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화이트데이....라고 합니다.
전엔 발렌타인데이만 있엇는데 요즘은 매달 무슨 무슨 데이가 있네요.
하긴 퍽 오래전엔 발렌타인데이도 없었죠.
내가 알기론 발렌타인데이에는 여자가 남자에게 초컬릿을 주며 사랑을 고백한다구 합니다.
화이트데이는 반대로 남자가 사탕사주면 사랑을 고백한다나...?
나 이거 진짠줄 알고 살았습니다.
내가 미국에서 살때 입니다.
지금이나 그때나 외로운 건 마찮가지지만 말도 안통하는 남의 땅에 살려니 심리적으로 더 외로운거 있죠?
외로움을 달래는데는 친구만큼 좋은 것이 없습니다. 것두 이성친구라면 더할나위 없겠죠.
해서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를 d-day로 잡고 욜씸히 작업에 들어갓습니다.
지성이면 감천 아니겠습니까?
헌데 이론 닝기리.....
바렌타인데이는 가까워 오는데 어째 분위기가 이상합니다.
해서 나와 자별한 교분을 나누었던 '짐'이란 선상님께 넌즛이 물어보았지요....
짐은 아메리칸인데 여자가 없어요. 그래서 동병상린, 유유상종이라구 친해졌지요.
'하이~ 짐! 발렌타인데이가 뭐하는 날이야? " ( 정말 모르는 넘처럼 능청스럽게........)
'오...켄! 너 여자친구 잇어? [여기서 kenn은 나의 미국이름...kennth의 줄인말 ... 화자 주]
'오브가 코스.....지' (아니 얘가 대한남아를 어찌보구......그런 망언을 힘도 안들이구......)
'그러면 장미꽃을 다즌(12송이) 사가지구 여자친구한테 선물하구 저녁이나 먹으어 가...'
(뭐? 뭐라구? 어째 이상하다 . 아이 씸플...왜케 빨리 말하는거야...한국말도 아닌데..)
'초컬릿은 안 주나?' (다시 확인하자....이럴리가 없는데.....그나저나 난 영어 언제 되나....)
"웟 ?? " (아 띠바! 너 왜케 못알아들어 영어 니네말 아니니? )
'여자가 초컬릿 안 주냐구.....? (너 여자친구 없다구 나 물먹이냐...?)
'아니 ... 남자가 장미 다즌...어쩌고 저쩌고...' (진지한 표정에 더이상 할말을 잃음! )
또잉~ 이게 시방 뭔말이여~
혹 내가 영어가 안되어서 제대로 못 알아듣는건 아닌지 몇번 되물었지만 결과는 마찮가지.....
남자가 받는줄만 알았는데 이건 되려 주는 날이랍니다.
이론 C~ 앙 ......그동안 투자(?)한 겟 얼만디 또 쏟아야 하는겨~ ......
알고 보니 발렌타인데이가 우리와는 영 딴판이더군요. 닝기리.......
그렇게 대단한 날도 아닐뿐더러 여자가 남자에게 사랑을 고백하며 초컬릿주는 풍속도 없드라구요.
혹시나 기대하며 그동안 해온 눈물겨운 투자(?)들을 생각하니 갑자기 하늘이 노래지더군요.
"초웃 됐구나.....심플! "
무식하면 이렇게 심신이 고달픈걸 뼈저리게 체험하고 말았습니다.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나 이젠 우리에겐 친숙한 날이 되어버렷습니다.
남의 명절이 우리나라 상술과 결합해 변종기념일이 되엇다고 할까........
뭐 좋습니다.
사해가 동포고 천지여아동근인데 굳이 따질거 잇습니까?
형편에 맞게 상황에 따라 살면 그만인 거죠.
한데 '안하면 안된다'는 무의식적 강박관념은 좀 문제가 있지요.
초컬릿이나 사탕이 마치 훈장처럼 여기는 풍조!
이거 못주고 못받으면 바보되는 분위기....
이거 내가 못받앗다구 심통부리는거 아닙니다.
그런데 심통 아닌데 왜 이런글 써?
뭐 그냥.....아따 따지긴..... 기냥 쓸수도 있는거지....안 그렇습니까?
자 빨리 결론내려야 겟네요.
주고 싶은 사람에게 주고 받아도 될사람에게 받는다면 이런 변형기념일도 나쁘진 않다는 생각입니다.
누군가 이해상관없이 - 불가능한 말이지만 - 이런날 관심을 보여준다면 불역열호 아니겠습니까?
그 누군가는
1. 사랑하는 이.......쌍방향이 이상적이겟죠.
2.편한 친구.....유안진의 누란지교에 나오는 그런 친구
3.또는 지기.....논어의 유붕자원방래지.....의 그유붕이 아닐까 싶네요.
혹 여러분중 못받아서 혹 못줘서 우울한신 분계시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시길....
참 한가지 궁금한건 핀란드가면 진짜 자기 전에 자이리톨씹구 자나요?
여기까지 ..... 사탕을 못줘서 웬지 심난한 '그대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