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년 2 월 2 일 목요일 맑고 매서운 추위
폭설과 강추위가 한꺼번에 찾아오니
순백의 공포가 소박한 일상을 헤집어 놓는다.
어제는 경황이 없어 사진을 찍지 못했고
오늘에사 사진을 찍어놓고 살펴보니
나뭇가지에 쌓인 눈들은 이미 바람에 흩어졌지만
여전히 아름답기만 하다.
눈이 쌓인 길도
고적한 산골의 운치를 더하고
산등성이 장독대에도
아껴둔 나무들에도
꽁꽁 언 거름더미위에도
하얀 추억이 설레이도록 쌓여있는데
잘 흘러가던 닭장 물이
폭설과 강추위에 얼기 시작하여
토종닭 담당 재홍이가
강추위 속에서 악착같이 녹여내느라 애를 먹었다.
악착같이 하면 무엇이든 반드시 끝을 볼수 있다는
미련한 믿음을 행복하게 지켜가는
풀천지 해결사 재홍이는
잘난 넘일까 못난 넘일까 ~
모처럼 폭설에 여기저기 간신히 길만 내었는데
며칠전부터 짓기 시작한 땔감 창고 자리는
말끔히 눈을 치워 놓았다.
기둥 세울 자리를 잡아 받침돌을 세워놓고
기둥 하나 멋지게 세워 놓았는데
폭설과 강추위가 작업을 방해한 것이다.
별장 창고로 기둥 나무들을 옮겨
그라인더질이나 하렸더니
너무 춥고 손이 시려워 바깥 작업을 중단하고
따뜻한 방안에서 재미난 영화 보면서
잣까는 놀이를 하기로 하였다.
그동안 저녁 시간 틈틈이 까놓은 잣들을
청량한 햇볕에 말리는 모습이다.
하얀 잣을 편하게만 먹어본 사람들은
그 과정이 얼마나 힘든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지 잘 모를 것이다.
언젠가 풀천지를 방문한 손님께서
어느 생협에서 백잣을 샀다며 맛을 보여주는데
어떤 공정을 거쳤는지 모르지만
퍼석퍼석하여 먹기가 불편했던적이 있다.
하나하나 일일이 정성을 다한
솔향 넘치는 풀천지의 잣은
맛과 향기가 최고의 건강을 선물해줄것이다.
며칠전만 해도
풀천지 가족의 겨울 건강식으로
부쩍 이뻐지며 젊음의 건강을 찾아가는 기쁨에
어린애처럼 행복해하던 풀향기 아내가
선물받은 천혜향 앞에서
풀천지 남정네들에게 신나게 재롱을 떨어댔는데
덜컥 그만 독감에 걸려버린 것이다.
얼마전 동네모임에 참석했었는데
독감에 걸려 죽도록 고생한 사람들에게
자신의 건강을 과신했다가 벌을 받은것이라며
괴로워하기 시작하는데
풀천지가 옆에서 보아도 이해가 안될만큼
평소때 같으면 이까짓 감기쯤이야
하루 이틀 기침 콧물이면 거뜬히 이겨내곤 했었는데
요즘 뉴스에도 자주 보도되는 이번 독감은
목에서부터 시작하여 눈까지 정신없게 만드는
지독한 몸살을 동반하여
중병 환자처럼 초죽음이 되어버린다.
몸져 드러누워버린 풀향기 아내를 위하여
현미 자연식을 일시 중단하고
풀천지 남정네들이 부엌살림을 도맡아
입맛을 잃은 풀향기 아내가 좋아하는
부드러운 음식들을 매끼 열심히 준비하게 되었다.
가장 먹고 싶은 최고의 음식이
풀천지가 직접 끓여주는
풀천지표 된장찌개란다.
자신의 몸이 지독하게 아프니까
남편에게 어리광반 투정반이겠지만
재현이 재홍이도 가장 먹고싶은 맛있는 음식을 꼽으라면
제일 먼저 풀천지표 된장찌개를 꼽아줄 정도이니
맛을 보지 않으신 분들은 선뜻 믿기 힘들것이다 ~
맛이 흠뻑 든 파김치와
시원하고 아삭한 맛이 일품인 무김치를 꺼내어
어제저녁 재현이가 솜씨내어 만든
멘치까스를 곁들여
각종 장아찌로 입맛을 더한
맛깔스런 밥상을 차려주었더니
사랑과 정성에 감격했던지
이제 조금 살것 같댄다.
어디가 아프면 병원가고 약을 먹는것 보다
사랑과 정성이 듬뿍 담긴 좋은 음식만으로
몸과 마음이 한꺼번에 치유될수 있게 된다.
풀천지 자신도
풀향기 아내를 위하여 정성스레 음식을 만들면서
참 기분좋고 행복하였다.
아무래도 행복은
받는 기쁨보다 주는 기쁨이
훨씬 즐거운건가 보다.
참으로 오랫만에
며칠간 풀향기 아내가 아파보니
풀향기 아내의 음식솜씨가 재평가 되며
새삼 그리워진다.
내일은 풀향기 아내의
맛깔스런 매운탕을 먹고싶은데
며칠만에 이넘의 독감을 거뜬하게 이겨내고
멀쩡해질수 있을런지 걱정이 된다.
누구든 절대로 아프지 말아야 한다.
특히 건강한 음식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은
더더욱 아프지 말아야 할것이다 ~
기운없는 엄마를 위하여
이런저런 바쁜 일들로
요즘 기타 연습을 별로 하지 못한 재홍이가
풀천지 가족 모두 기운 차리자는 의미로
신나는 연주곡을 한곡 올려본다.
첫댓글 이쁜언니 빨리 완쾌하세요.
고운 동생 예은님의 염려지덕에
금방 거뜬해졌답니다.
사랑과 정성이 담긴 좋은 음식은
어떤 약보다
치유의 효과가 큰법이더군요 ~
풀향기님, 빨리 툴툴 털어내고 일어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다행히 금방 회복될수 있었지만
앞으로 점점 더 독해지는 무서운 감기를
무척 조심해야 될것 같습니다.