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두번째 보름달 ‘블루문’이 뜬다 - 영화에서 드라큘라가 살고 있는 고성의 밤하늘 배경에는 항상 보름달이 걸려 있고 달에는 약간 파란 기가 돈다.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사이언스@NASA’라는 뉴스사이트를 통해 31일에 ‘블루문(Blue Moon)’이 뜬다고 발표했다. 블루문은 정말 파란 달일까. 블루문은 서양에서 양력 한 달 사이에 보름달이 두 번 뜰 때 두 번째 보름달을 가리키는 말이다. 7월에는 2일에 이미 보름달이 떴기 때문에 31일에 뜨는 달은 두 번째 보름달, 즉 블루문이다. 블루문은 19년에 7번씩 돌아온다. 보름달의 색이 날짜에 따라 달라지지는 않는다. * 서양에서는 보름달이 사람 안에 사악함을 불러일으킨다는 전설이 전해져 왔다. 당연히 서양인들은 보름달을 좋지 않게 여겼고 한 달에 두 번째 뜨는 보름달은 낯선 현상으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블루문이 들어간 영어 표현에는 ‘아주 드물다’는 뜻을 가진 것이 있다. 하지만 화산 폭발이나 산불로 인해 달빛이 파랗게 바뀌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1883년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 화산이 폭발했을 때 1년 이상 밤마다 파란 달이 떴다. 100메가톤급 핵폭탄에 버금가는 화산 폭발로 인해 대기 중에 퍼진 화산재 구름 때문이었다. 화산재 구름 가운데 일부는 지름이 100만분의 1m 정도의 입자로 구성되는데 이 크기의 입자가 빨간빛을 강하게 산란시키고 나머지 빛은 그대로 통과시킨다. 따라서 화산재 구름을 통과한 달빛은 파랗게 보인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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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때 주말의 명화에서 봤던 나자리노의 늑대인간은 언제나 보름달이 뜨면 늑대로 변신했다. 최근에 우연히 다시 봤던 잭 니콜슨의 울프에서도 그랬다. 서양에서 만든 공포영화에서는 이렇게 보름달이 거의 언제나 악마성을 드러내는 동기로 작용한다.
우리나라의 귀신영화에서도 그런 면이 없진 않지만 그보다는 보름달을 훨씬 더 긍정적으로 본 문화였다. 한민족 최대의 명절이라고 하는 팔월 한가위의 정점은 바로 대보름달이다. 온 동네 아낙네들이 강강술래를 추는 것도 보름달 아래에서다. 민요 중에 달타령은 정월부터 섣달까지 달마다 뜨는 보름달을 예찬하고 있다.
좀 빗나간 얘기지만 여인의 아름다움을 묘사할 때도 달에 비유를 한다. 초승달 같은 눈썹, 화용월태花容月態(꽃같은 얼굴과 달같은 자태).. 하는 식이다. 내 지식이 짧아서인지 서양의 표현에 여성을 달에 비유한 바는 못 들은 것 같다. 아무튼 서양에서는 달에 굉장히 인색한 평가를 내린다.
그러나 고대 그리스만 하더라도 양상이 전혀 달라진다. 미의 여신 아르테미스는 곧 달의 신이다. 그의 쌍둥이 형제였던 아폴론이 태양의 신이었으니 고대 그리스인들은 태양과 달의 가치를 동격으로 인정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아르테미스를 어떤 지방에서는 무수한 유방을 지닌 모습으로 묘사하여 다산과 번성을 주관하는 대지의 여신으로도 보았다. 이것은 고대 동양의 일월관과도 아주 일치한다.
뿐만 아니라 고대 그리스의 사상은 고대 동양과 여러 면에서 흡사한 것이, 우주에는 아주 큰 주기의 사계절이 있다고 한 것이나 피타고라스가 모든 만물을 수로서 파악했던 것 등이다. 전자는 易의 생장염장사상, 후자는 易의 상수철학과 일치한다. 그래서 피타고라스를 '서양의 복희(태호복희씨)'라고 하신 분도 있다. 바흐와 헨델이 서양음악의 토대를 놓았듯이 피타고라스는 서양의 모든 학문의 토대를 놓았다. 아울러 태호복희씨는 인류문명의 아버지이다. 이 문제는 지금으로선 너무 낯설게 들릴 터이므로 다음으로 미룬다.
고대 그리스 뿐 아니라 고대 유럽의 신화나 사상 또한 고대 동양과 상당히 흡사한 면이 많다. 바로 현대종교학자들이 샤머니즘이니 애니미즘이니 하면서 은근히 폄하하는 요소들이다. 이건 딱 잘라 말해서 오만한 무지에 불과하다. 이것도 일단 다음으로 미루기로 하고.
그런데 지금의 서양문명은 왜 이렇게 팍팍해져 버린 건가. 그들의 철저한 흑백논리에 근거한 이분법적 세계관은 언제부터 비롯되었을까. 이건 우리가 사는 세상을 애초에 절대선 절대악의 대결구조로 상정한 그 어떤 창세신화에서 비롯한다고 본다. 그들이 대제국의 군사력과 도로망을 타고 전세계로 전파되면서부터 지구상 곳곳의 대지大地신앙, 태모太母신앙이 파괴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결국 그들은 달에게서 모성을 박탈하고 마녀로 만들어 버렸다. 내가 너무 지나치게 감상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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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이경(二更) 초에 성도 6, 7명이 태모님을 모시고 앉아 있는데 강응칠이 아뢰기를 “태양은 날마다 있으되 달은 보름 경에만 밝으니 그믐과 초하루에는 갑갑한 때가 많습니다.” 하거늘 태모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선천에는 천지도수와 음양이 고르지 못하기 때문이라.” 하시고 “후천에는 항상 낮에는 해가 뜨고 밤에는 달이 뜨니 편음편양(偏陰偏陽)이 없느니라.” 하시며 - 도전 11편 179장
"선천은 천지비(天地否)요, 후천은 지천태(地天泰)니라. 선천에는 하늘만 높이고 땅은 높이지 않았으니 이는 지덕(地德)이 큰 것을 모름이라. 이 뒤에는 하늘과 땅을 일체로 받드는 것이 옳으니라." - 도전 2편 51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