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D 사태 피한 '대신증권', 리테일 전력투구…기대효과 '글쎄'
신용 무이자 이어 주식수수료 무료…개인고객 잡기 이벤트 내놔
경쟁사 점유율 공략? …효과는 반신반의
대신증권(003540)이 신용거래 무이자에 이어 주식매매 수수료 완전 무료 이벤트에 나섰습니다. 지난해 위축됐던 리테일 부문이 올해 1분기 반등세를 보인 상황에서 경쟁사들이 차액결제거래(CFD) 사태로 주춤하는 사이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높이려는 노력으로 읽히는데요. 기대만큼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의견은 분분합니다.
리테일 성장세…비용 부담 안고 고객 확보 박차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이달 1일부터 주식 거래수수료 0원 이벤트를 시작했습니다. 올해 말까지 진행하는 이벤트로 신규고객과 휴면고객이 대상입니다. 대신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신청한 온라인 거래 고객에게 국내주식 수수료는 한 달간, 미국주식 매수수수료는 두 달간 0원을 적용합니다.
특히 이번 무료 수수료 이벤트는 유관기관 수수료까지 대신증권이 부담하는 내용입니다. 증권사들이 벌이는 주식 거래수수료 무료 이벤트는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등의 몫인 0.0036396%의 유관기관 수수료는 별도로 부과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이번 대신증권 이벤트 신청자들에겐 이것도 부과되지 않습니다. 즉 대신증권이 비용을 대신 부담하면서 진행하는 행사인 셈입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대신증권은 지난 6월부터 신용융자 무이자 혜택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용기간이 1~7일인 신용거래융자를 신청한 고객은 0% 이율을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종료일은 따로 정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대신증권은 1~7일 단기 신용거래 금액이 전체의 73%를 차지하고 있어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취지라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대신증권은 무료 수수료를 앞세워 리테일 강화에 힘을 쏟고 있는 중입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고객들의 거래비용 부담을 줄이고 증권사가 유관기관 수수료를 내는 부담이 있더라도 고객 확보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대신증권이 내세운 신용융자 무이자 행보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무료로 돈을 빌려준다는 것은 파격적인 내용"이라며 "신용융자 이자율 0% 이벤트는 거의 본 적이 없고 역마진이 눈에 보이는 거라서 이걸 증권사가 할 이유나 필요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업계에서도 이례적으로 평가하는 신용융자 무이자를 진행하는 데는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시작한 시점을 감안하면, 개인고객 비중이 높은 경쟁사들이 CFD 사태에 얽혀 주춤하는 사이 이탈 고객을 공략해 리테일 부문 실적과 점유율을 높이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대신증권의 경우 CFD 사태가 발발했을때 CFD 관련 서비스를 진행 중이지 않아 안도의 한숨을 내쉰 바 있습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부진했던 리테일 부문을 올해 들어 꾸준히 끌어올리는 중입니다. 지난해 1분기 75조9000억원이던 리테일 자산은 2분기에 63조5000억원으로 12조원 넘게 급감했고 연말까지 63조원 수준에서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엔 76조1000억원으로 다시 회복했습니다.
1분기 리테일 부문 영업이익도 전 분기 대비 증가했습니다. 대신증권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리테일 영업이익은 434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317억원에서 눈에 띄게 증가한 것입니다.
나홀로 무이자…실효성 아직
그래프=뉴스토마토
다만 이런 행보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입니다. 대신증권이 0% 신용 이자율을 적용한 이후 일각에선 증권사들이 이자율 경쟁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는데요. 현재까진 대신증권을 따라가는 증권사가 없습니다. 실효성에 관한 구체적인 수치가 나와야 그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보입니다.
주식거래 무료 이벤트의 경우 신규고객 유입을 노렸겠지만, 웬만해선 MTS를 바꾸는 투자자들이 많지 않아 기대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증시가 지난해 대비 좋아진 상황에서 증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본인이 사용하던 MTS를 떠나 다른 MTS로 옮기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시간이 지난 후에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신용 거래 고객도 늘고 신용잔고도 시장 평균 증가율보다 더 커진 것으로 파악되지만 아직 드라마틱하게 증가한 것은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신용이자율 0%는 계속 이어갈 계획이고 향후 주목할 만한 실적이 나오면 수치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답했습니다.
리테일 강화 안간힘…실적 개선 가능할까
대신증권은 과거 리테일 명가로 이름을 떨졌습니다. 1997년 8월 HTS 사이보스를 선보였고 이듬해 6월엔 최초로 인터넷 웹 트레이딩을 개시하는 등 리테일에서 강점을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 매매비중 확대와 키움증권 등 온라인 기반 증권사들의 등장으로 점유율 하락과 수익기반이 크게 약화됐습니다.
그래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던 2021년 615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고기록을 썼데요. 지난해는 1317억원, 올해는 156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번 이자율 0%와 수수료 0원 이벤트 역시 리테일을 강화해 실적을 개선하려는 의지로 해석됩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고객이 많아지면 연계되는 다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실적에 보탬이 된다"며 "올해 채권 판매에도 집중하고 있고 리테일을 강화하는 등 실적 증가를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뉴스토마토] 2023.08.03.
첫댓글 거래소수수료까지 회사가 부담할 줄이야.....
MS를 높이기 위해 사활을 걸었군.
수수료 증가 없는 MS가 의미가 있다고 하니까 차후에 검증을 해 봐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