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25만 원 / 넬라 환타지아를 들으며
요즘 부쩍 연주되고 있는 엔니오 모리코네(Ennio Morricone)의 원주민을 위한 오보에 연주곡이 듣는 이의 심금을 울린다.
오보에의 지상을 휩쓰는 듯한 저음에 정녕 자연의 위대함을 참미 하듯 흐르는 넬라 판타지에 사라 부라이트맨이 덧붙인 애절한 넬라 환타지아의 송시가 상처 입은 인간을 쓰다 듬는 복음으로 떠 오른다.
자유로운 환상 속에서 정의로운 세상을 본다
하늘을 나는 구름처럼 항상 자유로운 곳을 꿈꾸며
내 영혼 깊은 곳에는 자비로움으로 가득하다
나는 환상 속에서 밝은 세상을 본다
매일 밤 이 곳은 어둡지
나는 하늘을 나는 구름처럼
나는 항상 자유스런 정신을 꿈꾼다
환상 속에는 따뜻한 바람이 인다
마치 친구처럼 도시에 숨결을 불어넣어 준다
나는 구름처럼 자유로운 꿈을 꾸며
내 영혼 깊은 곳에는 자비로움으로 가득하다.
동사무소(동복지센터)로 향하기 전에 몇 번을 들었는지도 모른다. 지금 내 머릿속에는 환상 속 (In the fantasy) 하늘에 떠 있는 구름처럼 자유스러움을 꿈꾸며 무한한 인간의 자비스러움을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90년 전의 세계 대공황~경제적인 계수 개념도 다르고 넘처나는 실업자에 없는 자금에 구매력도 바닥인 그때와 지금이 같을 수는 없지만 질곡의 코로나에 발 묶이고 전 세계가 경제성장 제로 문턱을 맴돌고 있는 지금 ~ 자칫하면 90 년 전 세계 대공황에 곤두박질 치는 우를 범하지 않을까 무던히도 골 때리는 지경에 이른 것 같다.
남 얘기가 아니다. 전국의 88%에 해당되는 국민이 재난지원금 25만원을 받기 위해 동 복지센터에 몰려 간다. 1인당 GDP가 3만 불이 넘는 명색이 선진국 문턱에 들어 선 우리가 고작 25만 원의 지원금에 콧방귀 뀌며 싫은 척하며 받으러 가야 하는가?
90년 전에 대통령에 갓 당선 된 미국의 32대 대통령인 프랑크린 루스벨트가 전 미국의 주부들을 상대로 기똥찬 연설을 했다.
"존경하는 주부 여러분 당신들이 가진 가계자금은 한푼도 남김없이 다 쓰도록 하십시요. 남편이 밖에서 빌려 온 돈도 다 쓰십시요. 그래야만 당신 남편의 회사가 살아 납니다. 당신 남편은 실업자를 면합니다. 쓸 돈이 없다면 국가가 돈을 빌려 드립니다."
그 당시 미국이나 여러국가는 금본위제(金本位制)로 화폐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금을 가진 것 만큼의 화폐만 발행했습니다. 아무리 돈을 쓸 인구가 많아져도 금이 없으면 화폐를 발행할 수 없던 시절이였다. 이때 대공황을 겪든 미국은 영국의 경제학자 케인즈(Keynez)의 화폐이론을 수용하여 관리통화제로 바꾼다. 다시 말해서 국가가 돈이 필요하면 금(金)이 있건 없건 필요 한 만큼 찍어 내고 너무 많다 싶으면 걷우어 들이면서 융통성 있게 관리 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미국의 "New Deal 정책"이다. 댐을 건설하고 도로를 열고 공장을 건설하고~ 이때부터 미국의 화폐 달러(Dollar)는 세계 기축통화가 되고 모든 경제의 중심으로 우뚝 일어 났다.
전문적인 용어로 재정적자는 천문학적으로 늘어 나고 인프레로 물가는 뛰고 서민 가계가 형편없을 지경이었지만 일자리가 넘처나면서 고용이 늘고 수입이 늘고 보니 물가고나 인프레는 세월이 흐르면서 제자리를 찾아 갔다. 결국 유효수요 (有效需要)가 있는 곳에 경기가 있다는 말이 된다.
있는 자에게는 25만원이면 살 수 있는 20년산 양주 한병 값~ 하루 저녁 친구와 홀짝하면 사라지는 25만원이지만 서민 경제에는 적지 않은 마중물이 된다.
"마중물"~
마른 펌프(Pump)에서 물을 빨아 올리기 위해서는 마중물이 필요하다 많은 물이 아니다 마중물 한 바가지~
조금씨 부어 넣어 펌프 손잡이를 올렸다 내렸다 하면 북쩍 북쩍 구정물과 함께 올라 오는 물이 마중물 따라 맑디 맑은 물이 콸 콸 쏟아져 오르는 마중물 효과 일러 유수효과(誘水效果)라 하던가?
영세상인들에게는 소비자가 써 주는 25만원이 결코 작은 것이 아니요 소비자들이 만들어 내는 유효수요는 재래시장을 들었다 놓을 커다란 힘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아마도 기본소득정책의 가치도 고평가 받을 수도 있다고 보겠다.
역시 버려져야 할 고물 일제 샤-프에서는 아직도 반복적으로 가브리엘의 오보에와 사라 브라이트맨의 듀엣이 간단없이 울려 퍼진다
"따듯한 바람이 인다.
친구처럼 도시에 더운 숨결을 불어 넣어준다
내 영혼 깊은 곳에 자비로 가득하고 ~~"
- 글 / 쏠 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