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모 참석 직전 홍대입구역에서 .
'어쩌면 내 인생의 마지막 정모가 되겠지. 뜻깊은 날이 되길.'
돈큐에 도착해서 건물의 사진을 한장 찍었다. 이제 곧...
"형 거기서 뭐해? 건물 사진을 왜 찍어? 어서 들어가"
밖에서 딸깍발이님과 카를12세가 얘기를 나누고 있다가 날 발견하고 말을 걸어왔다
"어 그래..-_-a "
카를 곁에 있던 딸깍발이님과 인사를 나누고 2층으로 올라갔다.
올라가자 사람들이 도란도란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많은 사람속에선 입이 잘 열리지 않는 나. 하지만 내 성격때문에 오늘을 망치고 싶진 않았다.
후회하는 것은 더 싫었다. 말주변도 없고 분위기 가라앉히는 얘기밖에 못하지만 시도는 해보기로..
그런 다짐을 하면서 멍하니 앉아 있는데 날 알아봐주는 회원들이 가까이까지 와서 인사를 하고 간다.
참 고맙고 좋은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이 있기에 상절 모임은 언제나 기쁘고 즐겁다.
곧 퀴즈이벤트가 시작되었고 우려했던 대로 내가 조장이 되었다.
조별로 치열한 경쟁이 시작되었고 우리조는 서로 머리를 맞대어 퀴즈를 맞추려고 노력했다
우리 2조의 모습. 이구동성 게임을 할때였는데 운영자들의 입을 바라보면서 무슨 단어인지를 맞추려고 하는 모습
기억하기론 한문제도 못 맞췄던거 같다.ㅎㅎ -_ㅠ
조장의 책임감때문에 불안했지만 우리조의 유일한 20대인 소네치카님 덕분에
우리조는 정모시간중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었다. 퀴즈가 끝난 후 MVP를 뽑는 장기자랑 대회에 그 님을 선뜻 추천했을 때
억지로 떠맡겨 버린게 아닌가 하는 미안함이 없진 않았다. 가녀리고 얌전한 분위기였는데 .. 조장으로써 판단의 실수가
아니었을까 ..어떡하지 하고 대책을 생각하는 사이 소네치카님의 한마디.
"업을까요?"
분위기가 급반전되고 비관이 낙관으로 바뀌면서 나는 정말 놀랐지만, 무거운 둘앙을 업는다니. 괜찮을까?
하지만 일단 할 수만 있다면, MVP는 우리것이다!(그렇게 확신했다)
하지만 1조에서 대표로 나온 19살 박하늘이양의 올챙이송과 춤은 상절인들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는데 충분했다.
"부끄럽지만 귀엽에 봐주세여~.
(노래) 앞다리가 쏘옥~(팔 쭉 뻗으며), 뒷다리가 쏘옥~ 팔닥팔닥 개구리됐네~ ☞_☜아이 부끄러워~"
이 후로 박하늘이양은 밤새 상절 언니들에게 애정세례를 받았다.
그 다음으로 우리 차례가 왔고 소네치카양의 놀라운 힘에 다들 압도되었다.
( 80kg을 들고 빠른 속도로 걷는 소네치카님)
운영자들의 잠깐 회의후 MVP를 발표할때 박하늘이양의 1조에서
"박하늘이님이 나이도 어리고 대구에서 멀리 올라왔고.."
절망선생님의 이 한마디는 무척 설득력이 있는 듯 했다. 이 때
둘앙 "우~ 동정표 얻으려 하는 거냐~! 우린 목숨을 걸었어!"
나 : "우린 이 게임에 관절을 걸었다."
즐거웠던 1차가 끝나고 2차로 가기 전 우린 단체사진을 찍었다.
내 옆에 서 있던 히정양과 머글이가 (가운데 뒤) 독특한 포즈를 취하고 있었는데, '나도 같이 할까?' 고민했었다.
2차는 돈큐 맞은편 치킨 호프집이었고 대략 12시까지 서로 담소를 나누며 화이애애한 분위기가 줄곧 이어졌다.
별다른 에피소드는 없었고 다만 내 나이가 적지 않다는 걸 희망찾기님때문에 몇번이나 재차 확인한 시간이었다.
그래도 희망찾기님보단 어린데.. .예전엔 관심을 주지 않던 30대 회원들이 이제 날 30대 모임으로 유혹하고 있다.
3차는 분위기를 바꿔 약간 디자인이 젊은 분위기의 호프집이었다. 남은 사람들은 술을 마시며 한쪽은 정치얘기(30대)
한쪽은 연애얘기(주로 20대)들을 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박하늘이양 앞에 잘 생긴 ㅇ군이 앉게 되었다.
채팅으로만 보았던 ㅇ군의 MHS가 발동되는 순간이었다.
(MHS는 내가 장난으로 지은 , Mass Hunting Syndrom. 대량 작업증후군 -_-; )
"박하늘이님은~ 남자친구 없어요? 내가 박하늘이님 나이라면 박하늘이님이랑 사겼을거 같애~~"
사실 28세 ㅇ군은 이렇게 불가능한 작업만 하는 맘 여리고 순수한남자인 것이다. LA에 사는 회원한테 작업을 걸질 않나..
상대방에게도 전혀 마음에 부담을 주지 않고 호감을 사는 것이겠지. 정말 나이스한 ㅇ군이다.
4차는 술에 지친 몸에 다시 생기를 불어 넣기 위해 노래방을 선택했다. 수 노래방? 드라마에서도 나온적 있다고 하던데
꽤 고급스러운 큰 노래방이었다. 소네치카님이 젤 먼저 '노바디'를 불러서 분위기를 업시키고 그 뒤로 요즘 노래들이 쭉쭉
이어졌는데 희망찾기님의 선곡 김광석의 서른즈음에.. 를 기점으로 분위기가 급 반전되었다.
애술가님과 나, 희망찾기님 30대 클럽은 서로 어깨동무를 하며 서른즈음에를 불렀다.
또 하루 멀어져간다
내뿜은 담배연기처럼
작기만한 내 기억속에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
ㅠㅠ
혼자 몇곡을 불렀는데 노래방을 좀 두려워하는 음치였지만 끝까지 듣고 박수쳐준 분들께 모두 감사하단 말을 드리고 싶다..
한시간의 노래중에서 딸깍발이님이 부른 부활의 Never ending story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노래방을 나와서는 새벽에 추운 날씨를 이기기 위해 근처 분식집을 가기로 했다.
홍대앞 거리는 새벽3시가 넘은 시간에도 저녁때처럼 북적거리는 진풍경을 보여주었다.
역시 홍대앞 주말은 날씨가 추운 깜깜한 밤에도 젊음이 넘치는 거리였다.
틈새라면..에서 남은 8명이 따뜻한 라면 국물로 추위를 녹이며 얘기를 나누었다.
애술가님 : "단무지에서 파인애플맛이 나"
나 : ㅋㅋㅋㅋㅋ
라면을 먹고 나오니 4시 30분을 넘기고 있었고 우리는 신촌역까지 걸어가서 차한잔을 하기로 했다.
버거킹을 들어가니 전기를 아끼려 2층은 불을 꺼두고 있었는데 창가에 모두 걸터앉아 피곤한 몸을 기대고
조용히 들려오는 음악소리를 들으며 잠깐의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박하늘이양 표정은 졸려죽으려는 표정이었고
날렵한 굼벵이님은 조용히 창가의 전망을 바라보고 있었고 소네치카님은 정모1차부터 11시간이 지난 이 순간에도
한결같은 모습이었다. (강한 체력.) oOOo님도 여전히 조용하며 쌩쌩한 모습이었다.역시 조용한 사람들이 체력이 오래
가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마찬가지?)
새벽 5시 20분쯤되었을때 슬슬 아침첫차들을 타기 위해 마지막 인사들을 나누었다.
소네치카님과 박하늘이양 그리고 나는 같은 지하철을 탔다.
지하철에 익숙하지 못한 대구소녀 박하늘이양은 지하철 플랫폼에서 약간 긴장을 하면서
"아무데나 서면 되나요?"
나 : "아..? 네... 하하핫~"
소네치카님 : "푸훗~"
갑자기장난끼가 발동한 나는 ..
"그거 알아요? 지하철 탈때는 꼭 신발 벗고 타야 되고, 차장한테 인사하고 타야되요!"
그러자 박하늘이양은 흘겨보면서 " 에이~ 그거 아닌 건 저도 알아요!"
시청에서 갈아타기 위해 소네치카님과 인사를 하고.. 박하늘이양과 나는 같이 서울역으로 향했다.
박하늘이양이 기차에 익숙하지 못하고 서울에 처음인데다가 미성년자라서 끝까지 어른으로써
챙겨주기로 했다. 어짜피 나도 서울역에서 4호선을 타야되니까.. 게다가 대구라면 나의 고향이다.
같은 고향사람을 봐서 정말 방가웠었다.
6시에 서울역을 도착하니 전광판에 6시 10분차가 눈에 들어왔고 개표중이었다.
뛰어가서 매표소에서 발을 동동구르며 우리차례를 기다렸다. 다행히 표가 있었고
나는 주머니에서 운영자들이 내게 맡긴 얼마 남지않은 회비를 차비에 쓰라고 주었다.
박하늘이양이 부담스러워 하길래..
"괜찮으니까 받아요. 운영자들의 '마음'으로 받아주세요."
정모 2차에서 이미 회비가 조금 남으면 박하늘이양의 차비에 보태주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
사실 모자라야 정상이었지만.. 회비를 남겨주기 위해 상절회원들이 중간에 노래방,음료수값등을 대신 지불해준 덕택이었다.
그 덕분에 대구까지 가는 비싼 차비를 편도로나마 지원을 해 줄 수 있었고. 좋은 추억을 안고 대구로 내려갔을거라 믿었다.
몇분남지 않은 기차를 타기 위해 개찰구를 통해 달려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그렇게 내게서 정모는 끝이 났다.
ps.. 정모에 참석하셨던 분들 모두 반가웠구요 운영자분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중얼양에 대한 안부를 많이 물으셨는데 대신해서 감사드리구요..저도 너무너무 아쉬웠어요ㅠㅠ
그리고.. 혹시나 궁금한거나 도움이 필요하시면 제 메일이나 noblenim@nate.com 네이트온으로
연락주세요^^
첫댓글 좋은 말씀들었시다.정모참여는 공지에 게시한 기본요금만으로는 역시 안되겠군요.적어도 주머니에 기본요금이상의 3만원대의 자금은 더 갖고가야 비로소 안심이라는.
그렇진 않구요..공식적인 정모는 2차가 끝이 났기때문에 그 후는 본인들의 자유판단이지 강요가 아니므로 정모회비는 2만원이면 충분합니다. 정모를 1차만 하면 만오천원만 해도 되었죠. 근데 1차에 참석한 사람들이 항상 2차까지 다 갔으니까 2차회비를 포함시킨거 같네요.. (참고로 저 운영자 아닙니다~)
헐 왜 마지막정모에요? 안돼요! 고마운마음글로다표현할수가없는데.. 그르지마요 ㅠㅠ
ㅎㅎ 마지막아니에요. 그냥 마음을 마지막 정모라 생각하고 간 거였어요. 늘 아쉬웠거든요 ^^
앗 놀래짜나요! ㅋㅋㅋㅋㅋㅋㅋ 저도저도 넘넘 아쉬웠어요 ~ 그래도 행복한하루였습니다 ~ 고마웠어요 ~
반가운 얼굴들이 보이네~ ㅎㅎ
누나 안 왔어ㅋ 그래도 홀몸이 아니므로 인정ㅋ
내 사진 누가 찍었냐...-_- 꼭 저런 얼굴 찍어야 하냐고!!
내가 찍었다 이자식아!! 정모 사진이 다 저렇지. 우헤헤헤. ㅋㅋㅋㅋ
생각보다 잘 나왔던데.. -_
노심초사 고생많았어요.^^ 그리고 우리 조 한 문제는 맞췄던 거 같은데.. 아닌가. 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아니... 같은조였는데 그럼 2차까진 얼굴이 안 보였단 말???
레이븐이말로 완전 수고 많았어. 너 없었으면 어쩔뻔 했니. 고마워~ ^^ 누나가 나중에 밥사줄게!
잘 들어가셨죠? 음...합류하려고 했는데...ㅠㅠ 휴대폰을 충전상태로 맡겨놓고 그냥 온거라...ㅡㅡ; 형들 연락처를 몰라서 로미누나 더하기 거북군 이렇게 3이서 생과일 소주 퍼 마시고 거나하게 취했어여.ㅋㅋ 아...뭔가 아쉬운 거지비...음...그나저나 나의 이야기가 한단락이네영?ㅋ 메스헌팅신드롬이라...이참에 닉넴 또 바꿀까여?ㅋㅋ
참. 근데 그날...주신 거 받지 말았어야 했는데,,,ㅡㅡ;
마지막까지 고생을 ㅋㅋㅋ
뭐랄까...참석하지 못해서 이런 말하긴 좀 그렇지만...예전에 비해 확줄은 정모참석자 숫자를 보니 왠지 썰렁하고 허전한 기분이......
와~ 뒷고생 오빠가 하셨군요 ㅠ 그날 많은 대화하지 못해서 너무 아쉬웠는데 ㅠ....정말 수고하셨구요~ 너무 감사드려요!!
에효~~ 내가 왜 그랳을까하는 후회가 슬~~슬 밀려오는..... 지나친오바는 정신건강에 헤롭다는걸 알겟네요.ㅋ
힘들었지만 즐거웠습니다.ㅋ 다음에 또...ㅋ
체력들 죽여줘요...부럽삼. 근데 나야 말로 마지막 정모였네요. 내년이면 40인데 20대와 30대 어디에도 끼지 못하는군하. 마지막을 놓쳐버린겨...
왜 이렇게 우울하게 썼어 ㅋㅋㅋ그보단 더 즐거웠을텐데 ^^ 그래도 안간 나도 훤히 알만큼 자세하게 써줘서 고마워요! 그래서 그런가? 공지됐네 ㅎㅎ
형 영자도 아닌데 대단하세요... 형의 상절에 대한 애정은 정말 MVP 감이에요...^^b
못가서 아쉬운 1人... 그래도 이렇게 소식을 전해보니 상황이 눈에 선하네요 ㅎㅎ 내년 정모땐 갈수 있길 -_-;;;;;
우와...짱......짱............. 짱........................
이번 정모는 같이 하지 못해서 정말 아쉽네요 ㅎㅎ 상절 주주총회를 다시 준비해야할까봐요 ...*^^*
저도 가볼껄 그랬나봐요..ㅋㅋㅋ 이렇게 즐겁게 놀고 오시는걸 보니... 윽, 가고싶다아~~~~~~~
레이븐님 정말 고생많으셨어요 ^^ㅋ 파인애플맛이었군요 파인애플이라고 하신 줄 알았어요
언제나 그렇지만 재미있었겠네요....
가녀리고 얌전한 분위기?!로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사실은 아닌데...ㅋ
와~정모하면 꼭 가야지 했었는데..며칠 바빠서 못들어왔더니..벌서 후기가....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