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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태 천택리 (10) ]
(리괘 대의)
* 괘명과 괘서
리는 위로는 천 (건)이 있고, 아래로는 택 (태)이 있는 상으로, 하늘이 못에 비치듯 천리를 따라 밟아 행하니 '천택리'라고 한다.
'리'를 파자하면 회복함 (복)을 주장하는 (시) 뜻이 보이니, 사람의 욕심을 막고 천명을 보존하여, 본래의 성품을 쫓아 예를 회복하여야 함을 이른다 (극기복례).또한 얼어붙은 동토 (시: 뻣뻣이 굳어버린 시신을 이름)속에서 봄이 되면 다시 싹이 움터나오듯, 잊혀진 본성을 찾아 한 걸음씩 실천이행하는 뜻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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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천 시 (주장 시) #1 시는 주장하는 것이니, 건도가 모든 것을 주관하는 것이다. 하택 우음 복 (회복할 복) #2 복은 하늘의 상이 못에 비치듯, 근본이 하늘에 있음을 알아 극기복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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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이 쌓이다 보면 정돈이 필요하듯, 모임에는 예로써 질서를 지켜야 하므로 소축괘 다음에 리괘를 놓았다. 열번째 괘에 리괘가 있는 것은 하늘의 운행이 열로써 한주기 (각주: 갑에서 계)를 마쳐 본래의 자리로 회복하는 이치이며, 효의 순차 또한 건괘부터 리괘까지 양효 30, 음효 30으로 같으니, 리괘를 마친후에 비로소 천지의 사귐이라는 11번째 태괘, 12번째 부괘로 나아가는 뜻이 있다 할 것이다.
* 괘덕과 괘상
리는 하괘가 태 (택)이므로 안으로 화열하고 상괘가 건 (천)이므로 밖으로 굳건히 실천하는 상이니, 기뻐하고 화합하는 마음으로 굳건히 중정의 도를 행해나가는 덕이있다. 또 하늘이 위에 있고 못이 아래에 있으니, 상, 하의 나뉨과 귀하고 미천한 것을 구별하는 뜻이 있으므로 예를 회복 실행하는 괘이기도 하다.
* 관련된 괘와의 비교
1) 도전괘: 풍천소축
소축괘 참조
2) 배합괘: 지산겸
리는 굳건히 밟아 밖으로 실천하는 것인데 반해, 겸은 스스로를 낮추어 안으로 후중한 덕을 쌓는 것이다. 오행으로 보면 리는 상건, 하태로 모두 금으로 되어 있고, 겸은 상곤, 하간으로 모두 토이다.
3) 호괘: 풍화가인
예는 가도를 근본으로 하니, 부자, 형제, 부부가 각자 처해진 바에 따라 행함이 예를 이행하는 것이며, 나아가 치국, 평천하의 도를 행할 수 있는 것이다.
4) 착종괘: 택천쾌
리는 상천, 하택의 상으로 상하의 위가 바른 상태이며, 아래의 태소녀가 위의 건부를 기쁜 마음으로 좇아 따르니 에법에 어긋남이 없다. 그러나 쾌는 태소녀가 건부위에 처하여 있고, 음약한 상육 소인이 홀로 높은 자리에 올라 있으므로 상하의 분별을 잃고 있어 예에 어긋난다.
(본문 강해)
이호미라도 부질인이라 형하니라.
1) 호랑이 꼬리를 밟더라도 사람을 물지 않음이라. 형통하니라.
리: 밟을 리, 신 리 미: 꼬리 미 질: 물을 질
2) 뜻풀이: 리괘는 예로써 실천궁행하는 것이니, 보고 듣고 말하고 움직이는 모든 거동에 절도를 지키는 것이다. (비예물견, 비예물청, 비예물언, 비예물동) 괘로 볼 때 건이 태위에 있으므로 강포한 범의 꼬리를 유순한 태가 밟고 있는 위태로운 형국이나, 유순함으로써 강건함을 쫓아 순응하므로 물지않아, 형통하다. 인생사가 또한 범의 꼬리를 밟고 있는 것과 같으나, 모든 일에 화열순천하여 험난한 세상을 대처한다면 자연 흉해를 모면할 수 있어 형통하게 되는 것이다.
#1 리괘는 현재 처해 있는 상태 (상, 하)와 밟아나가는 상태 (전, 후)의 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 현재 처해 있는 상태란, 건의 자강불식하는 태도로 중정을 실행해 나가니, 비록 아래에 있는 호랑이 (화열)를 밟더라도 화열하여 사람을 물지 않으니 형통하며,
2) 밟아 나아가는 상태란, 태의 화열하는 마음으로써 건의 강정한 도를 밟아 행해 나아가는 뜻으로, 비록 강한 호랑이를 밟아 나아가더라도, 화열로써 강건 중정한 도에 응해 나아감이니 상해를 입지 않아 형통한 것이다.
* 1)의 경우에는 태가 호랑이가 되는 것이며, 2)의 경우에는 건이 호랑이가 된다. 건을 '용'이라 할 때는 그 예측불허한 변화의 도를 취한 것이고, '호'라고 할 때는 그 순강한 상을 취한 것이다 (혁괘 구오에 '호'라고 한 것은 태괘의 중효인 까닭도 있지만, 외호괘가 건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2 계사하전 7장에 '리이화행, 겸이제예'라 한 것도, 안으로는 화열한 마음을 가지고, 밖으로 강건히 실행하라는 것이고, 리의 배합괘인 겸괘도 화열한 마음을 절도있게 그쳐서 (태 -> 간) 화이불유하고, 밖으로는 강건함을 순 (건 -> 곤)하게 하여 불복하라는 것이니, 성인의 '화행'을 강조하는 뜻을 알 수 있다.
단왈이는 유리강야니 열이흥호건이라 시이이호미부질인형이라
강중정으로 이제위하야 이불구면 광명야라.
1) 단에 가로되 리는 유가 강에 밟힘이니, 기쁨으로 건에 응하는지라. 이로써 호랑이 꼬리를 밟아도 물지 않으니 형통함이라. 강건하고 중정함으로 제위를 밟아 병폐가 없으면 광명하니라.
열: 기쁠 열, 말씀 설 구: 병폐 구, 오랜병 구
2) 뜻풀이: 하괘가 유약한 소녀인 태로써 비록 강건한 아버지 건에 의해 밟히고 있으나 (리 유리강야), 기뻐함으로써 위의 건의 굳셈에 응하여 순종하는 까닭에 (열이응호건), 비록 범꼬리를 밟았을지라도 물리지 않아 형통하고 (시이이호미부질인형), 또한 구오가 강건중정한 덕으로써 제위를 밟으니 (강중정이제위), 병폐가 없다면 광명한 덕이 세상에 미치게 된다 (이불구 광명야).
#1 제위를 밟는다는 것은, 등극할 때 '천계'라 하여 섬돌을 밟아 오름으로써 즉위의 예를 삼는 것을 말한다. 이는 괘상으로써 괘의 이름을 해석한 것이다.
#2 이를 또 밟아나가는 상태라는 시간적으로 해석하면, 태의 유로써 건의 강함을 밟아 나가는 것이다 (이것은 이괘가 밟아 나가는, 즉 시간적 요소가 많은 괘이기 때문이다). 예는 엄숙하고 공경함을 체로 하고 화합함을 그 용으로써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온화하고 부드러운 화열한 마음과 엄숙하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중정의 도를 실천해 나간다면 (열이응호건), 사람의 환난이 지극하여 마치 호랑이의 꼬리를 밟는 것 같더라도, 어찌 상대방이 호랑이와 같이 강강함을 가지고 나에게 피해를 줄 수 있을 것인가? (시이이호미 부질인형). 이것이 '강하고 중하고 정한 도로 구오의 제위를 밟아 나간다면 병폐가 없다'는 것이니, 그 덕이 천하에 드러나 밝게 비추는 것이다 (강중정 이제위 이불구광명야).
#3 '강중정 이제위 이불구 광명야'는, '단왈이 유리강야 열이응호건 시이리호미부질인형'까지 괘사에 대한 설명을 다하고, 다시 부연하여 덧붙인 것이다.
* 태의 화열함이 건 호랑이를 밟는다는 것은 외호괘 손하절 (고)을 도전하면 태상절 (구)이니 호랑이가 고개를 돌려 (도전해서)입을 벌리는 상이다. 입을 벌려 넓적다리를 물려하지만, 태의 화열하고 정성스런 마음을 보고 물지 않는 것이다. 구사는 건 (호랑이)의 뒤를 말함이니 꼬리에 해당한다.
#4 구오가 동하면 이허중이니 '구'라는 병폐가 나온다. 괘가 어려움을 밟아나가는 괘이므로 '구'라고 경계를 하였다. 그러나 체가 강하다면 음사의 병이 없고, 중으로 실행하면 지나치거나 모자라는 병이 없으며, 바르게(정)하면 사사로이 치우치는 병이
없어지는 것이니, 리의 구가 변하여 광명이 되는 것이다.
#5 계사하 7장에 '역지흥야 기어중고호 작이자 기유우환호'라하고, 이어 구덕 삼진괘를 베풀은 것은, 문왕이 당시의 통치자인 은나라의 주왕에게 핍박을 받아 유리옥에 갇혔을때의 상황을 설명한 것이다. 즉 리괘의 '화행의 도'를 먼저하고 마지막에 손괘의 공손한 덕으로써 칭이은 (잘 분별하되 그 공을 감춤)하여 결국에는 천명을 펴서 권세를 행함을 나타냈으니 (손이행권), 호랑이 꼬리를 밟은 듯한 당시의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도를 밝힌 것이다.
상왈상천하택이 이니 군자 이하야 변상하하야 정민지하나니라.
1) 상에 가로되 위는 하늘이요 아래는 못이 리이니, 군자가 이로써 위 아래를 분별하여 백성의 뜻을 정하느니라.
택: 못 택 변: 분별할 변
2) 뜻풀이: 위에는 하늘이 있고 아래는 못이 있는 것이 상하의 바른 이치이며, 바른 이치를 이행하는 것이 사람의 당연한 도리이다. 이와 같이 상하존비를 분별하여 백성의 뜻을 정하고, 백성의 뜻이 정하여진 후에 나라를 다스릴 수 있게 된다. 예는 본래의 본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상천'이 '하택'에 비추어지는 상을 관찰하여, 위로는 상전을 공경하여 그 뜻을 살피고, 아래로는 백성을 교화하여 민심을 안정케함이 곧 군자가 이행하여야 할 도인 것이다.
#1 상괘 건의 뜻을 외호괘 손명으로 내리고, 하괘 태의 기쁨을 내호괘 리로 잘 분별하여 백성의 뜻을 안정케 하는 것이다.
#2 천수송괘에 '천여수위행'이라고 한 것은 하괘의 물이 아래로 흘러감을 강조한 것이고, 리괘의 '상천하택'이라고 한 것은 택은 물이 모이는 곳임을 말한 것이다. 즉 하늘의 기운이 산을 통해 내려오면, 땅의 기운이 못을 통해 하늘로 올라가 사귐을 말한 것이다.
초구는 소리로 왕하면 무구리라.
상왈소리지왕은 독행원야라.
1) 초구는 본대 신은대로 가면 허물이 없으리라. 상에 가로되 '소리지왕'은 홀로이 원하는 것을 행함이라.
소: 본디 소, 휠 소
1) 뜻풀이: 리괘에서 초구는 처음 밟아나아가는 과정이고, 위로 응도 없으니 '소리'의 상이다. 본디 타고난 성품 그대로 이행하면 허물이 없다. '소'는 바탕색이 흰 것을 뜻하니 '소리왕'이란 주어진 본바탕 그대로 순진무구하게 나아가야 함을 이른다. 학문과 수양은 위기를 근본으로 하여 본성품을 궁구함으로써 깨닫고자 하는 것이다. 유학의 요 또한 '위기지학'이다.
#1 같은 체의 상비관계인 구이를 따르지 않고 위로 건군을 따르는 것은, 사사로운 이익을 따르지 않고 도를 따르는 것이다.
#2 초구가 동하면 감중련의 험함이요, 내호괘가 이허중의 밝음이니, 험한 처지에서도 조급히 움직이지 않고 때를 기다리며 자신을 닦는 것이다. 즉 견선즉천하는 것이 군자의 도리이나, 아직 때가 아니므로 리의 밝은 분별로 비예물시하니 아직 옮길때가 안된 것이다. 꾸밈보다는 질을 강조함이 예의 근본이니, 분수를 즐기는 것이 예의 시작인 것이다.
#3 중용 14장에 "군자는 소기위이행이오 불원호기외니라 (군자는 현재의 위치에 따라 행하고, 그 밖의 것은 원하지 않느니라)"고 하였으니, '소리'를 말한 것이다.
구이는 이도 탄탄하니 유인이라아 정코 길하리라.
상왈유인정길은 중부자란야라.
1) 구이는 밟는 도가 탄탄하니, 유인이라야 바르고 길하리라. 상에 가로되 '유인정길'은 중이 스스로 어지럽지 않음이라.
2) 뜻풀이: 구이는 양으로써 동하는 성질이 있는데다 육삼이 음효이므로 앞이 틔여 있으며, 내호괘가 리허중 불로써 밝게 비추니 그 밟는 도가 훤히 트여 넓고 넓다 (이도탄탄). 그러나 득중은 하였어도 정위가 아니므로, 자기의 강한 것만을 믿지 말고 수양하라고 경계하기를 도인이 '유인'과 같이 처신하라고 하였다 (유인정길). 어지럽지 않은 것은 구이가 중도를 얻어 육삼음에 끌리지 않고 굳게 바름을 지켜 나가기 때문이다 (중부자난야).
#1 이도탄탄: 구이가 동하면 진하련 (대도)이 되어 큰 길이 나온다.
#2 유인이라 칭함은 구이가 동하면 내호괘가 간상련이니 간산과 진림 사이에 거하는 사람이고, 또 하괘가 태 (택)로서 도전하면 손하절 (음목. 초)이 되어 임택에 은거한다는 뜻이 나오니, 유인으로써 표상한 것이다. (예 귀매괘 구이). 이것은 '이도탄탄'하지만 리괘가 범의 꼬리를 밟아 나아가는 상이므로 조심하라는 뜻을 말한 것이다.
육삼은 묘능시며 파능리라. 이호미하야 질인이니 흉하고 무인이 위우대군이로다.
상왈 묘능시는 부족이유명야오 파능리는 부족이여행야오
질인지흉은 위부당야오 무인위우대군은 지강야라.
1) 육삼은 소경이 능히 보며 절름발이가 능히 밟는지라. 호랑이 꼬리를 밟아서 사람을 무니 흉하고, 무인이 대군이 되도다. 상에 가로되 '묘능시'는 족히 밝음이 있지 못함으로써요, '파능리'는 족히 더불어 행하지 못함으로써요, '질인지흉'은 위가 마땅치 않음이요, '무인위우대군'은 뜻이 강함이라.
묘: 소경 묘 파: 절름발이 파
2) 뜻풀이: 육삼은 음이 양자리에 있어서 위를 얻지 못하였고, 또한 중을 잃은 상태이니 소인이 분수 밖의 일을 하는 경우이다. 음인 소인으로서 분별의 지혜가 없고 뜻만 강해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니, 소경이 보고자 하고 절름발이가 걷고자 하는데 비유된다 (묘능시 파능리). 따라서 소견이 어둡고 멀리 행하지 못하므로 호랑이 꼬리를 밟아 물리는 격으로 해롭고 (질인흉), 포악한 무인이 제멋대로 전횡을 일삼는 상이다. '무인'이라 비유한 것은 재주는 없으나 양위에 처해 뜻만은 강하므로 망령되어 움직여 행동함을 이르니, 그 도를 잃음이 마치 무인이 대군이 되려함과 같다는 것이다 (무인위우대군).
#1 '묘능시'란 애꾸눈을 말함이요, '파능리'란 절름발이를 말하니 온전치 못함을 뜻한다. 내호괘 이허중 '목'과 외호괘 손하절 (다백안, 진퇴, 고)다리가, 하괘인 태 (훼절)를 만나 애꾸가 되고 절름발이가 되는 것이다.
#2 귀매괘 초구는 정을 얻었으나 중을 얻지 못한 자리이므로 '파능리'라 하고, 구이는 중을 얻었으나 정을 얻지 못하여 '묘능시'라 하였다. 같은 태상절의 체에 있는 리괘의 육삼은 중도 얻지 못하고 정도 얻지 못하였으므로 '묘능시, 파능리'를 같이 말했다.
#3 괘사에 '이호미 부질인형'이라 한 것은 태상절의 유열함으로써 건의 굳셈을 밟으니 물지 않는다는 것이고, 효사에 '이호미 질인흉'이라고 한 것은 육삼이 재주는 유약하면서 욕심만 강하여 다가가서 밟으니 리의 바른 도가 아닌 까닭이다.
#4 무인대군: 내호괘 이허중 (감위, 무병)에서 무인이고, 육삼이 동하면 건이니 대군이 된다.
#5 상사에 '부족이유명야, 부족이여행야'는 육삼의 재질이 유암함을 말한 것이고, '위부당야, 지강야'는 유로써 강한 양자리에 있음을 말한 것이다.
구사는 이호미니 삭삭이면 종길이리라.
상왈삭삭종길은 지행야라.
1) 구사는 호랑이 꼬리를 밟음이니, 조심하고 조심하면 마침내 길하리라. 상에 가로되 '삭삭종길'은 뜻이 행해짐이라.
삭: 조심할 삭 삭삭: 놀라 두려워 하는 모양
2) 뜻풀이: 구사는 중을 잃고 제 자리가 아닌데다 구오 바로 밑의 대신위에 있는 두려운 처지이므로 (이호미), 조심하고 삼가함으로써 구오를 돕다보면 길하게 된다 (삭삭종길). 육삼의 '지'는 자신의 뜻만을 강하게 내세워 분수 밖의 일을 하는 것인데 반해, 구사의 '지'는 인군의 명을 백성에게 행하는 것을 말한 것이다 (지행야). #1 육삼과 구사가 다 같이 부중정한 상태인데 육삼은 '흉'하고 구사는 '종길'이라고 한 것은, 육삼은 음이므로 본래의 질이 불선한 것이고, 구사는 양이며 굳건한 건체에 있어서 본래의 질이 선한 것이니, 그 위태한 처지를 깨달아 잘 처신해 나가기 때문에 '종길'이라 한 것이다. 또 구사가 동하면 손하절이니 강중한 인군 밑에서 손순하게
명을 받들어 행하는 상이 있다.
구오는 쾌리니 정이라도 려하리라.
상왈쾌리정려는 위정당야일새라.
1) 구오는 쾌하게 밟음이니, 바르더라도 위태하리라. 상에 가로되 '쾌리정려'는 위가 정당함이라.
2) 뜻풀이: 구오는 인군자리에 처해 모든 일을 결단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자이다. 강건하고 중정하여 덕과 재질, 세력을 모두 갖추고 있으므로 일을 스스로 결단할 수 있지만, 호랑이 꼬리를 밟듯 위태한 처지를 헤쳐나가는 때이므로 '정려'의 경계를 두었다. 강건중정한 인군의 덕과 위를 얻고 있음에도 이를 경계한 뜻이 깊다.
#1 본래의 괘체가 호랑이 꼬리를 밟는 형국인데다, 구오가 변하면 화택규가 되니 어긋나는 뜻이 있다. 상하를 착종 (바꾸어 놓음)하면 택천쾌로써 음을 결단하는 뜻이 보인다.
#2 구오가 동하면 이허중이니 밝게 밟아 나아가나, 외호괘 및 배합괘가 감중련이니 위태함이 숨어 있는 것이다. 단전의 '강중정 광명야'와 비교할 때 소동파의 '우치세이급명주: 치세에 난세를 걱정하고 밝은 군주를 맞아 우매한 군주가 나타날 것을 위태롭게 여김'과 통하는 말이다. 또 게사하전 5장에도 '군자 안이불망급 존이불망망 치이불망난'이라 하였으니, 성인이 후세를 경계함의 정도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상구는 시리하야 고상호대 기선이면 원길이리라. 상왈원길재상이 대유경야니라.
1) 상구는 밟아온 것을 보아서 상서로운 것을 상고하되 두루 잘했으면 크게 길하리라.
상에 가로되 크게 길함이 위에 있음이 큰 경사가 있음이라.
2) 뜻풀이: 리괘의 마지막에 처해서, 과거에 밟아 온 것을 되돌아 보고 반성을 하는 것이다. 괘서로써 보면 열번째 해당하므로 한 주기를 마치는 뜻이 있고, 상구 효서또한 예순번째로서 60갑자의 마지막에 해당하니, '기선원길'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상구는 리행의 험난한 과정을 다하는 때이므로, 지나온 이역을 돌이켜 보고 상서로움을 상고하여, 지나온 도가 바르다면 크게 경사가 따르는 것이다. 또 때가 되어 나아가고 때가 다하여 물러남에 예로써 행한다면, 큰 경사가 있게 되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1 하괘와 상괘의 상효 (육삼, 상구)에 각기 보는 것을 말한 것은 그 위가 각괘의 가장 위에 처한 까닭이다.
#2 소축괘의 상구와 마찬가지로 효의 재질로써 효사를 말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시리'라 함은 리괘의 전체적인 상이 이허중의 형상을 나타냄에 '시'라고 한 것이다. 또 상괘의 상이 건이므로 두루 주선한다는 '선'이 된다.
#3 상사에 '대'는 '원'을, '유경'은 '길'을 설명하였다.
#4 '재상'이라고 함은 리괘의 끝인 상구에 그 밟아온 전체적인 평가가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