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격노는 없었지만 야단은 있었다”
아무튼 얘네는 국정운영이 장난인 줄 아는 게 틀림 없습니다.
김어준 "적극 알리고, 말리고, 유일하게 책임지겠다는 사람만 처벌받게 생겼다. 이게 나라냐"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채상병 사망 관련해 애초 해병대 수사관은 8명의 지휘관들에게 책임을 물었습니다. 그 중 법적, 도덕적 책임을 전적으로 지겠다고 말한 사람은 여태 포7대대 대대장 한 사람. 그런데 그는 지난 주말 조직이 자신을 내팽개치는 현실 앞에 정신적으로 고통스러워하며 스스로 정신병원 입원을 자청했습니다.
그럴만도 하죠. 부대 최고 지휘관, 사단장은 전부 현장 부하들 잘못이라고 떠넘기고 있고, 자신을 지켜 줬어야 할 해병대도 국방부도 그리고 대통령실도 모두 사단장 편만 들고있거든요. 이렇게 특검없이 가다간, 유일하게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한 현장 지휘관만 처벌받고 끝나는 겁니다. 이게 나라냐.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김어준: 잘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데, 우리 모두 주목해야 할 포7대대장 이야기를 해봐야겠어요.
채상병 사망 바로 전날, 그 일대 비가 억수같이 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포7대대장이 채상병이 속했던 대대예요. 그날 강가, 수변 수색 위험성을 사진찍어서 다른 지휘관들에게 전파를 해요. 그 카톡에 남아있죠. 그리고 선임인 포 11대대장과의 통화에서도 수중 수색 못한다, 위험하다, 적극 말리는 통화도 남아있습니다.
이 포 7 대대장이 지금까지 유일하게 법적, 도덕적 책임을 전부 지겠다고 공개적으로 말하는 지휘관이예요. 사고 전날 포 11 대대장과 수중수색에 대해서 통화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 분은 저렇게 적극적으로 위험성을 알리고, 경찰 출석할 때는 본인이 책임진다는 얘기도 합니다.
어제까지 입원 대기중이라고 들었는데, 직전에 본인 입장문을 남겼어요. 주요 대목입니다.
<포7 대대 대대장 입장문>
고 채 해병의 대대장입니다. 다시 한번 고 채 해병의 명복을 빌며, 가족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대대장으로 고 채해병의 장례식도 보지 못한 채 5개월여 부대와 분리돼, 일정한 장소에 하는 일 없이 출퇴근만 하며 부대원들과 연락도 하지 못한 채 고립된 생활을 하다보니, 정신과 치료를 통해 버티고 있었습니다.
어제는 대대장인 저를 빼놓고, 대대장 리더십 교육이 진행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이렇게 해병대라는 조직에서 왕따를 당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저는 그 누구보다도 조직을 사랑하고 전우를 사랑합니다. 내팽쳐지는 현실에 죽고싶은 마음 뿐입니다. 다시 돌아가서 전우들을 볼 수 있을지 걱정됩니다. 이겨내 보려 했는데, 더이상 숨겨지지 않아 입원하게 됐습니다.
다시한번 고 채해병의 명복을 빌며 부모님께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제가 조금만 더 확인했더라면 막을 수도 있었는데 죄송합니다.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 그리고 부모님들께 하는 말은 제일 먼저 사단장으로부터 나왔어야 하는 거거든요. 근데 사단장은 이날 출석하면서 뭐라고 했냐면, 자신은 잘못이 없다는 거예요.
굉장히 자신감이 넘치게 저런 말을 하죠. 지금 채상병 사건이 얼마나 황당하게 처리되고 있는지 드러내는 두 상징적인 인물이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 이 분은 법대로 했더니 항명죄로 재판을 받고 있죠. 또 한 사람이 이 사망사건 관련해서 자신에게 도덕적, 법적 책임이 있다고 말하는 현장 지휘관 포7 대대장 입니다.
수중 수색 위험성을 가장 적극적으로 알리고, 책임도 지겠다고 말한 현장 지휘관만 처벌받게 생긴거예요. 왜냐하면 해병대, 국방부, 대통령실 전부 사단장 편을 들고 있거든요.
양심이 있는 사람은 괴로워서 정신병동가고
양심이 없는 사람은 잘먹고 잘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