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막바지 아나고구이를 즐기러 친구들과 다녀왔습니다.
술안주에도 그만인 음식이라죠.
이제는 바다에서 나는 친구들을 좀 멀리해야하긴 하는데... 제가 제일 사랑하는 친구들이라...
남천해변시장의 유명한 아나고집인
'덩굴아나구구이'입니다.
까페 몰로와 영남식육식당 사이의 좁은 골목내에 위치했습니다.
사람수대로 챙겨주는 열무와 얼갈이로 담은 물김치.
그대로여도 맛이 좋았지만,
살얼음 동동이었으면 훨씬 맛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빠른 회전율을 보여주듯 싱싱한 곁들이들.
상추와 깻잎인심도 후합니다.
아나고 4인분 인당 1만5천냥.
손질상태도 깨끗하고 아나고살도 두툼하니 싱싱합니다.
옆의 불판에 몇 점 올라갔네요.
자리에 앉으면 이내 나와주는 연탄불과 석쇠.
일단 구워먹으라며 가지런히 놓아주고 갑니다.
때깔이 곱습니다.
다 구운 후 여기에다 찍어선 석쇠가장자리에 올려 먹습니다.
요런 보들한 구이엔 양념장의 내공이 중요하지요.
느긋하니 약불에 열심히 태우며 방치했더니만,
유심히 지켜보던 주인이모가
어디에선가 목욕탕의자를 들고와선 턱하니 걸터 앉아 구워줍니다.
바람구멍을 열어 불을 올리곤
이미 불판에 올려진 애들을 빠르게 처치.
센불에서 살살 굴려가며 굽는 솜씨가 예사롭지않습니다.
조금만 잘못 건드려도 살이 부서지곤 하던데,
역시 오랜 내공이 쌓였기 때문이겠지요.
상추쌈에 양념을 푹 찍은 아나고 한점 올려 찹찹.
알싸한 마늘향이 곁들여지니 맛깔납니다.
계속 집어 먹고 있는데도 워낙 빠르게 구워주니,
한점 한점 먹을게 늘어납니다.
어느새 4인분이 다 구워졌습니다.
바알간 양념옷을 입은 이뿐 아나고들.
매운탕을 주문하니 공기밥부터 내어주길래 밥하고도 찹찹.
아나고 매운탕 5천냥
푸짐합니다.
밑찬도 조금 내어오고...
달달하니 깔끔한 무생채가 인기가 좋았습니다.
올려진 초피가루와 다진마늘을 국물과 함께 슥슥 뒤적였더니
큰 두부 한 덩이와 함께 아나고 뱃쪽살들이 실하게 드러납니다.
좋아하는 방아도 들어있고,
껍질도 부들하니 느끼함 없이 딱 제 스타일이라 잘 먹었습니다.
간간히 보이는 싱싱한 내장들도 고소하니 맛을 더해주더군요.
실내는 넓직하니 밝습니다.
덕트시설도 생겼고...
이전하기 전의 허름하고 세월이 느껴지는 분위기는 사라졌지만,
이것도 나름 깔끔하니 괜찮네요.
30년이 훌쩍 지난 세월을 증명하듯
깔끔하게 손질된 싱싱한 아나고(붕장어)와 입에 붙는 양념장 덕에 잘 먹고 왔습니다.
하지만 항상 구워주는 건 아닌가봅니다.
여유있는 시간대만이라도 늘 구워준다면 더 맛있게 먹고 올텐데 말이죠.
전화 626 3592
주소 수영구 남천1동 197-1번지 해변빌라 1층
저녁 11시까지.
첫댓글 올해는 갑자기 장어값이 폭등하는 터에... 그냥 입맛만 다시고 갑니다. ㅎ
자주 가는 집인데 정말 좋아요 맛이^^
저도가끔가는곳이에요 ^^
남천동 살아서 ^^ 이집 맛나죠 ^^
저도 예전에 가끔 가던 집인데...꽤 이름난 집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