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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자] 16
씬1. 대법정 (낮) / 15부 씬35 일부
홍석 : 내가요. 심신상실로 법정에 와서 총을 쐈으면요. 내가 이상한 게 되잖아요. 법은 .. 이 세상은.. 아무 문제없는데,
내가 이상한 놈이 되잖아요. 전요. 그때 정신도 맑고 정상이고 그랬습니다. 판사님. 근데도 그거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판사님. 제 죄가 뭔지 알고 싶습니다. .. 열심히 살았거든요. 남의 꺼 탐내지도 않고, 땀 흘리는 만큼
번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살았는데요. 수정이 미연이 보내고, 내가.. 그거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더라구요.
판사님. 내 죄가 뭔지, 거기에 맞는 벌 받겠습니다. 지금까지 벌어진 일들이 다요. 죄는 짓고, 벌은 안 받을 라다가
생긴 거잖아요. 판사님. 저는요.. 벌 받겠습니다.
정우 : (후우, 낮은 한숨 나오는)
홍석 : 그리구요. 어디서 티비를 봤는데, 거기 PK준 부모님이 나와서 우시더라구요. 죄송합니다.
저는 PK준이 미웠지만.. 그분들껜 소중한 아들인데, 제가 죽였습니다. 죄송합니다.. 벌 받겠습니다.
그 홍석의 얼굴에서 스틸.
타이틀 오른다. 추적자 제 16화
씬2. 카메라 매장 (낮)
지원, 매대 앞에 서서 카메라를 살펴보고 있다.
지원 : 쫌 가벼웠음 좋겠다. 인터뷰할 때 쓸 거니까, 인물 촬영에 좋은 기종으로 (하는데)
직원 : **** (하며, 권하는. 기종을 권하는 것이어도 좋고, 전문 용어여도 좋습니다)
지원, 그 카메라를 받아서 뒤돌아보면, 저만치 소파에 앉아 신문을 보는 정우의 얼굴이 굳어있다.
정우의 옆, 신문과 잡지가 꽂혀있다.
신문기사 제목들 “백홍석, 혐의 모두 인정” “백홍석, 중형 피할 수 없어” “백홍석, 심신상실 부인” 등등의 제목이 보인다.
정우가 보는 신문도 그런 내용이리라.
직원 : 남자친구가 기분이 안 좋은 가 봐요.
지원 : (혼잣말처럼, 낮게, 정우를 보며 뇌까리는) 남자도 맞고.. 친구도 맞는데.. 남자친구는 아니네요 아직.
지원, 카메라 만지다가 다시 정우를 보는데, 그 모습이 마음이 쓰인다.
씬3. 특별 면회실 (낮)
홍석과 정우가 말없이 마주 앉아 있다.
정우, 담담하게 홍석을 바라만 보고 있다.
홍석 : (그 어색함을 깨려고, 살짝 웃으며) 아이고. 우리 변호사님 화낼 줄 알았습니다. 몇 번이나 말렸잖아요 저를. (하는데)
정우 : (담담한) 화난 거 아닙니다.
홍석 : 에휴. 근데 십 분이나 아무 말도 안하고. (하는데)
정우 : (담담한) 지금 국민들, 백홍석씨한테 동정적입니다. 무죄로 풀려났으면 좋겠다는 사람이, 절반도 넘습니다.
(홍석을 보다가) 비겁한 거죠. 국민들이나 저나 똑같이.
홍석 : ...
정우 : 백홍석씨가 빨리 풀려나서 행복하게 사는 걸 보면서, 잊고 싶은 겁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 일이 일어나는 동안, 우리는 과연 잘못한 것이 없는지.. 백홍석씨가 중형을 받으면, 마음이 불편할 겁니다.
홍석 : ...
정우 : 많은 사람들이 이 사건 공범이니까요. 나도 마찬가지구요. 담당검사였으니까.
홍석 : (옅은 미소로) 저는요. 딴 사람들 불편하게 할라고 그런게 아니라 (하는데)
정우 : (단호한, 결심한) 저는 지금부터 백홍석씨의 변호를 포기합니다.
홍석 : (조금 놀란, 의외다) ... 변호사님.
정우 : (단호한) 살인, 도주, 법정 모독, 특수공무집행방해. 백홍석씨의 그 어떤 혐의도 변호하지 않겠습니다.
홍석 : (정우를 본다. 변호를 포기하겠다는 말이 진심인 듯하다) ... 알겠습니다. (일어나려는데)
정우 : (단호한) 백홍석씨! 저는 지금부터 백수정의 변호삽니다.
홍석 : (보는, 그 의미를 아는, 앉는)
정우 : 검사로서 진 재판, 변호사로서 한번 이겨보겠습니다.
홍석 : (옅은 미소로 보는)
정우 : 백홍석씨 재판을 통해서 밝히겠습니다. 이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백수정 재판은 어떻게 조작됐는지! 제가 밝히겠습니다.
옅은 미소로 서로를 바라보는, 홍석과 정우에서.
씬4. 조형사의 병실 (낮)
병상에 환자복의 조형사가 기대 앉아 있고,
근처에 선 정우, 황반장, 용식. 각자 서류를 하나씩 들고 보고 있다. 수정의 재판기록부다.
용식 : (신기한 듯 들추며) 아따. 요것이 재판기록부구마이.
조형사 : (뒤적이며, 장난스레) 넌 이런 게 일곱 개나 있겠다. (하는데)
황반장 : (서류보며, 긴 한숨을 내쉰다. 그가 보는 곳)
재판 기록부의 어느 부분. “피해자 백수정은 상시 원조교제를 행하던 자로써, 사고 당일도 다량의 코데인을 복용한 뒤”
황반장 : (후우 큰 한숨 내쉬곤) 자식 호적에 뻘건 줄 한 줄만 있어도, 부모 가슴이 썩는 법인데...
변호사님예. 요걸 없앨라믄 우야믄 됩니꺼? 재심인가 고거를 하믄 됩니꺼?
정우 : 절차가 복잡합니다. 다른 연관 사건들, 확정 판결이 난 뒤에 절차를 밟을 수 있구요.
백홍석씨는 자신의 재판을 통해서, 백수정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길 원합니다.
조형사 : (벌떡 일어나선, 근처 옷걸이에 걸친 사복을 들고, 나가는) 반장님. 나 오늘 퇴원합니다. 용식아. 말리지 마라. 맞는다.
(안에 화장실이 있으면 안으로 가고, 없으면 바깥 화장실로 가는 설정)
황반장 : 그라믄 우야믄 됩니꺼?
정우 : 백수정 뺑소니 사건, 진범을 잡을 겁니다.
씬5. 강동윤의 침실 (낮)
화려한 옷, 화려한 액서사리, 거울을 보며 외출 준비를 하는 지수의 위로
정우(소리) : 서지수. 그 여자를 법정에 세울 겁니다.
씬6. 조형사의 병실 (낮)
정우 : PK준 사고 당시, 차량 운전자는 서지숩니다. 이 모든 게 서지수의 뺑소니 사고로 시작된 겁니다.
진범 서지수를 잡으면, 백수정 재판은 다시 열립니다.
황반장 : (알겠는, 고개 끄덕이는)
정우 : 오늘부터 백홍석 재판의 목적은 단 하납니다. 서지수를 잡는 것! (하는데)
조형사 : (사복으로 갈아입고 달려 들어오는) 자, 시작하죠! 난 뭐하면 됩니까?
씬7. 법원 전경 (낮)
민찬(소리) : 당시 백홍석은 조남숙 형사의 총기를 훔쳤습니다.
씬8. 대법정 (낮)
민찬, 홍석의 근처에서 심문 중이다.
민찬 : 그리곤, 법정으로 향했지요?
홍석 : ... 네.
민찬 : PK준을 향해, 그 총을 쏘고 싶었겠군요.
홍석 : ... (담담한) 네.
정우 : (후우... 낮은 한숨 쉬는)
민찬 : 다시 그 상황이 오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홍석 : ... 전.. 제가 한 일이, 옳다고는 생각 안 하는데요.. 다시 똑같은 상황이 돼도
// 4부 씬33 홍석 : (걸어가며) 세상이!!! 세상이 미쳐 날뛰는데!!! 내가 어떻게 진정을 합니까!!!
// 4부 씬33 홍석 : 이거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홍석 : 저는.. 총을 들고 법정으로 왔을 겁니다.
민찬 : (돌아서서 법관을 향해, 단호한) 존경하는 재판장님. 피고인 백홍석은 방금, 살인의 고의성을 자백했습니다.
아울러, 자신의 범죄 행위에 대한, 개전의 정 또한 없음을 진술했습니다.
민찬, 재판장을 향해 살짝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자리로 간다.
정우가 홍석을 본다. 홍석은 담담하다.
정우, 후우 낮은 한숨을 쉰다. 정우도 뭔가를 결심한 듯한 얼굴에서.
(시간경과)
죄수복을 입은 윤창민이 증인석에 앉아 있다.
정우, 법정 가운데에 나와 심문 중이다.
정우 : (법관을 향해) 증인 윤창민은 현재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 일심에 계류중인 자 입니다.
(창민에게 다가가) 윤창민씨. 피고인 백홍석과 오랜 친구지요?
창민,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서 보는데, 저만치 피고인석에 앉아 담담하게 바라보는 홍석과 눈이 마주친다.
차마 눈을 마주할 수가 없다.
그런 창민을 담담하게 바라보는 홍석의 얼굴 위로
// 5부 씬74
홍석 : (마시며, 깊숙이 기대앉는, 캔을 이리저리 보다가) 이거 보니까 그때 생각 난다. 우리 중학교 1학년 봄소풍 때,
이온음료 처음 마셨잖아. 너 다 뱉었어. 오줌 냄새 난다고. (창민을 보며, 따뜻한) 으이그 촌놈.
정우 : 딸 백수정이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백홍석은, 친구 윤창민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딸의 생명을 친구에게 맡긴 거죠.
// 1부 씬30
홍석 : 창민아... 우리 수정이.. 돌잔치 때 실 잡았잖아. 너도 봤지. 너 알지? 실 잡으면 오래 산다고.
(하는데 다급하게 움직이는 바이오그래프. 다급하게 조치를 하는 응급요원들. 홍석, 더욱 다급해진다)
창민아. 우리 수정이, 살려 주라. 살려주라. 우리 수정이.
정우 : 윤창민의 성공은 수술했습니다.
// 1부 씬33
창민 : 친구로서 약속할게. 니 딸 반드시 살린다.
정우 : 백수정의 병세는 호전되고 있었습니다.
// 1부 씬52
창민 : 며칠 내로 의식 돌아올거야. 축하한다.
정우 : 윤창민씨. 배기철에게 30억을 받은 사실, 인정합니까?
창민 : ... (고개도 못 들고, 낮게) 죄.. 죄송합니다.
정우 : 법정은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곳입니다. 인정합니까?
창민 : .. 네.
정우 : 배기철은 어떤 요구를 했습니까? 30억이란 거액을 주고.
창민 : ... (차마 고개도 못 들고)... 미.. 미안하다. 홍석아.
홍석 : (담담하게 바라보고 있는)
정우 : 사실 관계를 말씀하세요.
창민 : (고개도 못 들고)... 수.. 수정이를.. 죽여 달라고 했습니다.
방청객들, 살짝 웅성인다.
정우, 자료 하나를 판사 앞 서기보에게 내밀며
정우 : 당시 병원의, 약품 인출 목록입니다. 백수정 사망 당일, 윤창민이 코데인 원액을 인출한 기록이 있습니다.
정우, 다시 창민의 앞으로 다가온다.
정우 : 윤창민씨. 따님 이름이 윤승은. 맞습니까?
창민 : ... 네.
정우 : 몇 살 입니까?
창민 : ... 여섯 살입니다.
정우 : (자기 자리로 가서, 자료 하나를 다시 가져오며) 윤창민의 자택 압수수색 당시 발견된 딸 윤승은의,
그림 일기장을 복사한 겁니다. 이런 내용이더군요. 어린이날, 아빠는 병원에 가고 혼자 있는데,
수정이가 찾아와서 선물도 주고 놀아줬다. 이렇게 끝나네요. 수정이가 우리 언니였으면 좋겠다.
창민 : (미치겠는 마음이다)
정우 : (자분자분, 가까이 가서, 낮은, 단호한) 윤창민씨. 수정이한테 코데인을 주입 했습니까?
창민 : ... (울 것 같은)... 네.
방청석의 몇 몇 기자들, 빠르게 그 내용을 적어 내려가는 모습이 보인다.
정우 : 당시 백홍석과 송미연은, 친구 윤창민이 아침 식사를 걸렀다는 사실을 알고는
// 1부 씬58 병원 복도.
홍석과 미연, 물품을 사오는 듯 비닐봉지를 들고 오다가 다급하게 달려가는 의사들을 본다. 불길하다.
홍석과 미연, 그 뒤를 따라서 뛰어간다.
정우(소리) : 윤창민에게 줄, 도시락과 반찬을 사가지고 오는 길이였습니다.
// 1부 씬58 병실 안.
창민이 주사액이 가득 든 주사기를 들고 있다. 망설인다. 입모양으로 수정을 향해 ‘미안하다’고 말해 보인다.
떨리는 손. ...이윽고 링거줄에 주사기를 꽂는다. 링거줄 안으로 주사되는 노란 액체.
창민이 코데인 주입하는 그 위로
정우(소리) : 그 시각 윤창민은 백수정에게 코데인을 주입했습니다.
창민 : (마음이 너무 괴롭다. 눈물을 참고 있는)
정우 : (자리로 가서 자료 하나 더 가지고 와서, 서기보에게 내밀며) 백수정의 사후 부검서입니다. 체내에 다량의 코데인이
남아 있습니다. 지난 재판에서 체내의 코데인을 증거로, 백수정은 마약 복용자로 취급됐습니다. 윤창민씨.
창민 : (그렁한 눈으로 보는)
정우 : 수정이는... 마약 복용자였습니까?
창민 : ... 아... 아닙니다.
정우 : 그럼 코데인 성분은?
창민 : ... 제.. 제가 주입한 겁니다.
정우 : (힘찬, 단호한) 재판장님! 윤창민의 증언이, 차후 백수정 재심의 증거로 채택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아울러, 백수정의 사후 부검에서 주출된 코데인의 용량은 복용이 아니라, 체내 주입으로만 가능하다는
전문의의 소견을 첨부합니다.
정우, 서류를 서기보에게 제출하고 방청석으로 돌아선다.
정우 : 백홍석씨는 친구를 믿었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는 돈을 믿었습니다. 비극은 여기서 시작된 겁니다.
황반장 : (방청석에 앉은, 그 말이 자기를 향한 것 같은, 낮은 한숨)
정우 : 윤창민씨. 마지막 질문을 하겠습니다. 백수정의 수술을 집도한 의사로서, 당시 상태가 사고 당시에 보행중이었을까요?
아니면, 바닥에 누워있는 상태였을까요?
창민 : (눈물 그렁한, 고개 돌려 홍석을 힐긋 보는)
홍석 : (담담하게 그런 창민을 보고 있는)
창민 : ... 무릎과 대퇴부 골절 형태를 보면, 보행 중이었습니다. 분명히.
정우 : 백수정의 사체엔 여섯 개의 타이어 흔적이 있습니다. 외과 전문의로서 사고 상황을 추론할 수 있겠습니까?
창민 : ... 보행중인 수정이를 치고,
// 1부 씬19 급정거하는 자동차. 그러나!!! 쿵!!! 뭔가에 부딪힌다. 날아가는 물체. 짧게 보여준다.
창민 : ... 왕복해서 두 번을...
// 1부 씬22 후진해서 달려오는 차, 덜컹. 물체를 넘는다. 다시 앞으로 달려가는 차. 짧게.
정우 : 고의적인 사고라고 볼 수 있군요.
창민 : ... 네.
정우 : (법정을 향해, 힘찬) 재판장님. 윤창민에게 30억을 주고 살인을 교사한 배기철을 증인으로 신청합니다.
현재 구치소에 수감중인 자로써 당일 증인이 가능합니다.
법정의 중앙에 당당하게 서 있는 정우의 모습에서.
씬9. 달리는 차안 + 도로 (낮)
용식이 운전하는 차에 조형사가 타고 있다. 다급하다.
조형사 : (짜증내며) 아까 저기서 오른쪽으로 빠지자니까.
용식 : 아따. 요그가 빠른 길인디. 요상하네요. 근디요, 조형사님. 몇 달 만에 불법 도박장에 가본께,
그기서 조형사님을 처음 본 날이 생각난당께요.
조형사 : (다급한) 시끄럽다. 오른쪽으로. 그래.
다급하게 서두르는 조형사의 손에 작은 투명 비닐봉지에 들어가 있는, 칩이 두어 개 보인다.
조형사, 다급하다. 시계를 본다. 연신.
씬10. 대법정 (낮)
정우, 증인석에 앉은 황반장을 심문중이다.
정우 : 지난 백수정 재판에서 황일관씨는, PK준의 사고차량의 블랙박스를 봤다는 증언을 했습니다.
당시 상황을 다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황반장 : (긴장되는, 조금 버벅거리는) .. 지하고 홍석이캉 조형사가예 (하는데)
정우 : (옅은 미소로) 황일관씨. 여기는 법정입니다.
황반장 : (그 의미를 알아듣곤) 지하고, 백홍석 형사하고, 조남숙 형사가 고 안에 사무실에 있었는데예.
// 2부 씬39
조형사, 블랙박스 설치를 끝내고 물러나면 홍석, 마우스를 움직여 파일을 클릭한다.
노트북 화면으로 보이는 PK준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 세 명이서 그 블랙박스를 보고 있는 모습.
황반장 : 밖에서 시끄러분 소리가 나갖고, 조남숙 형사는 나가고예.
// 2부 씬42
황반장, 조형사에게 나가보란 눈빛을 보낸다. 나가는 조형사.
황반장 : 백홍석 형사하고 지하고 둘이서 봤십니더.
// 2부 씬 모니터 화면. 자동차가 뭔가를 치었다.
충격의 홍석, 놀라는 황반장. 모니터에 집중한다.
// 모니터.
지수(소리) : ... 사... 사람이지...
모니터 화면, 저만치 쓰러진 소녀. 수정이다.
지수(소리) : ... 죽었을까... 어떡하지?...
홍석, 입가가 부들부들 떨려는 모습.
황반장 : 그칸데예. 광수대 아들이 덮치갔고예.
// 2부 씬44
광수대원들, 달려들어 황반장을 제압하고 수갑을 채운다.
황반장 : 뭐꼬 이거? 오해가 있는 갑네.
광수대원들, 일어나려는 홍석을 제압하고 뒤로 눕혀 수갑을 채운다.
홍석 : 놔 이거! 나 경찰이야. 놓으라고 이 새끼들아!
홍석, 발악하자 퍽! 홍석의 배에 꽂히는 주먹. 스르르 정신을 잃는 홍석.
홍석과 황반장을 제압한 광수대원들.
황반장 : 고 노트북에 블랙박스 칩이 있었어예. 그칸데 광수대 아들은 아무도 못봤다고 하네예. (하는데)
법정으로 들어오는 조형사와 용식. 쳐다보는 정우.
용식이 정우에게 손가락으로 동그라미 표시를 해 보인다. 뭔가를 찾았다는 뜻.
정우, 낮게 끄덕이는데서.
(시간경과)
죄수복의 배상무가 증인석에 앉아 있다.
정우 : 증인 배기철은, 한오시크릿 상무로 재직중으로써, 현재 살인혐의로 일심에 계류중입니다.
이미 해당 재판에서 살인교사 혐의를 자백했으며, 윤창민에게 30억을 건넨 것도 자백했습니다.
정우, 배상무에게 가까이 다가간다. 옅은 미소로.
정우 : 배기철씨. 반갑습니다. 내가 말했죠. 다시 만나게 될 거라구.
배상무 : ...
정우 : 배기철씨 (다정한 미소로, 담담하게, 하지만 단도직입적으로) PK준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 지금 어딨습니까?
배상무 : (둥! 놀라는)
정우 : (옅은 미소로) 하나씩 묻겠습니다. 당시 도박장 노트북에 있던 블랙박스를 가져간 사람. 배기철씨 맞죠?
배상무 : (강하게 부인하는) 아닙니다.
정우 : (미소를 거두고, 단호한) 재판장님. 당시 도박장에 설치된 씨씨티비 카메라를 증거로 제출합니다.
(하며, 서기보에게 칩을 건네는)
용식 : (정우가 자기 자리로 가서 칩을 서기보에게 건네는 동안, 옆에 앉은 조형사에게 낮은 소리로 잘난 척하는)
지가 칼라로 달았당께요. 조놈 얼굴이, 선명히 보이지라.
정우 : (다시 배상무 앞에 서서) 당일 광수대가 사라진 직후, 도박장 사무실로 들어와서
// 2부 씬44
어느 순간, 모니터가 꺼진다. 텅 빈 사무실. 누군가의 손이 블랙박스를 집어 드는 모습.
정우 : 블랙박스를 가져가는 배기철의 모습이, 이 씨씨티비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배상무 : (당황하는)
정우 : (옅은 미소로, 담담한) 자. 그럼 이제 다음 질문. 그 블랙박스. 누구한테 줬습니까?
배상무 : ... 기억이... 안 납니다.
정우 : (미소로) 기억은 지울 수 있지만, 기록은 지울 수 없습니다. (힘차게, 단호한) 재판장님.
당일 배기철의 휴대폰 통화 목록을 제출하겠습니다. 씨씨티비에 기록된 시간을 전후에,
여섯 번의 통화를 한 상대가 있습니다. 바로... (배상무를 보며) 강동윤의 보좌관, 신혜라입니다.
배상무 : (둥! 멈칫하는)
정우 : (단호한) 존경하는 재판장님. 살인, 살인교사, 여고생의 죽음, 어머니의 죽음, 아버지의 탈옥, 납치,
그리고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뜨린 대통령 선거. 이 모든 것은, 단 한번의 교통사고에서 시작됐습니다.
그 사고가 어떻게 일어난 건지, 이 사건의 핵심을 한 번에 보여줄 블랙박스의 행방이 드러났습니다.
재판장님. 신혜라를 증인으로 신청합니다.
정우의 그 단호한 얼굴에서.
씬11. 서회장 서재 (낮)
티비 뉴스 화면.
앵커 : 새정부 출범을 이틀 앞둔 오늘, 한오그룹 서동환회장이 전격 퇴임을 발표 했습니다.
책상 앞 의자에 담담하게 앉아 있는 서회장의 모습 위로.
앵커(소리) : 불법 유상증자 청문회 최종 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서동환 회장은 무리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뜻과 함께
서회장의 옆에, 이 상황이 답답한 얼굴로 서 있는 영욱의 모습 위로
앵커(소리) : 오너 가족 모두가 경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 한오그룹의 신임회장은 한오전자 박인철 사장이 선임됐습니다.
박인철 : (뉴스 속 인터뷰) 한오그룹은 이제 전문 경영인 체제를 구축. 계열사별로 책임 경영을 하겠습니다. (하는데)
팍 하고 꺼지는 티비. 서회장이 끈 것.
그런 서회장 앞에 선, 티비 뉴스 화면에 나왔던 박인철이 정중하게 두 손으로 서류를 내밀고 있다.
서회장 : (서류는 보지도 않고, 온화하게) 박회장아.
박인철 : 네.
서회장 : 직원은 고날 일을 하고, 사장은 십 년을 보고 일을 하고, 회장은 백년을 보고 일을 하는 기다.
박인철 : 네.
서회장 : (온화한) 굴뚝은 고만 짓고, 바이오 산업 쪽으로 핸들 한번 돌려바라.
박인철 : 네.
서회장 : 참. 내일이 경련련 회의라캤나. 요번 회장은 조일그룹서 한다카이, 표는 거 던져주고. 욕봐래이.
박인철 : 네.
정중하게 인사하고 나가는.
서회장 : 비행기가 멫 시라 캤노?
영욱 : (이 상황이 너무 답답한).. 이제 나가봐야 합니다. 아버지.
서회장 : 영욱아. 새 집에 이사가믄, 누구라도 한참은 들떠 있는 벱이데이. 청와대 드가는 아들도 매한가지다.
앞에 한 놈들은 모자라가 엉망으로 한 거 같고. 즈그가 하믄 다 잘될 거 같제. 하이고. 김밥집 하나를 차리도,
지 뜻대로 안 되는 벱이데이. 주방장은 말 안 듣제, 아줌마는 수시로 관두제. 그칸데, 나랏일이 우예 즈그 맘대로 되겠노.
한 두해만 있어바라. 주방장하고 아줌마 구해 달라꼬, 손들고 찾아 올끼다. 고때까지만 나가 있으래이.
영욱 : ...
서회장 : LA지사 최사장이 의자 비아놓고 기다릴끼다. (하는데)
영욱 : (망설이다가 뭔가를 말하려는 듯)... 아버지.
서회장 :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안다) 미안하데이.
영욱 : ... 아버지... 저 그냥... 그룹에서 손을 (하는데)
서회장 : (그런 영욱의 손을 잡고, 맞은편에 앉히는) 영욱아. 내한테 아들이 한 명만 더 있어도...
니는 니 하는 거, 하고 싶은 거 하라고 했을 끼다.
영욱 : ...
서회장 : 내도 그랬데이 영욱아.
영욱 : ...
서회장 : 소학교 댕길 때, 산 넘어 학교를 가다가 책을 하나 안 주었나. 한아운이라고 알제. 고 사람이 쓴 시집이었데이.
우찌나 재밌든지. 학교 가믄서 읽다가 나무에 부딪히고 개울에 빠지고... 흐흐흐. 내도 영욱아. 글쟁이가 되고 싶었데이.
영욱 : (처음 듣는 이야기다)
서회장 : 그칸데, 위로 형님 둘이 징용 나가 죽어뿟제. 아버지는 간도에 자리 잡으러 가더이 연락도 없제.
동생 너이하고 다리 저는 어매만 남은기라. 고때가 내가 열 두살이었데이.
영욱 : ...
서회장 : 고래가 학교 작파하고, 지게지고 역전에 안 나갔나 내가. 정때 집에 들어오믄 어매하고 동생 너이가,
내 주머니만 보고 있는 기라. 오늘은 얼매를 벌었을까, 쌀을 몇 대나 살수 있을라나. ... 요라고 보는 기다.
영욱 : ...
서회장 : 고때 내는, 생각했데이. 사나가 할 일은 돈을 벌어오는 기 단기라. 즈그 자슥 굶기믄서 옳은 소리 하는 것들은
하이고, 시상 천지 그래 큰 죄가 없는 기라.
영욱 : (아버지가 왠지 불쌍해 보인다)
서회장 : 영욱아. 내는 고래 살았데이. 동생 너이하고도 갈라서고, 어떤 놈은 내보고 괴물이라 카고, 어떤 놈은 악마라 카고,
이 나라에 손가락 있는 놈치고 내 한테 손가락질 안하는 놈이 어딨겠노. 그자?
영욱 : ...
서회장 : 그라고 앉은 자리데이. 요가.
영욱 : ...
서회장 : 그래서 영욱아. 이 자리, 딴 놈한텐 못 주겠다 내가.
영욱 : ...
서회장 : 내는 내 살고 싶은데로 몬살았는데, 니도 니 살고 싶은데로 몬살게해서... 영욱아.
영욱 : ...
서회장 : 아버지가 미안하데이. 영욱아.
영욱 : (그런 아버지를 위로하려는 듯, 힘을 주려는 듯) 아닙니다 아버지. 미국가서 공부 많이 하고 오겠습니다.
서회장 : (그런 아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 등 두드려 주는) 술 마이 묵지 말고.
영욱 : 네.
서회장 : 일주일에 한번은 꼭 전화도고.
영욱 : 네. 아버지.
영욱, 따뜻하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나간다.
그 아들의 뒷모습을 마음 짠하게 바라보는 서회장의 모습에서.
씬12. 서회장네 거실 (낮)
서재에서 나오는 영욱.
2층에서 다급하게 내려오는 지수.
영욱 : (작별 인사를 하려는 듯, 따뜻하게) 지수야. (하는데)
지수 : (보지도 않고, 서재로 들어가려는, 냉랭한) 잘 가 오빠.
영욱 : (그런 지수의 손을 잡곤) 이번에 가면, 몇 년 못 올거야.
지수 : (냉랭한) 그래서? 울어주까? 같이 걱정해줘? 나 알아. 동윤씨 동영상, 방송국에 갖다준 거 오빠잖아.
영욱 : (멈칫)
지수 : 미안해 할 필욘 없어.
영욱 : ...
지수 : 청문회 의원들한테, 오빠 차명 계좌 알려준 건 나니까.
영욱 : (둥, 충격이다)
지수 : (미소로 다정하게) 잘 가 오빠.
지수, 서재로 달려 들어간다.
영욱, 허... 허탈한 표정을 짓고 서 있는 모습에서.
씬13. 서회장 서재 (낮)
지수, 서회장에게 달려가며.
지수 : (다급한) 아빠. 백홍석 그 사람 재판에서 (하는데)
서회장 : 하이고. 내 다 안다 지수야.
지수 : (상관없이 다급한) 아빠. 혜라를 증인으로 부른대요. 혜라 그 애 입 열면, 안돼.
당황스럽고 다급한 그 지수의 얼굴 위로 플래시 되는,
// 8부 씬59 혜라 : (본다. 보다가 천천히) 블랙박스가 있습니다. 저희에게.
서회장 : (딸을 안심시키려는) 걱정 말그래이. 혜라 입에 사탕 물리주러, 장대법관 보냈데이.
지수 : (그 말에 안도하는, 앉는)
서회장 : (저만치 앉은 딸의 모습을 물끄러미 보다가, 온화한) 지수야. 영욱이 가는 데 얼굴은 봤나?
지수 : (그 말에 고개 들어 아빠를 보다가) 아빠. 오빠가 가진 건설쪽 지분, 나한테 넘겨요.
서회장 : (웃음으로 당황을 감추는) 하이고. 지수야.
지수 : 오빠가 손댔다가 넘어진 거잖아. 내가 그 회사 만져볼게요. 우리 민성이 몫은 있어야지 아빠.
서회장, 담담한 얼굴로 그런 지수를 본다. 아들은 떠났고, 딸은 아직 철이 없다.
씬14. 특별 면회실 (낮)
장병호와 죄수복의 혜라가 마주 앉아 있다.
혜라 : (담담한) 무사하시네요 대법관님은. (옅은 미소로) 나도 법 공부할 걸 그랬나?
장병호 : 내일 백홍석 재판, 증인 출석하는 날이지?
혜라 : (담담한) 기다리고 있었어요.
장병호 : 회장님 말씀을 전하러 왔네.
혜라 : (OL, 담담한) 안 듣겠습니다.
장병호 : (멈칫, 보는)
혜라 : (담담한) 회장님께 전해주세요. 회장님의 철없는 딸, 서지수. 얼마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알아보고 싶네요.
장병호 : (보는)
혜라 : (옅은 미소로) 조건은 두 가지예요.
미소로 장병호를 보는 그 혜라의 모습에서.
씬15. 용식의 차안 + 도로 (낮)
용식이 운전하고, 조형사가 조수석에 앉아 있다.
용식 : 아따. 백형사님은 알다가도 모르것소. 사람이 죄는 숨기고 공은 자랑하고 싶은건디
조형사 : (창밖을 살피며, 낯선 곳이다) 퇴원했다고 바람쐬자더만, 어디가냐 지금?
용식 : (약간 움찔, 하지만 대꾸 않고) 근디, 서지수를 잡것다믄서 와 신혜라를 부른다요?
조형사 : 야야. 상대가 강할 땐, 외곽을 치는 거야. 용식이 너도, 서울 첨 올라와서 외곽에 자리 잡았잖아.
용식 : (심하게 동의하듯 끄덕이다가, 저만치 보이는 어디 건물을 가르키며)
조형사님. 저그가 나가다닌 중학교여. 아따. 고대로구만.
조형사 : (잠시 멀뚱, 운전하는 용식을 멀뚱 보며) 아까 니가 다닌 초등학교도 나왔는데... 혹시 니네 집에 가는 거냐?
용식 : (큰 숨 두 번 쉬곤, 용기를 내서) 지는요. 조형사님의 세 번째 남편이 되고 싶당께요. 엄니한테 인사먼저 드리고 (하는데)
조형사 : (천천히, 단호한, 낮은) 차 세워라 용식아.
용식 : (얼른) 네. (하고 세우곤, 조형사의 얼굴을 못 쳐다보고 있는데)
조형사 : (담담한) 내리자. 배고프다. 밥부터 먹고 몇 대 맞아라.
조형사와 용식, 내리는데서.
씬16. 감자탕 집 (낮)
용식이 혼자 앉아서, 부글부글 끓는 감자탕을 바라보고 있는데,
조형사가 비닐봉지에 뭔가를 담아서 들어온다.
용식이 눈도 못 마주치고, 감자탕을 덜어서 조형사 앞에 놓아준다.
용식 : 아따. 육수가 다 쫄아 부렀네. (하는데)
조형사 : (비닐봉지 내밀며) 하나씩 꺼내봐라.
용식 : (엉거주춤 꺼내서 하나를 꺼내보면, 비누다)
조형사 : 고걸로 하루에 세 번씩 손 씻어라. 또 꺼내봐라.
용식 : (꺼내보면, 수건이다)
조형사 : 고걸로 손 꼭꼭 닦아라. 일년 동안 손 씻고, 손 닦고, 죄 안 짓고. 그담에 다시 얘기하자.
용식 : (살짝 감격한) 조형사님. 고러믄 지한테 기회를 (하는데)
조형사 : 용식아. 넌 뭐 먹고 살 거냐?
용식 : 아따 지가 업소만 열었다 하믄, 달에 1억씩 캐시 땡기는 건 (하는데)
조형사 : 업소 열면, 내 마음은 닫힌다. 용식아. 나는 피 묻은 1억보다, 땀 냄새 나는 백 만원이 좋다. 일자리 알아봐라.
용식 : 네. 지가 땀을 잘 흘리는 체질인께 걱정마쇼잉.
조형사 : 넌 내 세번 째 남편이 되고 싶겠지만 용식아, 나는 내 인생 마지막 남편을 구하는 거다. (하며)
조형사, 뼈하나 건져서 용식의 접시에 놓아주는.
용식은 국자로 육수를 덜어서 조형사의 접시에 담아주는.
옅은 미소로 고개 숙이고 감자탕을 먹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씬17. 대법정 안 (낮)
팡! 법정 중앙에 새겨진 법이라는 글자!
그 아래 카메라 넘어오면, 증인석에 죄수복의 혜라가 앉아 있다.
법정 중앙에 서 있는 정우, 피고인석의 홍석, 방청석 뒤쪽에 앉아 있는 장병호, 혜라를 분노로 바라보는 황반장!
등등의 모습이 팡!팡!팡! 보인다.
정우 : 저는 검사 재직 당시, 증인을 취조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의 영상을 검찰 협조를 받아서 공개하려고 합니다.
프로젝션에 보이는 영상조사실 화면.
// 9부 씬12
정우 : (MP3를 틀어 다시 전반부를 들려주는, 혜라를 빤히 보는)
혜라 : ... 착각했네요. 아니네요.
정우 : (MP3를 끄며) 어쩌지 PK준 노래가 맞는데?
혜라 : (둥! 몰리는 기분이다)
끄는.
정우 : 당시 증인은 PK준의 연인이라고 주장했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노래를 단 하나도 몰랐습니다. (하는데)
혜라 : (담담한) 조금 더 볼 수 있을까요?
정우 : (보면)
혜라 : (담담한) 뒷부분을 잠시만 더.
정우 : (어쩔 수 없다. 리모컨 누르면)
// 9부 씬12
정우 : (몰아치는, 일어나서 혜라 앞으로 몸을 기울이곤) PK준 고향이 어디지? 학교는. 친구 관계는.
그 사람 노래, 한번이라도 들어봤나?
끄는.
혜라 : (담담한) 검찰 취조실은 일반인에겐 낯설고 무서운 곳입니다. 저렇게 소리를 지르는 검사가 있다면, 더 두려운 곳이죠.
공포 상황에서는 기억을 못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정우에게) 지금 물어보세요. PK준에 대해서.
고향, 친구관계, 노래... 그의 잠버릇까지.
방청석 : (일부가 그 말에 큭큭 고개 숙여 웃기도 하는)
정우, 미리 준비된 혜라에게 잠시 물러나는 느낌이다.
정우 : (그러나, 다시 한걸음 다가가며) 신혜라씨. 아직도 PK준의 연인이라고 주장하는 겁니까?
혜라 : (담담한) 그이가 세상에서 사라졌다고, 사랑이 끝나는 건 아니죠.
정우 : (보는)
혜라 : (보는)
정우 : 사고 당시, PK준의 차량에 타고 있었던 사람이 신혜라씨 당신입니까?
혜라 : 네.
정우 : 당시 블랙박스를 본 황일관 반장과 백홍석의 증언에 따르면, 운전자는 PK준이 아니라, 여자였다고 합니다.
혜라 : (담담한) 주장일 뿐이죠. 주장이 상치될 땐, 증거를 봐야죠. 증거가 있나요 변호사님?
정우 : (보는)
혜라 : 운전은 그이가 했어요. 전 동승을 했구요.
정우 : (좀체 걸려들지 않는다는 느낌으로, 혜라를 보는)
혜라 : (담담하게 보는)
정우 : (후우. 낮은 한숨 쉬곤, 다시 몰아치듯) 배기철 상무와 당일, 여섯 차례의 통화를 했습니다. 왜 (하는데)
혜라 : (OL, 담담한) 아마 더 했을걸요? 그때가 대통령 후보 경선을 앞두고 있을 때라,
비선 경호팀 운영 문제로 상의할 게 많았습니다.
정우 : (화를 참는 듯한) ... 신혜라씨. 언제까지 거짓말을 할 겁니까?
혜라 : (담담한) 변호사님은 자신이 원하지 않는 답은 다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시네요.
정우 : (화를 참으려는 듯, 자기 자리로 가서, 자료를 들고 다시 혜라에게 가며) 그날 불법 도박장에 광역수사대가 출동했습니다.
광수대의 출동 요청을 한 건, 바로... 신혜라 당신입니다.
혜라 : (잠시 멈칫하는)
정우 : (재판장을 향해) 증거를 제출합니다. 당시 신혜라의 요청을 받고 출동한, 광수대 조경진 과장의 진술서입니다.
(방청석을 향해) 신혜라씨는 당시 PK준의 차량을 운전하고 있었습니다. 사고가 났습니다.
그 아버지가 진실을 찾으려고 하자, 광역수사대에 요청. 불법 도박장을 습격한 것입니다.
// 위 정우의 대사 위로 2부 씬41, 43
철문을 박차고, 일제히 들어오는 광수대원들. 달려드는 건달들을 제압한다.
일순간, 소란이 일어나는 불법도박장 안.
몰려든 광수대원들, 조형사를 제압하고 수갑을 채운다.
혜라 : (잠시 멈칫했지만, 이내 마음을 가다듬은, 담담한) 방금 하신 말씀을 조금 바꿔보죠. PK준이 차량을 운전하고 있었고,
사고가 났고, 아버지가 진실을 찾으려고 하자, 전 그이가 걱정돼서 광수대에 요청. 불법 도박장을 습격한 겁니다.
(말간 얼굴로 정우를 보며) 경찰이 불법 도박장을 습격한 게, 죄가 되나요? 그걸 요청한 건 어떤 죄죠? 변호사님.
거의 정우가 밀리는 분위기다. 답답한 얼굴의 정우. 그 위로
// 인서트. 특별면회실. 16부 씬3의 연결느낌.
정우와 홍석이 마주 앉아 있다.
정우 : (뭔가 계획이 있는 듯한) 신혜라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할 겁니다.
홍석과 정우, 서로를 보는 그 눈빛.
홍석과 정우, 서로 눈이 마주친다. 서로가 느끼는 그 눈빛.
정우 : ... (어쩔 수 없이 인정하듯) 이제 믿을 수 밖에 없네요. 당신이 PK준의 연인이라는 것을.
혜라 : (말간 얼굴로 보는)
정우 : (돌아서다가 언뜻 기억난 듯, 다시 혜라를 보며) 참. PK준과 통화는 캠프 공용폰을 사용했다고 했죠?
혜라 : 네. (하는데)
정우 : (힘차게 재판장을 향해) 존경하는 재판장님. 마지막 증거를 제출합니다.
혜라 : (보는)
정우 : 당시, PK준과 캠프 공용폰에 핸드폰 문자 내용 메시지를 입수했습니다.
정우, 리모컨을 누르면, 프로젝션에 하나씩 탁탁 뜨는 PK준과 암컷의 핸드폰 문자 메시지 내용.
4부 씬43
홍석, 뭔가 의아한 기분이다. 핸드폰에 주고받은 문자를 확인해 나간다.
“보고 싶어요. 연락주세요.” “니 재판 끝나면 보자” “내 재판? ㅋㅋ 운전을 누가 했는데?”에서 멈춘다.
프로젝션 화면 가득 보이는 그 문자 메시지.
둥!!! 충격의 혜라.
정우 : (담담한) 벌써 놀라시면 안됩니다 신혜라씨.
정우, 다시 리모컨을 누르면, 몇 개의 메시지가 다시 하나씩 탁탁 보인다. (추가로 만들어야 하는 메시지)
“내가 운전한 거, 그날 밤 사고, 입 닫아 준아”
프로젝션 화면 가득 보이는 그 문자 메시지.
충격의 혜라.
정우, 담담하게 그 혜라를 본다.
방청석의 장병호도 당황했다. 혜라도 당황했다.
정우 : (힘차게) 신혜라씨는 방금 말했습니다. 자신이 PK준의 연인이며, 그를 위해서 광수대에 출동요청을 했을 정도로
사랑하는 사이였으며, 이 핸드폰으로 통화를 했다고.
혜라 : (점점 당황하고 있다)
정우 : 이 문자 메시지는 말해주고 있습니다. 운전을 한 사람은, PK준이 아니라, 바로 신혜라라는 것을!!!
다들 정적에 빠진 법정. 정우의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충격의 혜라, 긴장했다. 침을 삼키고 있다.
정우 : 열 일곱 살 수정이가 죽었습니다. 윤창민의 증언에 따르면, 보행중에 당한 사고였습니다.
타이어 흔적으로 볼 때, 1차 충격으로 쓰러진 소녀를 두 번이나 왕복해서 통과했습니다.
이는, 살인 미수로 징역 8년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중죄이며 (하는데)
혜라 : .. 잠시.. 만요.. (하는데)
혜라, 방청석의 장병호와 눈이 마주친다.
장병호, 그러지 말라는 듯 고개를 가로 젓는다.
잠시 갈등하는 혜라의 눈빛에서 플래시 되는.
// 16부 씬14의 연결느낌.
장병호 : (핸드폰 통화중인) 네 알겠습니다 회장님. (끊고는) 1년 안에 출소, 곧바로 사면 받을 수 있도록 약속 하셨네.
혜라 : 두 번째 조건은요?
장병호 : 다음 총선에서 한오그룹 회사가 밀집해 있는 지역에서, 출마하겠다는 제안도 받아들이셨어.
거긴 한오그룹 사람이 깃발만 꽂아도 당선되는 곳이지. 자네 정치적 미래가 열리는군.
옅은 미소로 보는 혜라에서, 지금 현재 충격과 갈등에 빠진 법정의 혜라.
그 갈등하는 혜라의 얼굴 위로 빠르게 연이어서 들려오는
혜라(소리) : 전 꿈이 있습니다.
혜라(소리) : 제 꿈 아직,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장병호(소리) : 자네, 정치적 미래가 열리는군.
동윤(소리) : 혜라야. 넌 살아남아라.
정우(소리) : 살인미수로 징역 8년 이상에 해당하는 중형이며,
등등이 뒤섞여 들리다가,
혜라가 바라보는 곳. 프로젝션. 너무나 선명한 문자 메시지. 엔드 “내가 운전한 거, 그날 밤 사고, 입 닫아 준아”
그 문자 메시지를 보다가 결국 천천히 입을 연다.
혜라 : ... 전 PK준의 연인이... 아닙니다.
둥! 둥! 둥! 충격의 사람들.
정우 : (픽, 가볍게 실소 짓곤) 새벽닭이 울기 전에, 넌 나를 세 번 모른다 할 것이다.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하신 말씀이죠.
하지만, 베드로가 예수님의 제자이듯, 당신은 PK준의 연인입니다.
그를 위해서 광수대에 출동요청까지 했잖아요. 신혜라씨. (하고는, 재판장을 향해) 존경하는 재판장님.
이 모든 사건은 신혜라가 백수정을 사고로 충격하고, 두 번이나 왕복하는 살인 미수의 행동을 숨기기 위해, (하는데)
혜라(소리) : 블랙
정우 : (혜라를 보면)
혜라 : (결심한 듯)... 블랙박스가 있어요.
홍석 : (그 긴장된 표정)
정우, 황반장, 등등의 표정. 컷컷.
혜라, 낮은 한숨을 쉰다. 정치적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는 마지막 고리를 던져버린다.
혜라 : (그러나 이내 담담해진) 은행 개인 금고에 있습니다. 찾아올 수 있어요 지금.
(시간경과)
탁! 켜지는 프로젝션 화면. 블랙박스 영상이 보인다.
1부 씬20,21의 / 수정이 퉁! 충격으로 튕겨져 나오는 화면이 보인다.
홍석이 그렁해진 눈으로 본다. 그 딸의 모습을. 오래전에 보았던 그 영상이다.
/ 어떡하지? 죽었을까? / 밖으로 나가는 지수와 PK준의 모습 (블랙박스 느낌은 아니지만, 실사의 느낌으로 가도 될 듯)
/ 안돼! 달려가는 차. 넘는. / 후진해서 넘는.
/ 저만치, 마지막으로 정신을 잃어가는 수정을 바라보는
/ 수정을 스쳐 지나가 달아나는 지수와 PK준의 차.
그 모습을 보는 판사도, 후우 긴 한숨을 쉰다.
조형사는 눈물을 글썽인다. 용식은 자기 눈으로 닦으려는 휴지를 조형사에게 주곤, 자기는 소매로 젖은 눈을 닦는다.
황반장은 한숨을 쉬며 그 화면을 보고 있다.
정우도 입술을 깨무며, 그 화면을 보고 있다.
지원은 눈을 감고 있다. 차마 그 화면을 보지 못하고 있다.
증인석의 혜라는 이제 모든 미래가 끝났다는 듯, 체념의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법정의 벽을 바라본다.
방청석의 사람들은 그 충격적인 영상에 놀란 듯, 침을 삼키고 외면하고 분노하고 있다.
기자들은 다급하게 수첩에 뭔가를 적어가고 있다.
홍석, 그렁해진 눈으로 그 화면을 보는데서.
(위 프로젝션 화면이 1부 씬19의 수정이 1차 충격을 당한 부분 부터 PK준의 차가 완전히 떠나는데 까지.
그 화면과 지수, PK준의 오디오가 함께 들리면서, 실시간으로 보여지면서, 중간 중간 위 사람들의 리액션이 보여진다)
씬18. 어느 건물 복도 (낮)
수갑을 찬 지수가, 경찰들에게 끌려 나오자 몰려드는 기자들. 그 아우성.
이리저리 시달리며, 옷이 헝클어지는 지수의 모습. 그 위로
기자(소리) : 한오그룹 서동환 회장의 큰 딸이자, 강동윤 후보의 부인 서지수씨가 오늘 오전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아트홀 대표실에서 경찰에 긴급체포 됐습니다. 서지수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과 살인미수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씬19. 서회장 서재 (낮)
서회장이 책상 앞 의자에 앉아, 눈을 지그시 감고 마음 아픈 얼굴로 티비 뉴스를 듣고 있다.
뉴스(소리) : 진범 서지수씨가 잡힘에 따라, 백수정양 뺑소니 사건 재판은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권과 시민단체. 종교계에서는 다시는 백수정양과 같은 억울한 사법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백수정양의 명예회복과 후속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습니다.
씬20. 특별 면회실 (낮) / 엔딩부분, 홍석과 정우 대사가 추가됐습니다.
홍석이 정우가 건네준 신문을 보고 있다. 그 신문제목 “정치권, 백수정법 만장일치 통과”
정우 : 백수정법. 사법제도 개혁입법입니다.
홍석, 그 말을 듣는 마음이 너무나 따뜻해지는. 그 얼굴 위로 플래시 되는
// 4부 씬3
미연 : (흐르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않고, 조금씩 떨려오는 목소리로) 애들.. 원조교제 하고 마약하는 거.. 처벌하는 법을 만든대.
근데.. 그 법 이름이.. 이름이.. (울먹이기 시작하며) 백수정법이래.
정우 : 사법제도의 피해자가 생기는 것도 막고, 그들을 구제해주는 법입니다. 백수정법.
홍석 : (신문의 그 이름을 만져본다. 한자씩. 백.. 수.. 정..)
정우 : 백홍석씨. 이제 전 국민이 수정이가 누군지, 수정이가 어떤 앤지 알게 됐습니다. (하는데)
홍석, 그런 정우를 보는 홍석의 얼굴 위로 짧게 플래시 되는
// 3부 씬28
미연 : 그 놈한테는 힘도 있고... 돈도 있고... 저렇게 편들어 주는 사람들도 많은데...
우리 수정이한테는 엄마하고 아빠가 있다는 거 보여줘야지.
// 3부 씬44
홍석 : (아내의 손을 잡고) 내가 할게. 미연아. 넌 쉬어. 내가, 우리 수정이가 어떤 딸인지, 어떤 앤지,
이 세상 사람들이 다 알도록 내가 할게.
정우 : 백홍석씨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홍석 : ... 고맙습니다.
정우 : 수정이는 정말 좋은 아버지를 뒀습니다. 진심입니다.
홍석은 고개 숙여, 신문에 적힌 백수정이란 글자를 오래도록 보고 있다.
홍석 : (고개 숙여 신문을 보는 채로) 전요. .. 우리 수정이가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어떻게 했는지.. 우리 수정이 위해서.. 아빠가 뭘 했는지..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하는데)
정우가 전기면도기를 건네준다.
정우 : 황반장님이 경찰서에서 가져 왔습니다. 백홍석씨 사물함에 있던 거라면서.
홍석이 본다. 만져본다. 그 눈빛.. 그립다. 아는 물건이다.
씬21. 대법정 (낮)
민찬, 검사석에서 일어난 채 구형중이다.
민찬 : 백홍석 사건의 실체적 진실은 너무나 간단합니다. 딸의 사망에 대한 보복 살인입니다. 대한민국은 법치 국가입니다.
사법부의 판단을 자신의 뜻에 맞지 않는다고 자력구제 한다면, 법은 존재 그 의미를 상실할 것입니다.
이에 본 검찰은, 피고인 백홍석에게 형법 제250조 제1항 살인, 형법 제 148조 제1항 도주죄를 적용.
...무기징역을 구형합니다.
순간, 방청석에서 터지는 낮은 탄성. 예상 밖의 높은 구형이다.
후우 한숨 쉬는 지원, 황반장, 조형사, 용식.
피고인석의 홍석은 담담하다.
씬22. 서회장 서재 (낮)
지원, 서회장 앞에 서 있다.
서회장 : ... 그래. 얼매나 나가 있을라꼬?
지원 : 몇 달. 어쩌면 몇 년.
서회장 : 지원아. 영욱이도 엄꼬, 지수도 저리 됐꼬, 민성이도 스위스로 보냈는데
지원 : 나갈래. 나가서 내가 누군지, 우리 아빤 누군지, 생각해볼래. 밖에서 보면 잘 보이잖아.
서회장 : ... 지원아. 내가 그래 밉나?
지원 : .. 미운데.. (울컥하는 걸 참는) 아빠. 사랑해.
지원, 다가가 책상 앞 의자에 앉은 서회장을 안아주곤 나간다.
서회장, 빈 서재에 홀로 앉아 있다.
(시간경과)
일어나는 서회장.
씬23. 서회장 저택 몽타주 (낮)
거실로 나온 서회장이 2층으로 올라가, 동윤의 침실, 동윤의 서재 문을 열어본다. 아무도 없다.
다시 1층으로 내려와, 지원의 방을 본다. 식당에 들어와 본다. 아무도 없다.
다시 서재로 들어가는 서회장.
씬24. 서회장 서재 (낮)
책상 앞 의자에 앉는 서회장. 전화벨이 울린다.
서회장 : (받는) 아이고 김총리. 점심은 먹고 일하나. 와? 인사청문회 통과가 에렵다꼬?
하이고. 외아들을 누가 군대 보내고 싶겠노. 내가 전화 돌려부꾸마. 걱정 말고 밥무래이. 욕봐라. (끊고는)
서회장, 의자에 깊숙이 앉는다. 그 눈이 쓸쓸해 보인다.
카메라 멀어지며.. 거인이지만, 초라한 아버지 서회장의 모습에서.
씬25. 대법정 (낮)
피고인석의 동윤, 판사가 판결문을 낭독한다.
판사 : 피고인 강동윤은 백수정을 살인교사한 죄로 기소된 자이다. 이에 법원은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형법 제 250조 제1항. 제31조에 의거 살인교사 유죄. 징역 8년을 선고한다. (판결봉 두드리는 탕탕탕!)
판결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동윤의 얼굴에서.
씬26. 유치장 안 (낮)
홍석, 전기면도기를 바라본다. 그 아련한 그리움. 눈빛. 그 얼굴에서 짧게 플래시 되는.
// 2부 씬62
미연 : 어버이날에 전기면도기 선물 받았지? 그거 수정이가 그날부터 지 용돈 모아서 산 거야.
홍석, 면도를 시작한다. 천천히. 수정이의 마음을 느끼듯. 아주 천천히.
면도를 하는 그 홍석의 모습 위로.
수정(소리) : 아빠, 난 이담에 아빠같은 남자한테 시집갈 거다.
홍석(소리) : (좋으면서) 아유, 우리딸 꿈도 크지. ...근데 국내에 아빠같은 남자가 또 있을라나?
면도를 하는 홍석의 입가에 추억에 젖은 따뜻한 미소가 보인다.
씬27. 대법정 안 (낮)
// 들어오는 방청객들.
// 들어오는 검사와 변호사.
// 호송되어 들어오는 홍석.
// 들어오는 판사들. 서기의 구령에 따라 일어났다가 앉는 사람들.
// 판사가 판결문을 뒤적이며 챙기는 모습.
// 모두가 초긴장의 상태로 판사의 일거수일투족을 주목하고 있다.
// 드디어 판사가 마이크를 켠다. 낮게 흠흠 거리며 소리가 나는지 시험한다.
// 용식은 긴장된지 양손을 꼬옥 잡고 있다.
조형사가 긴장 풀라는 듯, 그런 용식의 어깨를 툭툭 두드려준다.
// 판사가 판결문을 들고 읽기 시작한다.
판사 : 피고인 백홍석의 살인 외 병합사건에 대해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정우 : (긴장되는지 앞에 놓인 물을 마신다)
판사 : 피고인 백홍석은 2012년 7월8일 총기를 들고 법정에 난입. 피고인 박기준과 몸싸움 끝에 격발. 사망케 했으며,
검찰 조사 도중, 도주한 자이다.
지원,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입술을 깨물며, 판사의 말에 집중하고 있다.
판사 : 피고인 백홍석, 형법 제250조 제1항. 살인!
황반장, 손에 든 묵주를 들고 있다.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이다.
판사 : 유죄!
예상했던 결과지만 눈을 질근 감는 정우.
홍석은 담담하다.
판사 : 형법 제148조 제1항 도주! 유죄!
정우 : (... 답답한 기분이다)
판사 : 형법 제144조 제1항 특수공무집행방해! 유죄!
황반장 : (들고 있던 묵주를 조용히 주머니에 집어넣는다)
판사 : 형법 제138조 법정모욕죄! 유죄!
지원 : (답답하다. 모두 유죄다. 후우 긴 한숨을 쉬는)
판사 : 검찰이 제기한, 전 항을 유죄 인정한다. 이에 본 법정은 피고인 백홍석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한다.
(점점 소리 줄어드는) 딸의 죽음에 격분한 점은, 정상을 참작할 수 있으나, 법률은 자력구제를 금지하고 있으며,
사적복수는 법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바. (소리 완전히 묵음이 되는)
정우와 방청석의 일행들, 모두 참담한 마음이다. 안타까워하는데... 그 마저도 묵음이다.
그런데 순간, 홍석의 앞에 환영처럼 나타난 딸 수정의 모습.
차마 믿을 수 없는 얼굴의 홍석.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다가오는 교복차림의 수정. 홍석의 앞에 선다.
그 묵음의 재판정에서.. 수정이 홍석에게 말한다.
수정 : 아빠.. 고마워.. 정말.. 고마워.
홍석 : (눈물이 그렁해진다. 손을 뻗어서 만지려 하지만, 손이 닿지 않는 거리다)
수정 : .. 아빠는.. 무죄야.
순간, 홍석의 눈에서 한 방울 눈물이 흐른다. 눈물 나는 미소로, 자신의 앞에 선 딸 수정을 바라보고 있다.
아버지와 딸이 그렇게 마주 보고 서 있는 법정.
묵음의 화면으로 판사가 판결봉을 두드리고, 민찬이 승리의 으쓱한 미소를 짓고,
정우가 후우 답답한 한숨을 쉬고, 우리 일행들의 안타까운 모습이 컷컷컷 보이고,
몇몇의 방청객들은 일어나서 재판장을 향해 삿대질을 하고,
기자들이 뭔가를 빠르게 적어 나가고 있는 다소 혼란스런 묵음의 재판정.
하지만, 그런 세상의 풍경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듯..
눈물 그렁한 홍석과 따뜻한 미소의 수정이, 그렇게 오래도록 바라보고 있는 모습에서.
16부 ... 추적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