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군 유통회사 설립 타당성 중간보고회'가 9월 11일 군청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70여명이 참석한 이날 보고회에서는 보고 내용이 우리 군의 실정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
「울진군 농수산물 유통회사」설립 신청이 ‘유보'되었다. 두 차례의 용역보고회를 통해 참석자들로부터 ‘용역 보고서의 내용이 우리 군의 실정과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되는 등 울진군 유통회사 설립 용역 보고서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많아 유보결정은 예상됐었다.
이에 따라 농수산물 유통회사 설립과 관련 지역의 농·어업인 1,429명이 10억5천만원의 출자동의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군이 사전 면밀한 준비 없이 정부의 설립초기 경영안전 지원금(3년간 20억원)에 대한 기대감으로 울진군 농수산물 유통회사가 ‘타당하다'는 결론을 염두에 둔 일방적인 용역 수행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울진군 유통회사 설립 타당성 검토 중간보고회(9월 11일)와 최종보고회(9월 24일) 두 차례에 걸쳐 용역 수행사인 (재)한국경제기획연구원(이사장 이진구, 대구시 소재)측은, 울진군 유통회사 설립 필요성으로
▷대형유통업체의 확산과 소비자 욕구변화
▷기존 유통의 한계에 따른 새로운 돌파구 필요
▷지역 농·수산업협동조합의 개별적 조합 형태와 전문성 부족에 따른 경영 효율성 저하 ▷농업 회사법인은 폐쇄적 조직구성과 운영 및 외부자원 조달의 애로에 따른 조합 체제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민간주도형 독립법인형태의 공동마케팅’조직을 결성하여, 농·어업인이 주주(株主)가 되고 조직화·규모화된 유통회사의 설립
△농수산물 유통구조의 확립과 기반구축으로 홍보·마케팅 수행이 가능한 농산물유통시스템 구축
△울진 농산물 생산액(울진군 제출자료 기준, 연간 3천122억원 추정)의 1/3을 유통·판매할 수 있는 민간주도형 독립형태의 공동마케팅 조직결성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울진군 농수산물 유통회사는 친환경 고품질 브랜드육성과 유통체계 혁신, 시장지향적인 소비 창출형의 공격적 마케팅시스템 구축, 마케팅 효율성 제고를 통한 농가 소득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발전적이고 적극적인 비전을 제시했다.
유통회사의 조직구조는 유통관련 전문 최고경영자(CEO, 경영 및 정책 결정)를 중심으로 자문위원회와 이사회(정책, 경영지원), 감사, 기획홍보부(기획, 홍보, 인증, 경영전략수립), 유통사업부(유통판매 및 영업활동), 경영지원부(총무, 회계, 교육, 개발)로 조직화할 계획이었다.
연차별 필요한 인력은 설립 당시에는 12명, 2009년 14명, 2010년 21명, 2011년 25명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으로, 계절에 따라 품목별로 수확시기를 고려하여 계약직과 일용직을 최대한 활용하고 정규인력은 전문화와 세분화된 업무분장으로 정예화한다는 구상이었다.
울진군 농수산물 유통회사는 설립 자본금 30억원으로 농·어업인 8억원, 생산자단체 8억원, 울진군에서 14억원을 출연하여 농·어업인과 농·수·축·임협, 울진군이 모두 참여하는 형태의 농업회사법인 형태의 주식회사이다.
그리고 2차년도인 2009년에는 자본금 60억원, 3차년도인 2010년에는 1백억원 규모로 확대한다는 방침이지만, 정부지원 운영지원금이 1차년도 7억원, 2차년도 7억원, 3차년도 6억원으로 2차년도 부터는 평가기준에 따라 상이하게 지급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바뀌는 등 자본금 확보에 대한 난항이 예상돼 걸림돌로 작용했다.
원물(原物) 조달계획은 수탁(受託)방식을 원칙으로 하여 계통출하와 수매의 형태로 농수산물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또한 판매는 ▷민간유통업체, 소비자단체, 대형할인매장과 직거래 ▷홈쇼핑전문채널 판매 ▷공공기관에 의한 직거래-우편주문판매제도, 군 운영 직판장 ▷전자상거래를 통한 소비자 직거래와 통신판매를 한다는 구상이었다.
또 유통회사 타당성 분석기준에 따르면 확장사업 기간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간이며, 재무적 타당성 분석기간은 2009년부터 2028년까지 20년, 자본금은 최초 30억원에서 출발하여 3년간 1백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좀 더 상세하게 살펴보면 분석기간(20년간) 총매출액은 1조5천350억원이며 분석기간 총비용액은 1조5천355억원으로 당기순이익 발생년도는 2012년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용유발효과는 325명, 생산유발효과 250억원, 임금유발효과는 115억원을 추정하고 있다. 재무적 내부수익률은 1.00, 경제성 분석인 편익-비용비율(B/C)은 1.03으로 ‘타당하다’는 결론을 맺고 있다.
즉 울진군 유통회사의 설립으로 단기적으로는 적자를 보이겠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군의 간접지원, 농어업인, 생산자단체 등의 협력관계가 확고하고 각 주체가 사업 추진에 대한 성공시키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설립뿐만 아니라, 지역농산물을 지속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유통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용역보고회 참석자들의 주된 의견이 울진군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중 연중 팔 수 있는 농산물이 별로 없고, 유통회사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연중 가동시킬 수 있는 작물의 개발이 있어야 한다며 보고서 내용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개진했다.
A농협조합장은 용역 보고회를 통해 군에서 유통회사 설립을 너무 가볍게 보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조합원들이 출자동의서를 승낙한 것은 그저 유통회사 설립이 ‘좋다’라는 얘기를 듣고 승낙한 것이다. 조합원들을 납득시킬 수 있어야 하는데, 과연 이 보고서로 설명한다면 얼마나 많은 조합원들이 이해하고 자발적으로 출자를 하겠는가? 라며 강하게 질타하기도 했다. 또 손실이 있을 경우 대책이 있는가? 좀 더 구체적이고 확실한 근거 자료가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B조합장은 원물 조달계획이 너무 억지다. 특히 수산물은 환경에 따라 그 수량이 유동적인데 보고서를 작성한 근거는 무엇인가. 원물계획은 좀 더 현실적으로 감안해 수지분석이 이뤄져야 한다. 본 보고서가 울진군 유통회사 설립이‘타당하다’고 결론을 맺고 있는데, 타당성 결론 자체에 대해 우려가 있다. 짜 맞추기 식으로 설립을 전제로 용역한 것이 아닌가? 라며 되물었다.
또 다른 참석자도 수산물의 특수성이 고려되어야 한다. 수산물 어획량 조사를 위해서 죽변과 후포수협 위판장에 한번이라도 직접 나가서 조사했는가? 수산물의 유통이 어떻게 되고 있고, 수산물의 가격 증감 폭이 크다는 것을 고려했는가? 용역을 옷에 맞추다보니 현실성이 떨어진다. 예산 배정에 있어 시설투자부분에 대한 산정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머리를 끄덕일 수 있는 자료가 되어야 하며 투자에 대한 이익의 기대 수치가 나와야 한다. 정부가 2차와 3차 예산을 지원하는 경우는 평가 후에 지급한다는 방침인데, 만약 정부 기준 미달시 이에 대한 대책이 있어야 되지 않는가? 또한 보고서에 월별 농산물 생산량 통계가 없다. 어떻게 매월 농수산물을 조달 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이 전혀 없어 황당하며, 너무 형식적이고 교과서적이다. 유통회사 인원 배정에 대한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조목조목 반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군 관계자는 울진군 농수산물 유통회사 신청 여부가 심의회에서 유보됐지만, 미비점을 보완해 농림수산식품부에서 농수산물 유통회사와 관련, 연차적으로 시행한다는 복안에 맞춰 다시 제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농수산물 유통회사는 지난 4월 정운찬 전(前) 농림수산식품부장관 재임 시절 전국 시장·군수들과의 워크숍에서 ‘농정 5대 미래전략’에 따른 1시·군 1유통회사 설립 계획에 의해 논의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용역보고회에서 참석자들이 잘못된 용역이라며 용역비(2천만원)만 날렸다는 지적에 대해, 군 관계자는 군의 유통회사 설립과 관련된 첫 조사라는 점에서는 분명히 의미가 있다. 용역의 내용에 대해 참석자들이 약간 오해하는 부분도 있다. 본 용역은 출자에 대한 타당성 검토이다. 참석자들이 지적한데로 체계적인 원물 확보를 위해서도 생산기반을 확충하고 물류기반시설에 대해서도 확충이 필요한 부분이다. 농어업인과 생산자단체, 조합, 군이 모두 함께하는 의지가 모아진다면 울진군 농수산물 유통회사가 가능하리라 여겨지며, 농·어업인들이 판매에 신경 쓰지 않고 생산에 전념할 수 있다면 그만큼 유리한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편 친환경농정과의 2007년도 농업소득 추계자료에 의하면 우리 군의 농산물 생산량은 6,069ha 경작지에서 40,661톤이 생산되어 1천117억4천6백여만원의 소득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품목별로는 쌀이 3,068ha에서 12,885톤을 생산 253억1천1백여만원, 축산(한우, 양돈, 양봉 등) 326억여원, 채소류(근채류, 엽채류, 과채류 등)가 387ha에서 7,372톤이 생산되어 202억8천2백여만원, 특용작물(깨, 고추 등)이 527ha에서 6,851톤이 생산되어 158억1천여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또 약용작물(장뇌삼 등)이 220ha에서 3천3백톤이 생산되어 70억4천여만원, 두류(콩, 팥, 녹두 등)가 520ha에서 805톤이 생산되어 40억 9천4백여만원, 서류(감자, 고구마 등)는 330ha에서 8,582톤이 생산되어 40억4천3백여만원, 잡곡류(옥수수, 조, 수수, 메밀, 기장 등)가 228ha에서 653톤이 생산되어 22억7천4백여만원, 보리가 789ha에서 213톤이 생산되어 2억9천2백여만원의 소득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울진군 농·수산물 유통회사 경과와 일정◆
유통회사설립 추진단 구성(단장 부군수 외 14명 구성, 5.29일) / 울진군의회 및 생산자 단체장 설명회(6.3 ~ 6일) / 농어업인 주민설명회 개최(6.9 ~ 26일) / 농어업인(영농법인) 등 출자동의서 확보(1,429명 10억5천만원 출자 동의, 6.19 ~ 7.30일) / 유통회사설립 타당성 검토 심의위원회 구성(위원장 부군수 외 9명 구성) / 울진군 유통회사 설립 타당성 검토 중간보고회(9.11일), 최종보고회(9.24일) 개최 / 울진군 유통회사 설립 출자 여부 결정 -‘유보’결정(9.26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