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밥 채널
김세영
마다가스카르 모론다바,
그곳의 바오밥 군락지에 가면
고압전선 아래에 선듯
머리카락이 주뼛주뼛 일어선다
닫쳤던 천문이 다시 열리고
안테나처럼 뻗쳐오른 가지돌기에
어느 행성에서 온 기파가 감지되어
온몸에 전률이 흐르기 때문이다
일출을 보려고 태백의 정상에서
슬리핑백 속에서 노숙을 하듯,
바오밥 몸통 속에, 수직의 입관을 하는
모론다바의 원주민처럼
서서 입적하듯 들어간다
지상의 모든 주파수를 차단하고
바오밥 수관 속으로 가지돌기를 밀어올려서
바오밥 군락지가 있는 별들간의 교신을
수십억 광년 너머까지 수신한다
바오밥 채널 속으로 들어온 기파가
초원의 해돋이와 함께 싹을 틔워서
정수리 천문을 열고 싹이 솟아오른다
혹성 B 612의 바오밥과도 교신할 수 있는
나의 바오밥 묘목이다
삼만 피트 고도로 태평양을 건너오며
정수리위에 새로 개설한 바오밥 채널을
모바일 폰 안테나처럼 테스트해 본다
극동의 아파트 옥상에 바오밥 안테나를 세우고
별빛의 집광으로 밤마다 충전해서
가지돌기 수용체의 고리를 풀고 귀천하는
기체덩이가 공명의 주파수를 감지한다
라이트 세일*하는 기류 속에서
시공의 숨결을 되짚어가는 흰연어처럼
영성의 발원지, 그 별자리를 찾아갈 것이다.
* light sail : 별의 빛에너지로 하는 우주여행
『포에트리슬램』 2017 제2호
첫댓글 변함없는 시심에 감동입니다
공감의 글, 감사합니다
늘 선생님의 시를 따라 우주를 여행하곤 합니다.
좋은 시 감사히 읽습니다_()_
김혜천시인님 , 제시 에 관심을 주시어 감사합니다 요즈음 우주를 소재로한 시를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