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신창이(滿身瘡痍)
[요약] (滿: 가득찰 만. 身: 몸 신. 瘡: 다칠 창. 痍: 상처 이)
온몸이 성한 데 없는 상처(傷處)투성이라는 뜻으로, 아주 형편(形便)없이 엉망임을 형용(形容)해 이르는 말.
[내용] 글자에 병들어 기댈 녁(疒)자가 들어가면 모두 질병과 관계된다. 온몸에 성한 데가 없이 상처를 입거나 다쳤을 때 만신창이(滿身瘡痍)가 되었다고 말한다. 어떤 일이 도저히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엉망진창이 되었을 때도 이 말을 쓴다.
창(瘡)과 이(痍)에는 모두 녁(疒)자가 들어 있다. 창(瘡)은 원래 부스럼이나 종기를 말한다. 하지만 칼과 같은 쇠붙이에 찔리거나 베인 상처도 창(瘡)이라 한다. 이(痍)는 상처다. 이 둘이 합쳐진 창이(瘡痍)는 칼과 같은 무기에 다친 상처를 말한다. 만신(滿身)은 온몸이니까, 만신창이는 온몸이 칼이나 창 따위의 날에 베이거나 찔린 상처투성이라서 어떻게 해 볼 수조차 없는 상태를 말한다.
[역신(疫神)과 처용(處容)]
질병에 대한 지식이 없던 옛날에는 역병(疫病), 즉 돌림병을 모두 역신(疫神)이 하는 짓으로 여겼다. 그래서 역병이 돌면 이를 퇴치하기 위한 벽사(辟邪) 의식을 베풀었다. 벽(辟)은 물리친다는 뜻이고, 사(邪)는 사악한 기운을 말한다. 신라 때 역신이 처용(處容) 아내의 미모(美貌)를 탐하여 모습을 바꾸어 잠자리를 같이 했다. 밤중에 돌아와 그 모습을 본 처용은 오히려 다음과 같은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면서 물러났다.
서울 밝은 달밤에
밤늦도록 노닐다가
들어와 자리를 보니
다리가 넷이로구나.
둘은 내 것이지만
둘은 누구의 것인고?
본디 내 것(아내)이지만
빼앗긴 것을 어찌하리.
-처용가(處容歌) -
그러자 역신은 처용 앞에 무릎을 꿇고 잘못을 빌었다. 그러고는 처용의 얼굴이 그려진 곳에는 절대로 나타나지 않겠다고 맹세하였다. 그 후 역병이 돌면 처용의 얼굴을 그려 대문 앞에 붙이곤 하였는데, 그러면 그 집에는 역병이 들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처용은 역병으로부터 사람들을 지켜 주는 수호자(守護者)가 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만신창이(滿身瘡痍)가 되다 (살아있는 한자 교과서, 2011. 5. 23., 휴머니스트)
경남신문[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의 글
만신창이(滿身瘡痍) - 온몸에 상처뿐이다
한글날이 1991년부터 국경일에서 빠졌다가 2013년 다시 회복돼 공휴일이 됐다. 한글날을 맞아 생각해 보건데, 우리말이나 우리 문화가 만신창이 신세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방송이나 신문에서 대대적으로 한글날 특집프로를 제작하거나 특집기사를 낸다. 그러나 우리말을 파괴하는 일을 제일 많이 하는 곳이 바로 방송국이나 신문사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한번 보자. ‘뉴스 라인’, ‘뉴스 와이드’, ‘뉴스 데스크’, ‘글로벌 다큐멘터리’, ‘스포츠 매거진’ 등은 완전히 영어다. ‘뉴스 광장’, ‘스타 입성 프로젝트’, ‘베스트 가요 쇼’ 등은 우리말과 영어가 섞였다. ‘먹거리 X파일’, ‘풍문으로 들었SHOW’, ‘수학 EBS MATH’ 등은 영어 글자가 그대로 등장한다. ‘The K2’는 영어로만 된 제목이다.
아나운서, 리포터, PD, MC 등등 우리말로 해도 될 것도 전부 영어로 한다.
신문은 정도가 조금 덜하지만, 기사 속에 외래어가 범람한다.
또 말의 뜻을 정확히 모르니까, 말을 잘못 쓰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얼마 전 어느 텔레비전 방송에서 어떤 아나운서가 남자 출연자를 소개하면서 ‘뛰어난 재원입니다’라고 소개했다. ‘재원(才媛)’이라고 할 때의 ‘원’자는 ‘아가씨’라는 뜻으로 ‘재주 있는 젊은 여자’를 칭찬할 때 쓰는 말인데, 남자에게 썼다. 얼마 전까지 방송에서 연애인들 사이에서 널리 쓰이던 ‘엽기(獵奇)’라는 말도 본래 뜻은 ‘기이한 것을 쫓아다닌다.’는 뜻인데, 원래 뜻과는 상관없이 아무 데서나 썼다. 이러고서도 한글날 특집 방송을 할 체면이 있을까?
대학교수나 저명인사들의 강연 을 들어보면 전체의 3분의 1은 영어나 외래어를 쓴다. 상당한 영어지식이 없으면 알아듣지 못한다.
CEO, MBA, CPU 등 영문 약자가 너무 많다. 이런 약자는 미국인, 영국인들도 모르는 것이 있다고 한다. 거리의 간판은 영어 등 외래어가 계속 늘어나 순수한 한국어로 된 간판은 거의 없다.
말은 그 민족의 정신을 담은 것인데, 외국어에 침범당해 자리를 빼앗기거나 파괴되거나 오염되면, 그 민족의 정신마저 손상돼 결국 그 민족은 존재할 수 없다.
국제화시대에 민족이 무슨 필요가 있느냐고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민족이 없으면 그 문화가 없고, 자기 고유의 문화가 없으면 국제사회에서 미개인으로 무시당한다. 사람도 개성이 없이 남을 따라하기만 하면 존재가치가 없듯이 국제화 시대일수록 각 민족 고유의 문화를 잘 보존·발전시켜야 국제사회에서 인정을 받는다. 공자(孔子)와 유교를 천대하던 중국이 근래에 와서 극도로 높이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한글날을 맞아 만신창이가 된 우리말을 살펴보고, 각자 심각하게 한번 생각을 해보기 바란다.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첫댓글 만신창이(滿身瘡痍), 온몸이 성한 데 없는 상처(傷處) 투성이라는 뜻으로,
아주 형편(形便)없이 엉망임을 형용(形容)해 이르는 말.
잘 배우고 갑니다. 이번 한주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한글이 만신창이 되어 가는 것을 보면 울분이 치솟습니다. 감사합니다.
영어나 기타 외래어를 써야만 유식해 보인다고 생각하는 사대주의가 한글 만신창이를 조장하는 것이지요.
아이들도 국제화다 뭐다 하면서 영어나 일본어등등 한글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주구장창 외워 쓰니,
어쩔 땐 "그게 뭔데 영어로 애기해봐" 이렇게 물어볼 때도 종종 있었네요. 휴~교육이 어찌 되려고...^^
네에. 어느 교수는 강의 하면서 영어 문장으로 말을 하니, 학생 왈 무슨 뜻입니까? 하니, 교수왈 어 그거 뭐라고 해야 하나 아 그러니깐 어쩌구 저쩌구 ..........나라를 사람할려면 주체성이 있어야 하는데....영 아닌거 같습니다.
滿身瘡痍...
찰 만, 몸 신, 다칠 또는 부스럼 창, 상처 이.......
만신창이에 대해 공부 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시간되세요.
眞好
전철역에도 영어 중국어 일본어 이름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