준 대로 열무와 채소를 잘 잘라놓았다. 6학년 어린이들은 일하는 게 선생들만큼 잘 한다. 덕분에 열무물김치 담기가 잘 마무리되었다. 계량을 정확하게 하지 않아도 맛이 좋다. 더욱이 우리가 지난해 거둔 토종 고춧가루로 김치를 담으니 또 뜻이 있다. 철마다 텃밭에서 난 채소로 먹을거리를 만들어 먹는 어린이들은 농부이자 요리사가 된다. 생산하는 삶을 일찍부터 겪어본 어린이들에게 쌓일 감성을 믿는다. 찹쌀풀을 쑤고 고춧가루와 마늘, 과일즙, 매실효소, 그밖에 좋은 재료들을 가득 넣었으니 여름에 시원한 밥 반찬이 되고, 면을 삶아 열무김치와 비벼먹어도 좋겠다. 열무김치와 열무물김치가 가득하니 잘 익은 맛이 생각 나 입안에 침이 고인다.
점심때는 6학년은 차를 타고 생협 매장에 가서 졸업여행 장을 보았다. 애써 장터를 연 덕분에 든든하게 먹을거리를 장만한다.
낮 공부는 최명희 선생이 집안 일이 있어 못나오는 날이라 3학년 풍물 수업을 하게 됐다. 40분간 집중해서 설장구를 치고 쉬는 동안, 3학년 어린이들과 마을 경로당에 갔다. 어린이방범대 어린이들이 마을 어른들에게 새참을 전하러 가는 것인데, 아이들이 아주 먹고 싶어 한다. 본디는 전해주고 돌아오려고 했는데 어린이들의 간절한 얼굴표정 때문에 어르신들께 어린이들과 함께 먹자고 했다. 덕분에 평소에 먹지 않는 지정환 피자를 정말 맛있게 먹는다. 마을 할머니 할아버지와 마을 속 작은학교 어린이들이 같이 새참을 먹는 풍경이 고맙다.
[과천시장후보 초청 교육기본권 정책토론회]
저녁에는 6.13지방선거 과천시장후보 초청 교육기본권 정책토론회가 있어 교사회의를 마치고 최명희 선생과 일찍 과천 시내 영광교회로 갔다. 지성아버지와 시우민주 아버지, 준우아버지가 무지개학교 일꾼들과 미리 행사장을 꾸미고 있다. 하나의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많다. 시장후보로 나온 네 후보에게 모두 참가 요청을 했으나 두 분만이 참석했다. 참가한 두 분은 모두 맑은샘학교와 인연이 있다. 한 분은 졸업생학부모이고 한 분은 재학생 학부모다. 선거운동 첫날 소수자 교육정책을 논의하는 자리에 참석한 분들답게 대안교육 지원을 약속했다. 4년 전에도 과천교육시민연대 이름으로 시장후보 초청 교육정책토론회에서 사회를 보고, 이번에는 과천시대안교육협의회 이름으로 여는 교육기본권 정책토론회에서 사회를 맡았다. 수많은 사회를 봤지만 선거 토론회 사회는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민주주의는 다수결이 아닌 소수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소수도 다수와 똑 같은 삶을 살아가도록 돕는 것이라 믿는다. 이런 철학이 뚜렷한 분들이 뜻을 세우고 정책을 예산으로 세우는 것이 정치인이다. 대안교육의 공공성과 사회 기여도, 인구 유입도, 교육의 다양성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을 믿는다면 당연히 평등하게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정책과 예산을 세워야 한다. 누구 눈치 볼 일이 아니다. 오히려 대안교육을 이해 못하는 분들을 설득하는 게 정치인이 할 일이라 믿는다. 소수자에게 그 모든 것을 이해시키라는 말은 할 말이 아니다. 참석한 두 분에게서 희망을 본다. 교육 정책에서도, 다른 분야에서도 할 말이 많은 게 선거다. 정치의 주체로 모든 시민들이 나서서 현명한 판단을 하기를, 모두가 바라는 뜻을 잘 담은 선거로 잘 끝나기를 바랄 뿐이다. 이제 당선자와 간담회를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